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사흘째 멈추지 않았다.
아침 나팔이 울리기 직전, 엘리안은 동쪽 복도 끝 창가에 서서 안마당을 내려다봤다. 서쪽 창고 골조 위 방수포가 어젯밤 새로 묶인 밧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쪽으로 처지기 시작했다. 물이 고이는 방향을 보니 오른쪽 기둥 쪽이었다. 하르트가 어제 저녁에 목재 납품 계약 재확인 서류를 책상에 올려놓으면서 짧게 말했다. 이틀을 더 버티면 골조 기초가 뒤틀린다, 고. 그것이 경고인지 보고인지 엘리안은 아직 구분하지 못했지만, 하르트의 목소리에 그 중간 어딘가가 있었다.
안마당 아래에서 드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상 나팔이 울리기 전이었다. 어젯밤에 이어 오늘도 동쪽 창고 처마 쪽을 먼저 돌았다. 세라가 이틀 전 말한 것이 맞았다. 우연이 이틀 연속 같은 패턴을 만들지는 않는다.
루키안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보리죽 솥이 불 위에 올라간 직후였다. 그의 손에는 얇은 가죽 표지로 묶인 종이 묶음이 들려 있었다. 평소보다 걸음이 빠른 것을 엘리안이 먼저 알아챘다. 루키안이 걸음을 빨리 한다는 것은 두 가지를 뜻했다. 무언가를 찾았거나, 누군가가 그것을 먼저 가져가려 했거나.
"앉아."
루키안은 창가 자리를 골랐다. 종이 묶음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손바닥으로 한 번 쓸었다. 표지에 작은 먹 얼룩이 번져 있었다.
"선왕 재위 말기 궁 출입 기록. 어제까지는 약자 처리된 이름이 분관 봉인 담당 마도사 명단과 패턴이 일치한다는 것까지만 알았어. 오늘 새벽에 원본 사본 한 장을 더 확인했는데."
루키안이 묶음에서 종이 한 장을 뽑아 탁자에 올려놓았다.
"이름이 같은 게 아니야. 필체가 같아."
엘리안은 종이를 가까이 당겨 봤다. 선왕 재위 십육 년 봄, 내원 출입자 기록란 아래 약자 처리된 이름 옆에 날짜와 출입 목적이 짧게 적혀 있었다.
'봉인 점검 대리'. 그 두 글자 옆에 서명 대신 쓰인 약자가 분관 봉인 담당 마도사 명단에서 루키안이 찾아낸 것과 나란히 놓이자, 획의 기울기와 마지막 획을 누르는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같은 손이야."
루키안이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시선만 올렸다.
"마도회는 그 사람이 분관 붕괴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했어. 왕실 봉인 점검은 다른 인원이 담당했다고도 했고. 근데 궁 출입 기록에는 봉인 점검 대리 명목으로 그 이름이 여섯 번 들어가 있어. 붕괴 직전 두 달 안에 네 번."
엘리안은 종이를 내려놓았다.
"이 사본, 어디서 나온 거야."
"분관 잔존 기록 정리 작업 인원 중에 루아가 있어. 어제 저녁에 내 쪽으로 넘겼어."
루키안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루아의 숙소 앞에서 발자국이 하나 더 나왔어. 진흙 위에 찍힌 거라 신발 크기까지 봤는데, 용병단 인원 신발 크기가 아니야."
탁자 위 기름 램프 불꽃이 창틈으로 들어온 바람에 흔들렸다.
세라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정확히 그 순간이었다. 빗물이 어깨에 조금 묻어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 앉지 않고 문 바로 안쪽에 섰다.
"드론. 오늘 아침 나팔 전에 동쪽 창고 처마 쪽을 먼저 돌았어. 어젯밤 내가 감시 배치를 바꾼 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세라가 루키안의 종이 묶음을 한 번 내려다봤다.
"이쪽 계획이 나간 거야. 어젯밤 배치는 나랑 엘리안, 하르트만 알았어."
방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엘리안은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드론이 서쪽 창고 방수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빗속에서 손을 들어 방수포 처짐을 확인하는 동작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지난 이틀 동안 그 자연스러움이 가장 위험한 부분이었다.
"하르트를 의심하는 게 아니야."
엘리안이 먼저 말했다.
세라가 짧게 대꾸했다.
"나도 아니야. 하르트가 넘길 이유가 없어. 그리고 그 사람은 어젯밤 배치 전에 이미 잠자리에 들었어."
그녀의 시선이 루키안에게 옮겨갔다.
"네 쪽 루아 숙소 발자국, 시간대가 언제야."
"새벽 두 시에서 세 시 사이. 빗길이라 정확하지 않아."
세라가 팔짱을 꼈다. 그것이 그녀가 무언가를 계산할 때 나오는 자세였다.
"그럼 드론이 어젯밤 배치를 알았다면 그 전에 다른 경로로 들었다는 거야. 루아 숙소 발자국이 이쪽 계획을 빼낸 것과 같은 사람이라면, 드론은 받아서 움직인 거고. 독자 판단이 아니야."
루키안이 비꼬는 투로 끼어들었다.
"이런 날 아침에 이 이야기를 하게 될 줄 알았으면 보리죽을 먼저 먹고 올 걸."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러나 엘리안은 그 말이 방 안의 긴장을 한 박자 늦춰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루키안은 항상 그걸 알고 그렇게 했다.
엘리안은 루키안의 종이를 다시 집어 들었다. 필체가 같다는 것, 봉인 점검 대리 명목으로 붕괴 직전 두 달 안에 네 번 들어갔다는 것. 마도회가 그 이름을 현장에서 지웠다는 것. 그리고 아델린이 그 이름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어제 하르트의 발언으로 열렸다는 것. 조각이 네 개였다. 하나씩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드론의 동선이 이미 이쪽 계획을 따라가고 있다면,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아델린을 오늘 만나야 해."
세라가 눈썹을 약간 올렸다. 루키안은 아무 표정 없이 종이 묶음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 원본 사본을 가지고 가는 거야?"
세라가 물었다.
"아니."
엘리안이 종이를 다시 탁자에 내려놓았다.
"필체 비교 결과만 말한다. 원본은 루키안이 보관해. 아델린이 그 이름을 직접 알고 있다면, 우리가 가진 것과 그녀가 가진 것이 어디서 만나는지가 먼저야. 거래는 그다음이야."
루키안이 묶음을 다시 가죽 끈으로 묶으면서 말했다.
"그녀가 요구 조건을 들고 나올 거야."
"알아."
"들어줄 거야?"
엘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에서 드론이 방수포 밧줄을 고쳐 묶고 있었다. 빗속에서 허리를 굽히고 양손으로 매듭을 당기는 동작이 능숙했다. 그 능숙함이 오늘 아침 이후 다르게 보였다.
세라가 문 쪽으로 돌아서다가 멈췄다.
"한 가지만. 루아 숙소 발자국 주인이 드론 쪽으로 넘기기 전에 다른 데로 먼저 보고했을 가능성은 있어. 아델린을 만나기 전에 그 경로를 먼저 막아야 해."
엘리안은 세라의 말이 완전히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대답했다.
"오늘 오후 안에."
세라가 나갔다. 루키안도 종이 묶음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앞에서 한 번 돌아봤다.
"아델린은 요구 조건을 이미 정해 놨을 거야. 오늘 우리가 먼저 접촉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가 낮게 말했다.
"그러니까 먼저 움직이는 게 맞긴 한데."
"그래서 가는 거야."
루키안이 나갔다. 식당이 다시 조용해졌다. 조리 인부 한 명이 솥 뚜껑을 열면서 김이 올라왔다. 보리죽 냄새가 방 안을 채웠다.
엘리안은 탁자에 팔꿈치를 올리고 잠깐 그 냄새를 맡았다. 마도회의 거짓말 첫 조각이 손에 잡혔다. 필체가 같다는 것, 붕괴 직전 네 번의 출입, 그리고 마도회가 그것을 지웠다는 것. 첫 조각이 생기면 그 아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 말이 며칠 전 자신의 것이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멀게 느껴졌다.
창밖에 드론은 없었다. 방수포 밧줄을 묶고 창고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서쪽 담벼락 방향은 오늘도 빗속에 희뿌옇게 지워져 있었다. 아델린을 만나기 전에 루아 숙소 발자국 경로를 막아야 했다. 그 전에 드론이 오늘 오전 안에 다시 어디로 움직이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하르트가 아직 꺼내지 않은 문서가 있었다.
엘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리죽은 오늘도 식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