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 도현우의 책상 위에는 완료 도장이 하나도 없는 상태표가 놓여 있었다. 대신 네 가지 색의 표지가 있었다. 회신 대기, 본인 확인 완료·내부 반영 대기, 연락중지 적용·독립 확인 대기, 서식 원인 확인·개선 검증 대기.
민재가 표를 보며 말했다. "원인도 찾았고 파일도 막았는데 완료가 하나도 없네."
"우리가 한 일과 다른 담당자가 확인해야 할 일을 나눠 놓은 거야. 완료라는 말 하나로 묶으면 남은 질문이 안 보여."
이소진 공식 문의는 접수된 지 며칠이 지났고, 담당 부서가 현재 등록 직업 정보와 직무 사실문을 비교 중이었다. 추가자료 요청은 없었지만 반영 여부 회신도 오지 않았다.
현우는 담당자에게 재촉 전화 대신 문의 번호로 진행 상태를 물었다. 회신 예정일이 다음 주 수요일로 잡혔고, 지연될 경우 먼저 이유를 알리겠다는 답을 받았다.
그는 이소진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아직 반영 완료 답은 없습니다. 담당 부서가 수요일까지 회신하기로 했고, 그전에 추가자료가 필요하면 다시 동의를 요청하겠습니다."
이소진은 "확인됐다는 말만 기다리겠다"고 했다. 현우는 그 말을 빨리 끝내 달라는 압박으로 해석해 기록하지 않고, 신규 제안 없이 공식 반영 결과를 안내한다는 기존 요청을 다시 확인했다.
차도윤은 직무 사실문을 회신했다. 현장 확인 방문은 있으나 정기 배달이나 납품 차량 운전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내부 메모의 '현장업무 없음, 배달 없음' 가운데 첫 문장은 사실과 달랐고 둘째 문장은 더 구체적인 표현이 필요했다.
현우는 '배달 없음'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다. '정기 배달·납품 차량 운전은 하지 않는다고 본인 확인, 현장 확인 방문 있음'으로 내부 정정 요청을 넣었다. 향후 공식 계약 판단과는 별도라는 표지도 붙였다.
차도윤은 외부 공식 문의를 원하지 않았다. 현재 공식 계약 정보에 오류가 있다는 자료가 없고 내부 메모만 정확히 고치길 원했다. 현우는 그 선택을 이소진 절차보다 덜 중요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남수경 파일은 연락중지 적용 상태였다. 자동 문자와 상담 목록에서는 빠졌지만, 소개 팔로업 목록에서 실제로 제외됐는지는 다른 직원이 월요일에 독립 확인하기로 했다.
현우는 남수경에게 확인 전화를 하지 않았다. 내부 채널 적용 여부는 고객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검수할 일이었다.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고객에게 새 권유를 보내지 않고 내부에서 바로잡기로 했다.
서식 작성경로는 확인됐지만 4.2판의 다른 기본값 검사는 끝나지 않았다. 시스템 담당자는 전 항목 시험 결과를 월요일에 내기로 했다. 새 임시 체크리스트는 사용 중이지만 정식 배포 승인은 아니었다.
권태수는 오후 회의에서 말했다. "다음 주부터 아라 선임도 돌아오니까 월요일에 완료 보고로 올리자."
현우는 상태표를 돌려 보여 줬다. "월요일에는 인계 보고가 가능합니다. 공식 회신과 독립 확인이 남아 있어 완료 보고는 수요일 이후에 판단해야 합니다."
"원인 찾았고 고객한테 알렸으면 큰 건 끝난 거 아닌가?"
"큰 건이라는 기준이 누구에게 큰지 다릅니다. 이소진 님에게는 실제 정보가 반영됐다는 확인이 남았고, 차도윤 님에게는 내부 정정 적용, 남수경 님에게는 연락중지 검수, 지점에는 서식 검증이 남았습니다."
회의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민재는 상태표의 날짜를 다시 확인했다. 권태수는 '완료 예정' 대신 '다음 확인일'이라고 제목을 바꾸라고 했다.
현우는 각 줄에 미결 상태라는 표지를 넣었다. 이소진 줄에는 공식 반영 회신과 고객 사본 수령, 차도윤 줄에는 전달 실패 여부, 남수경 줄에는 채널 독립 검수, 서식 줄에는 전 항목 빈 상태 시험이 남아 있었다. 담당자와 다음 확인일 어느 하나가 비면 인계할 수 없도록 했다.
다음 근무자가 상태표를 읽는 연습도 했다. 민재가 이소진 줄을 보고 새 자료를 요청하려 하자 현우는 추가자료 요청이 온 경우에만 고객 동의를 다시 받는다는 중지 조건을 가리켰다. 회신 내용이 직무 사실문과 다르면 완료로 옮기지 않고 고객에게 차이를 먼저 설명하기로 했다.
차도윤 메일이 반송되면 한 차례 다른 교부 방법을 묻되 상품 안내를 붙이지 않고, 남수경 검수에서 잔여 목록이 발견되면 고객에게 재확인하지 않고 내부 채널부터 막는다는 대응도 적었다. 기다리는 업무에도 다음 행동과 멈춰야 할 행동이 모두 필요했다.
오후 두 시, 서아라에게 복귀 인계 파일을 보냈다. 고객별 자료 전체가 아니라 사건 개요, 접근 권한이 있는 기록 번호, 월요일에 검토할 관리 항목만 들어 있었다.
아라는 전화로 물었다. "고객별 동의는 섞이지 않았어?"
"이소진 님은 공식 문의, 차도윤 님은 내부 정정만 동의했습니다. 남수경 님은 추가 연락 중지 상태입니다."
"원본은?"
"제한 보존하고 활성 사용은 막았습니다. 정정 이력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아라는 잘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월요일에 서식 승인 경로와 표본을 보자. 내가 감사 지원에서 본 방식도 비교해 볼게."
현우는 감사 결과를 묻지 않았다. 아라가 공유할 수 있는 범위와 이 사건에 필요한 범위를 월요일 회의에서 확인하면 됐다.
오후 세 시 반, 차도윤 내부 정정 적용 알림이 왔다. 활성 메모에는 본인 확인 사실이 보였고 원문 이력 번호가 연결됐다. 현우는 차도윤에게 정정 내역서 사본을 보내도 되는지 기존 동의 범위를 확인했다.
차도윤은 이메일 사본을 원했고 추가 상담 연락은 필요 없다고 했다. 현우는 두 선택을 함께 기록했다. 내부 정정 안내를 받은 것이 향후 권유 동의가 되지 않았다.
민재가 상태표에서 차도윤 줄에 완료 표시를 하려 했다. 현우는 '내부 정정 적용 확인' 칸만 완료하고 '고객 사본 수령 확인'은 아직 두라고 했다.
"메일 보냈으면 받은 거 아니야?"
"발송과 수령은 달라. 읽음 확인을 강제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전달 실패 여부는 확인해야 해."
남수경 줄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현우는 빈칸을 '문제 없음'으로 채우지 않고 월요일 검수 예정이라고 남겼다. 기다리는 동안 상태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만 기록했다.
오후 다섯 시, 이소진에게서 꽃집 사진 한 장이 왔다. 매장 문 앞에 작은 배달 차량이 서 있었고, 설명은 '오늘도 일은 계속됩니다'였다. 현우는 사진을 고객 파일에 저장하지 않았다. 공식 문의에 필요한 자료가 아니고 고객도 증빙으로 보내겠다고 동의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짧게 답했다. '사진은 정정 자료로 보관하지 않겠습니다. 수요일 공식 회신이 오면 확인된 범위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이소진은 확인했다는 답을 보냈다. 현우는 그 대화를 상태표에 한 줄로 요약했다. 불필요 사진 미수집, 공식 회신 대기 유지.
퇴근 전 네 사람은 상태표를 함께 읽었다. 권태수는 담당자, 민재는 서식 시험, 현우는 고객별 일정, 시스템 담당자는 전 항목 기본값 검사. 서아라의 검토는 월요일로 적혔다.
현우는 완료되지 않은 줄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했다. 계약 실적판이라면 빈칸은 압박이었다. 지금의 빈칸은 다음 사람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자리였다.
사무실 불을 끄고 나가면서 그는 상태표를 잠금 서랍에 넣었다. 이소진의 공식 회신도, 남수경의 독립 검수도 아직 오지 않았다. 원인을 찾았다는 결말을 서둘러 쓰지 않는 것이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