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삼 나루 창고에서 발견된 사람은 미확인자 세 명이 아니라 그 가족 여덟 명이었다. 상단이 남편과 아들의 행방을 알려 주겠다며 불러 모은 뒤, 손도장을 받을 때까지 배를 태워 주지 않고 있었다. 창고 문이 열렸을 때 사람들은 구조자를 보고도 뒤로 물러섰다. 또 다른 거래가 시작될까 두려웠다.
호송 책임자는 파서진 회당의 임시 서리 고문석이었다. 길을 아는 모진향과 수레꾼 둘, 진료 담당자 한 명이 함께했고 윤채는 감독 대상 동행자로 명단 맨 아래에 있었다. 그는 삼 년 동안 검을 소지하거나 사람을 지휘할 수 없었다. 허리에는 칼집 대신 짧은 대나무 호루라기만 달렸다.
한 여인이 윤채를 알아보고 돌을 집었다. 청명문을 배신했던 사형이라는 소문을 들은 사람이었다. “우리를 또 어디로 넘길 셈이냐.” 윤채는 피하지 않고 두 손을 보였다. 자기가 책임자가 아니며 이동 여부와 목적지는 고문석에게 확인하라고 했다. 돌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
고문석은 가족들에게 세 길을 설명했다. 파서진 청명으로 가는 수레, 인근 회당 보호소, 원하면 지금 나루를 떠나 따로 움직이는 길이었다. 어느 쪽을 택해도 발견 사실의 공개 범위를 고를 수 있었다. 다섯은 파서진, 둘은 회당 보호소, 한 사람은 혼자 떠나겠다고 했다.
윤채는 혼자 떠나는 노인을 따라가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다 멈췄다. 노인은 추적받을 경우 사용할 연락 종 하나만 받겠다고 했다. 윤채는 종의 소리 범위와 도움 요청 위치를 알려 주고 더 묻지 않았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뒤를 밟으면 선택은 말뿐이 된다.
파서진행 수레가 소금고개에 들어설 때 앞바퀴 굴대가 부러졌다. 수레꾼은 마른 장대 두 개를 받쳐 수리해야 한다고 했다. 윤채는 주변 숲의 나무를 베려다, 소금짐을 재는 긴 장대가 수레 밑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검이 없으니 다른 사람의 도구와 지식을 먼저 물어야 했다.
수레를 고치는 사이 능선 위에 복면 기마 다섯이 나타났다. 그들은 가족을 인계하면 길을 열어 주겠다고 소리쳤다. 고문석은 호송 중단과 방어 위치를 정하려 했지만 기마가 양쪽으로 갈라지자 목소리가 떨렸다. 윤채의 몸은 오래된 습관대로 앞으로 나가 명령을 내리려 했다.
그는 한 발 뒤에서 고문석에게 선택지를 말했다. 고개 아래 시장까지 종소리가 닿고, 수레 장대로 좁은 길을 막을 수 있으며, 모진향이 아는 염수 배수로가 뒤편에 있었다. 무엇을 할지는 고문석이 정했다. 고문석은 장대 방벽과 시장 경보를 고르고, 가족 이동은 모진향에게 맡겼다.
윤채는 대나무 호루라기로 종지기에게 약속된 세 번의 짧은 신호를 보냈다. 멀리 시장 종이 한 번 울렸다. 기마들은 지원이 오기 전 돌진하려 했다. 수레꾼 둘이 부러진 굴대와 장대를 엇갈려 세웠고, 윤채는 매듭을 당겨 바닥 가까이 낮췄다. 말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속도만 줄일 높이였다.
첫 기마가 장대를 뛰어넘자 윤채는 맨손으로 고삐를 잡지 않았다. 말이 놀라 가족 쪽으로 넘어질 수 있었다. 그는 소금 자루를 칼끝 앞에 굴려 시야를 가리고, 모진향이 사람들을 배수로로 이끌 시간을 벌었다. 칼날은 자루만 찢었고 흰 소금이 바람처럼 퍼졌다.
기마 하나가 어린 소녀를 붙잡았다. 윤채는 상대 손목을 꺾을 수 있었지만 소녀까지 넘어질 거리였다. 그는 장대 끝의 고리로 망토를 수레에 걸고, 수레꾼이 반대쪽 밧줄을 당기게 했다. 기마의 몸만 뒤로 묶이자 소녀는 진료 담당자 쪽으로 빠져나왔다.
고문석이 겁에 질려 윤채에게 모두 맡기겠다고 외쳤다. 윤채는 공격 사이에서도 “당신이 사람 수를 세십시오”라고 되돌렸다. 자기가 싸움에 능하다는 이유로 호송 전체의 결정을 가져가면 제한을 형식만 지키는 셈이었다. 고문석은 배수로에 들어간 다섯과 남은 둘을 소리 내어 확인했다.
두 번째 시장 종이 울리자 기마들은 불화살을 꺼냈다. 윤채는 화살을 쳐 낼 검이 없었다. 수레꾼이 소금 자루는 불을 막지 못한다고 말했고, 진료 담당자는 젖은 약초 덮개를 가리켰다. 사람들은 덮개를 장대에 걸어 낮은 지붕을 만들었다. 불화살은 젖은 천에서 연기만 냈다.
복면인은 윤채에게 배신자라 조롱하며 검을 던졌다. “잡으면 다 살릴 수 있다.” 칼은 그의 발앞 흙에 꽂혔다. 윤채는 손잡이를 보며 한때 명령과 무기가 같은 것이라 믿었던 자신을 떠올렸다. 그는 검을 집지 않고 발로 칼집 쪽에 밀어 감독 서리가 회수하도록 했다.
세 번째 종이 울리자 시장 수레 열두 대가 고갯길 아래에 나타났다. 전투대가 아니라 평소 물건을 나르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수레를 가로 세워 기마의 퇴로를 좁히고, 목소리를 합쳐 회당 감독이 오고 있다고 외쳤다. 숫자와 공개 목격이 복면인들의 이익을 줄였다.
기마 셋은 달아났고 둘은 말에서 내려 항복했다. 윤채는 도망자를 쫓지 않았다. 가족 일곱 명과 호송자 다섯 명의 상태를 고문석과 다시 확인했다. 소금 자루가 찢어져 생긴 손실도 수레꾼 이름 아래 기록했다. 승부보다 사람과 물건이 남은 자리를 먼저 셌다.
붙잡힌 자들은 새은상단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했다. 돈을 준 사람은 푸른 천을 쓴 중개인이었다. 윤채는 심문하지 않고 발견한 무기와 말을 감독에게 넘겼다. 공격당한 분노로 길 위 자백을 받아내면, 나중에 가족들의 안전보다 자기 공로가 앞설 수 있었다.
수레 수리가 끝났을 때 고문석은 다시 책임패를 윤채에게 주려 했다. 자기가 제대로 못 했다고 부끄러워했다. 윤채는 패를 받지 않고 그가 사람 수를 놓치지 않은 덕분에 배수로에서 아무도 고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족한 판단은 보고서에 남기되 책임을 버리는 것으로 고치지 말자고 했다.
파서진에 닿기 전 가족들에게 공격 사실 공개 여부를 물었다. 한 사람은 자기 고향에 알리길 원했고, 나머지는 이름과 출발지를 가려 달라고 했다. 시장 수레꾼들은 영웅담을 퍼뜨리지 않기로 서명했다. 종을 울린 일과 호송 인원, 부상만 공개 기록에 남았다.
객잔 앞에서 사람들은 윤채를 환호하려 했다. 그는 수레 뒤로 물러나 고문석이 도착 보고를 하게 했다. 소녀가 다가와 왜 던져진 검을 잡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윤채는 “내가 잘 쓰는 물건이 오늘 네게 가장 안전한 물건은 아니었으니까”라고 답했다.
담여화는 윤채의 손바닥에 밧줄 화상이 난 것을 치료했다. 그는 공을 세웠으니 감독 기간을 줄일 수 있겠느냐고 농담처럼 물었다가 스스로 웃음을 거뒀다. 한 번의 올바른 선택이 과거 책임이나 남은 제한을 사들이지는 못했다. 치료 기록에도 전투 공로는 적히지 않았다.
고문석의 보고서에는 윤채가 제시한 세 선택지와 자신이 내린 결정이 나뉘어 적혔다. 윤채는 초안을 읽고 자기 이름이 지나치게 많다며 수레꾼과 모진향의 행동을 보충했다. 보고서에서 사라지는 척하지도, 한가운데 서지도 않았다. 맡은 역할만 정확히 남겼다.
모진향은 배수로 끝에서 찾은 오래된 신발 수선 바늘을 팽노에게 건넸다. 짚신의 바깥 매듭을 만들던 굽은 바늘과 같은 종류였다. 노진수의 신발을 누가 고쳤는지 찾을 새 단서였지만, 호송 가족들 앞에서 이름을 외치지 않았다. 오늘의 안전이 다른 사람의 수색으로 덮이지 않게 했다.
저녁 국상에서 가족들은 서로 다른 자리에 앉았다. 누군가는 문 가까이, 누군가는 벽을 등지고, 한 사람은 밖에서 먹기를 택했다. 윤채는 자리 배치를 지시하지 않고 빈 그릇을 날랐다. 검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일이 있었고, 검이 없었기에 다른 사람의 손을 볼 수 있었던 일도 있었다.
밤 종이 세 번 울렸을 때 사람들은 습격으로 오해하지 않았다. 정해진 귀환 완료 신호였다. 고문석이 마지막 이름 대신 선택한 색패를 읽고 수를 맞췄다. 윤채는 호루라기를 감독함에 반납했다. 빈 허리춤은 벌의 흔적만이 아니라, 지휘하지 않고도 연결할 수 있음을 배운 자리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