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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6화]

우물가의 비밀

작성: 2026.03.26 09:42 조회수: 155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새벽 우물물은 손이 저릴 만큼 차가웠다. 서진해가 두레박 줄을 감자 물에 젖은 손바닥의 굳은살이 드러났다. 검을 쥐던 자리와 약연을 갈던 자리였다. 칼자루가 미끄러지지 않게 받치던 굳은살은 약초 바구니만 나른 사람에게 생길 모양이 아니었다. 부엌 뒷문에서 나온 담소령이 그 손을 낚아챘다. 그녀의 엄지가 굳은살 가장자리를 스쳤고, 서진해는 반사적으로 손가락을 오므렸다.

"손가락이 다 갈라졌네. 가만있어 봐."

그녀는 작은 기름종이를 펴 연고를 발랐다. 밀랍과 자초 냄새가 코끝에 닿는 순간 서진해의 심장이 한 박자 빨라졌다. 청문파 의방에서 겨울마다 만들던 동상고와 같은 냄새였다.

"약방 심부름꾼 손치고는 재밌는 손이야."

담소령은 웃었지만 눈은 그의 굳은살을 놓치지 않았다. 서진해가 손을 거두자 부엌에서 솥 끓는 소리가 얇은 침묵을 덮었다.

아침 장사를 앞두고 막금산은 소금 반 되와 된장 한 항아리, 생강 두 근을 사 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턱을 문지르며 덧붙였다.

"장터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들어도 얼굴에 내지 마라."

서진해가 까닭을 묻기도 전에 막금산은 돌아섰다. 선반에는 기름걸레만 접혀 있었고, 전날 밤 달빛 아래에서 본 도는 사라져 있었다.

보름장이 선 공터는 장꾼과 행상으로 붐볐다. 서진해는 삿갓을 눌러쓰고 사투리를 섞어 값을 흥정했다. 생강 좌판 옆에서 술을 돌리던 장정들의 말이 바람을 탔다.

"무림맹 순찰대가 이 근방까지 내려왔다더군. 멸문한 청문파 잔당을 찾는대."

"오 년 전 다 죽었다면서 뭘 찾는다는 거야?"

"죽은 문파가 뭔가를 남겼겠지."

생강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품속 깊이 천으로 감춘 얇은 책자의 무게가 갑자기 선명해졌다. 서진해는 값을 치르고 서두르지 않은 채 장터를 빠져나왔다. 급할수록 걸음부터 감추어야 했다.

관도 이정표에는 어제 본 칼자국 세 줄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아래에 칼끝으로 얕게 그은 네 번째 줄이 더해져 있었다. 청문파에서 익힌 표식은 세 줄까지였다. 셋은 길이 열렸다는 뜻이었고, 그 위에 하나를 보탠 표식은 사문에도 없었다. 흉내 낸 자의 함정인지 살아남은 누군가의 새 신호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서진해는 무심히 지나치는 척 발끝을 반 보 틀어 뒤의 호흡을 살폈다. 뒤따르는 자라면 그 짧은 보법에 박자를 잃을 터였다. 소달구지 바퀴와 장꾼들 웃음뿐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시선은 걷히지 않았다. 그는 표식을 확인했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

객잔에 돌아오니 담소령이 부엌에서 약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짓눌린 생강을 보더니 연고 이야기를 꺼냈다.

"자초 삼 돈에 밀랍 이 돈, 당귀 기름 반 돈. 아무 약방에서나 쓰는 비율은 아니야. 특정 문파 의방에서 쓰던 배합이지."

서진해의 손이 선반 위에서 멎었다.

"나도 어머니한테 배웠어. 어머니가 어디서 배웠는지는 끝내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당신은 누구한테 배웠어?"

담소령의 눈에는 추궁보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는 간절함이 짙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말할 때마다 약첩 모서리를 접었다 펴는 버릇이 있었다. 꾸며 낸 미끼라면 저렇게 오래 닳은 버릇까지 따라붙지는 않는다. 서진해는 그녀도 자신처럼 끊어진 과거의 한쪽을 쥐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잠시 입술까지 오른 진실을 눌렀다.

"옛날 약방 어르신이 특이한 분이셨습니다."

"그분 성이 뭐야?"

거짓말을 보태면 그녀는 더 깊이 파고들 것이고, 진실을 말하면 객잔의 오 년이 무너진다. 서진해는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묻지 마십시오. 지금은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전부입니다."

담소령은 화를 내지 않았다. 입술을 한 번 깨물고 약첩을 접었다. 그 침묵이 오히려 서진해의 가슴을 무겁게 눌렀다. 적을 속이는 일과 자신을 믿으려는 사람을 밀어내는 일은 달랐다.

그때 막금산이 부엌 문을 열었다. 그는 서진해를 장작더미 옆으로 불러 장에서 들은 것을 물었다. 청문파 잔당과 순찰대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막금산의 턱이 굳었다.

"진해야. 떠날 준비를 해라."

이름 자체는 낯설지 않았다. 막금산은 장작이나 밥을 재촉할 때도 그를 진해라 불렀다. 다만 떠날 준비를 명하는 지금은 두 글자에 평소와 다른 무게가 눌려 있었다.

"왜입니까."

"네가 여기 더 있으면, 이 집이 피를 본다."

"저만 보내면 끝납니까? 저를 살리려는 겁니까, 이제 와 버리려는 겁니까?"

막금산의 허리춤에는 감춰 두었던 도가 걸려 있었다. 그는 오래 대답을 고르는 사람처럼 서 있다가 짧게 말했다.

"살리려는 거다. 버릴 거였으면 오 년 전에 문턱에서 돌려보냈다."

너무 늦게 들은 말이라 더 깊이 박혔다. 떠나라는 명령과 살리겠다는 대답이 서로 맞물리지 않아 서진해의 속을 긁었다. 그래도 막금산이 문턱에서 자신을 받아 주고 오 년 동안 신분을 묻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거짓이 아니었다. 막금산은 정을 설명하는 대신 칼을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서진해는 더 묻지 못한 채, 떠날 짐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해가 진 뒤 손님 셋이 들었다. 행상 차림이었으나 한 명은 칼을 거꾸로 쥐는 굳은살이 있었고, 한 명은 술잔을 들 때 허리에서 먼저 힘을 썼다. 마지막 자는 문지방을 밟지 않고 기척부터 죽였다. 셋은 서로 눈을 맞추지 않았으나 술잔을 놓는 간격이 같았다. 따로 들어온 행상처럼 꾸몄을 뿐, 한 사람의 신호를 기다리는 무인들이었다.

서진해는 국그릇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돌아왔다. 담소령이 곁에 붙어 낮게 물었다.

"저 사람들, 장꾼 같아?"

"아닙니다."

"그럼 왜 들였어?"

"막을 수 없으니까요."

담소령은 약첩을 품에 넣었다. 손끝은 떨렸으나 물러설 기색은 없었다. 방 안의 느린 호흡과 부엌에서 장작을 뒤적이는 막금산의 발놀림이, 객잔 전체를 팽팽한 활시위로 만들었다.

밤이 깊어 서진해가 물동이를 들고 뒤뜰로 나가자 담소령이 우물 돌난간 안쪽을 살피고 있었다.

"낮부터 돌틈에 뭔가 끼어 있었어.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몰라."

그녀가 젖은 난간에 몸을 기울이자 서진해가 손목을 잡았다. 말려야 했지만, 오늘 밤이 지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다는 담소령의 말이 발을 붙들었다. 그는 물동이를 내려놓았다.

"내가 꺼내겠습니다."

서진해는 난간에 발을 딛고 돌틈을 더듬었다. 오래 감춘 내공을 미끄러지지 않을 만큼만 손목에 흘리자 젖은 종이 한 장이 손끝에 걸렸다. 순간 부엌 쪽 기척이 멎었지만 그는 모른 척 종이를 끌어냈다. 담소령은 그의 발이 난간에서 미끄러지지 않은 까닭을 물을 수 있었으나 아무 말 없이 등잔만 가까이 가져왔다. 서로의 비밀을 하나씩 본 두 사람 사이에서 번진 먹빛이 서서히 형체를 드러냈다.

잔화(殘火).

서진해가 쓴 글자가 아니었다. 누군가 그보다 먼저 이 객잔과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담소령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게 뭔지 알아?"

대답하기도 전에 우물 수면이 철퍽 흔들렸다. 바람은 없었다. 지붕 너머 어둠에서 감춘 시선이 눌러 왔고, 같은 순간 객잔 안 문설주가 작게 울렸다. 행상 셋 가운데 누군가 움직인 것이다.

막금산의 도가 뽑히기 직전의 정적이 뒤뜰까지 번졌다. 담소령이 젖은 종이를 움켜쥐었다. 서진해는 생각보다 먼저 그녀의 반 보 앞을 막아 섰다. 잔화를 남긴 자와 청문파를 좇는 자가 같은 편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제 객잔의 문턱 안까지 불씨가 들어왔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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