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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8화]

구칠이 판 한 번의 길

작성: 2026.08.17 12:54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백매진 북쪽 의원의 창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구칠은 침상 곁이 아니라 마당 한가운데 섰다. 왼쪽에는 회복한 개방 전령 나준, 오른쪽에는 구칠의 동생이 앉았다. 두 사람 모두 얼굴을 가리지 않겠다고 스스로 정했지만, 이름을 부르는 순서는 당사자에게 맡겼다.

구칠은 평소 매던 일곱 매듭 허리띠를 풀어 바닥에 놓았다. 매듭 셋째 안에서 검은 밀랍 조각이 나왔다. 흑야루 운반 명령을 진짜로 보이게 하던 두 번째 인장이었다. 첫 인장은 곽연수 지휘소에, 둘째는 매수한 개방 연락책에게 맡기는 구조였다.

“그 연락책이 나였어.” 구칠은 웃지 않았다. 십 년 전 동생이 흑야루 중계창에 붙잡혔다. 곽연수는 동생을 풀어 주는 대가로 개방의 장부 운반로 하나와 야간 교대 시각을 요구했다. 구칠은 장로에게 알리지 않고 길을 팔았다.

동생은 자신을 핑계로 쓰지 말라고 했다. 붙잡힌 것은 사실이지만 구칠에게 길을 넘기라 한 적은 없었다. 죽을까 두려워 살려 달라고 울었고, 그 울음이 형의 선택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장부를 든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리지 않은 결정은 구칠이 내렸다.

그날 운반대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도성, 매아, 나준. 도성과 매아는 매복에서 죽었고 나준은 벼랑 아래로 떨어져 살아남았다. 구칠은 두 사람 이름을 지금까지 개방 순직 명부에 넣지 못했다. 길이 우연히 샌 것으로 꾸며 자신의 배신을 숨겼기 때문이다.

나준은 갈비뼈가 아직 붙지 않아 말을 짧게 끊었다. 그는 벼랑 아래에서 구칠의 신발을 보았다고 했다. 구칠이 매복대 뒤를 쫓아 동생을 구하려 왔지만, 죽은 동료보다 먼저 동생을 업고 떠나는 모습이었다. “네가 돌아올 줄 기다렸어. 안 왔지.”

구칠은 바닥을 보며 인정했다. 동생을 안전한 곳에 두고 돌아갔을 때는 시신과 장부가 사라진 뒤였다. 그는 나준도 죽었다고 생각했고, 살아 있는 증인이 없다는 안도까지 느꼈다. 그 안도가 가장 오래 숨긴 죄라고 말했다.

진무백과 당소연, 남궁현, 혜륜, 청연도인은 마당 가장자리에서 들었다. 누구도 구칠을 대신 변호하지 않았다. 개방 장로는 협박받은 거래이므로 정상참작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준은 순서를 바꾸지 말라고 했다. 피해와 책임을 먼저 확정한 뒤 처분을 논할 일이었다.

구칠은 장부 운반로를 손가락으로 지도에 그렸다. 오창관 남쪽 샘터에서 흑야루 서쪽 중계창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자신이 넘긴 길 때문에 곽연수는 개방의 날짜 암호와 두 번째 인장을 얻었다. 이후 여러 운송표를 진짜처럼 꾸밀 수 있었다.

나준은 청문객잔에서 발견된 날을 증언했다. 그는 서백하에게서 세 꽃잎 위탁표의 전달 위치를 듣고 하늘문으로 향했다. 손목에는 두 꽃잎 표식을 먹으로 그렸다. 만나야 할 보관인이 자신을 확인할 수 있게 한 표시였다. 그러나 중계창을 나오기 전 추적 향과 느린 독환에 당했다.

“내가 객잔 바닥에 쓰러졌던 사람이다.” 나준은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말했다. 당소연은 당시 맥과 지금 남은 독 흔적이 같은지 확인한 의원 기록을 내놓았다. 청문객잔에서 개방 보호처로 옮긴 날짜, 치료 약재, 의식 회복 과정도 이어졌다. 중독자의 신원이 추측이 아니라 치료 기록과 본인 증언으로 확정됐다.

나준은 반쪽 매화가 왜 손에 없었는지도 설명했다. 서백하가 천을 직접 주지 않고 문양과 문구만 외우게 했다. 잡히더라도 위탁표 실물이 한꺼번에 넘어가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다. 그래서 그는 쓰러지기 전 “세 잎은 아이에게, 두 잎은 문에”라는 말만 남겼다.

당소연은 나준의 혈액에서 나온 독이 당문 창고 출고 원본의 제십칠 독환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즉시 죽이지 않고 기억과 걸음을 흐리게 하는 약이었다. 부친의 수결이 있는 출고일과 나준 피습일도 맞았다. 곽연수가 전령을 살려 둔 채 길을 알아내려 한 수단이었다.

두 번째 인장은 오창관에서 회수한 명령표 빈칸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밀랍 균열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결까지 같았다. 구칠이 숨긴 인장은 단순한 수치의 기념물이 아니라 흑야루 급료·배급 명령을 취소할 수 있는 대조물이었다. 첫 인장만 찍힌 명령은 상부 지시, 둘이 함께 찍힌 것은 집행 완료를 뜻했다.

구칠은 인장을 부숴 버리자고 했다. 나준이 막았다. 공개 대조 전 없애면 곽연수가 위조라 우길 수 있었다. 인장은 곽연수를 붙잡은 뒤 모든 명령표를 회수해 효력을 끝낼 때까지 공동 보관하기로 했다. 구칠에게는 열쇠를 주지 않았다.

동생은 지난 십 년 동안 구칠이 자신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신은 형이 개방과 다투어 떠난 줄 알았다. 도성과 매아의 가족에게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숨겼다. 동생은 공개 자리에서 두 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자신도 협박 당시 들은 곽연수 목소리를 증언하겠다고 했다.

도성의 누이와 매아의 아들이 마당에 도착했다. 구칠은 무릎을 꿇었지만 그들은 절을 받지 않았다. 도성의 누이는 형벌보다 먼저 시신이 묻힌 곳과 장부 행방을 찾으라고 했다. 매아의 아들은 구칠이 개방 직책으로 피해 보상을 정하지 못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구칠은 장로패를 내려놓았다. 정보망 접근권을 정지하고 나준과 유족이 정한 호송·수색 작업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쫓아내는 것으로 끝내면 알고 있는 길과 암호도 함께 사라진다고 유족이 판단했다. 남아서 답하되 지휘권은 갖지 않는 처분이었다.

나준은 구칠을 용서하지 않았지만 함께 서쪽 중계창에 가겠다고 했다. 자신이 본 입구와 서백하가 남긴 암호를 알려 줄 사람이 필요했다. 의원은 아직 싸울 몸이 아니라고 막았다. 나준은 전투가 아니라 공개 심판에서 증언하겠다고 고쳐 말했다. 호송 수레에 누워 가며 칼은 들지 않기로 했다.

구칠은 도성과 매아의 순직 기록을 바로잡는 문서를 썼다. ‘운반 중 우연한 피습’ 문장을 지우고 ‘연락책 구칠이 길과 교대 시각을 넘겨 매복당함’이라고 적었다. 개방 장로가 도장을 찍고 유족이 내용을 확인했다. 죽은 사람의 명예를 되돌리는 데 가해자의 용서부터 필요하지 않았다.

두 번째 인장으로 과거 지급표를 대조하자 서쪽 중계창에 남은 가족 배급 목록이 나왔다. 곽연수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끊겠다고 잡은 사람 스물한 명이었다. 그 명단은 공격 대상이 아니라 먼저 빼낼 사람 목록이 됐다. 구칠이 판 길이 이제 퇴로를 찾는 길로 바뀌었다.

진무백은 구칠에게 등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지도 사본을 나준과 유족, 청연도인에게 각각 주었다. 구칠의 기억 하나에 작전을 걸지 않았다. 구칠도 서운해하지 않고 자신이 틀리거나 다시 두려워할 때 멈출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당 끝에서 당소연이 나준의 약을 갈았다. 남궁현은 유족 숙소를 마련했고 혜륜은 두 번째 인장 봉투에 손도장을 찍었다. 여섯 사람의 동맹은 구칠을 감싸는 벽이 되지 않았다. 잘못을 말하게 하고도 사람을 버리지 않는 울타리가 됐다.

밤이 깊자 구칠은 허리띠를 다시 매지 않았다. 일곱 매듭 대신 도성과 매아 이름이 적힌 두 끈을 손목에 묶었다. 자기를 벌주는 장식이 아니라 찾아야 할 시신과 장부를 잊지 않기 위한 표였다. 유족의 허락 없이 영웅담으로 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청문객잔의 이름 없는 중독자는 나준으로 돌아왔고, 그의 손목 표식과 독환 경로도 확인됐다. 구칠의 한 번 배신은 동생이라는 이유 뒤에 숨지 않았으며 장부 운반로와 두 번째 인장까지 공개됐다. 용서는 미뤄졌지만 책임은 미뤄지지 않았다. 서쪽 중계창으로 향할 길에는 이제 죽은 이름과 살아 있는 증인이 함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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