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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0화]

서버실 불빛이 꺼지기 전에

작성: 2026.06.28 21:14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후 네 시 이십 분, 태성금융 지하 2층 복도는 위층과 공기가 달랐다. 환기구에서 나오는 냉기가 발목 쪽으로 깔렸고, 형광등이 천장이 아니라 벽면 레일을 따라 달려 있어서 그림자가 생기는 방향이 반대였다. 이겸은 출입증을 리더기에 대기 전에 잠깐 손을 멈췄다. 낯선 명암 때문이 아니었다. 이 서버실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부장님, 제가 먼저 들어갈게요."

해진이 옆에서 자기 출입증을 먼저 댔다.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이겸은 해진의 등을 보면서 따라 들어갔다. 가온은 둘 사이에 끼인 채 노트북 가방 끈을 고쳐 잡으며 들어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벽에 부딪혀 짧게 울렸다.

서버실 안은 예상보다 좁았다. 랙이 두 줄로 세워져 있었고, 그 사이 복도는 성인 두 명이 나란히 걷기 빠듯한 너비였다. 팬 소리가 일정하게 깔렸다. 이겸은 그 소리가 귀에 달라붙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화를 해도 들리지만, 대화를 해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종류의 소음이었다. 냉각 장치에서 나오는 건조한 냄새가 코 안쪽에 붙었다. 피 냄새와는 다른 종류의 불쾌함이었다. 뭔가를 지우려고 만든 공간 특유의 냄새.

가온이 노트북을 꺼내 랙 사이 좁은 선반에 올려놓았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업 로그부터요. 원본 삭제됐을 가능성 있으니까 2차 저장 경로 먼저 확인할게요."

"얼마나 걸려요?"

"빠르면 십오 분이요. 늦으면 삼십."

해진이 팔짱을 끼고 랙 사이에 기대려다가 랙이 흔들리는 게 느껴지자 얼른 몸을 뗐다. 이겸은 그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해진이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는 게 보였다. 지난 사흘 동안 해진은 먼저 움직이는 쪽이었는데, 지금 이 공간에서는 어디에 서야 할지 모르는 사람 같았다. 이겸은 그 사실을 기억해 뒀다.

이겸은 출입 로그 단말 쪽으로 걸어갔다. 실사 허가서에 포함된 항목이라 열어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화면을 켜고 오늘 날짜를 불러왔다. 오후 네 시 이십삼 분 현재, 오늘 이 서버실에 접속한 인원은 세 명이었다. 이겸, 해진, 가온. 정확했다. 이겸은 어제 날짜로 넘겼다. 그리고 그제. 그리고 이틀 전.

손이 멈췄다.

이틀 전 오후 두 시 십칠 분. 출입증 코드가 하나 찍혀 있었다. 코드 앞 두 자리는 태성금융 내부 직원 코드였다. 그러나 이름이 없었다. 이름 칸이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이름 대신 영문 이니셜 두 자리만 들어가 있었다. 이겸은 그 이니셜을 두 번 읽었다.

J.K.

이겸은 화면에서 눈을 뗐다. 랙 팬 소리가 여전히 일정하게 깔렸다. J.K.가 사람의 이름인지 시스템 코드인지를 먼저 구분하려 했다. 태성 내부에서 코드 이니셜로 출입 기록을 남기는 방식은 공식 절차가 아니었다. 누군가 직접 이름 항목을 수정했거나, 아니면 이 단말의 관리 권한을 가진 사람이 특정 출입 기록을 가렸다는 뜻이었다. 이겸은 수첩을 꺼내 J.K.를 적었다. 펜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가 빠졌다. 전생에서 이겸이 죽기 전까지 이 이니셜을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이 지금 이 순간 가장 무거웠다.

"부장님."

가온의 목소리가 낮았다. 흥분하면 빨라지는 가온이 오히려 천천히 불렀다는 것이 이겸의 귀에 먼저 걸렸다. 이겸은 단말에서 돌아섰다. 가온이 노트북 화면을 이겸 쪽으로 살짝 틀었다.

"2차 백업 경로에 남아 있어요. 원본이 삭제된 게 맞고요."

가온이 화면 한 구석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 전송 로그 보시면—PY-03-K 코드가 붙은 파일이 사흘 전 밤 열한 시 사십 분에 외부로 나갔어요."

"수신처."

"IP는 있어요. 그런데 태성 내부 대역이 아니에요."

해진이 가온 옆으로 다가왔다. 화면을 보더니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물었다.

"외부 IP라는 게, 로펌 쪽일 수도 있어요?"

"지역 대역 보면 국내긴 한데."

가온이 화면을 더 당겼다.

"정확한 주체 확인은 IP 소유자 조회 들어가야 해요. 저 혼자 지금 당장은 못 하고."

이겸은 그 IP 주소를 수첩에 받아 적었다. 손이 움직이는 동안 이겸은 J.K.를 다시 생각했다. 이틀 전 오후 두 시 십칠 분, 이름 없는 출입. 사흘 전 밤 열한 시 사십 분, 이름 없는 전송. 이 두 개가 같은 사람의 행적이라면, 이 사람은 파일을 보낸 다음 날 이 서버실에 다시 들어와서 원본을 지웠다는 뜻이었다. 지우러 왔다는 것은 보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알고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설계 안에 있었다는 뜻이었다.

"해진 씨."

"네."

"J.K. 이니셜 조회할 수 있어요? 태성금융 임직원 중에서."

해진의 눈이 잠깐 이겸의 수첩으로 갔다가 돌아왔다.

"지금 여기서요?"

"지금은 아니어도 돼요. 오늘 안에."

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겸을 보는 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온도가 달랐다. 이겸은 그걸 느꼈다. 해진은 묻지 않았다. 이겸이 왜 그 이니셜을 알고 있는지, 왜 출입 로그를 먼저 열어봤는지. 해진이 묻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는 다른 의미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모르기 때문에 안 묻는 게 아니라, 알면서 기다리는 사람의 침묵처럼.

가온이 노트북을 닫으며 말했다.

"전송 로그 캡처는 제가 저장해 뒀어요. 그런데 이거 다온 변호사님한테도 공유해야 하지 않아요?"

이겸은 수첩을 덮었다.

"저녁에 제가 직접 연락할게요."

가온이 노트북 가방을 어깨에 걸었다. 더 묻지 않았다. 그러나 이겸은 가온이 묻지 않은 것을 들은 것 같았다. 왜 지금 바로가 아니라 저녁이냐고. 이겸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서버실 출입 로그 화면을 다시 한 번 보고 화면을 껐다.

셋이 복도로 나왔다. 문이 닫히면서 팬 소리가 잘렸다. 복도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겸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걷다가 잠깐 발을 멈췄다. 뒤에서 해진이 걷는 소리가 들렸다. 가온의 가방이 흔들리는 소리도. 이겸은 두 사람이 지금 자기 등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지를 생각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겸은 수첩 표지를 엄지손가락으로 짚었다. IP 주소와 J.K. 이니셜이 같은 페이지에 적혀 있었다. K와 J.K.가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직 몰랐다. 그러나 이겸의 회귀 기억 안에는 J.K.라는 이니셜 자체가 없었다. 전생에서 이겸이 죽기 전까지 이 이름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장부가 전부라고 믿었다. 기억이 지도라고 믿었다. 그런데 지도에 없는 이름이 서버실 출입 로그에 찍혀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겸은 수첩을 재킷 안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다온에게 저녁에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이겸이 실제로 결정해야 하는 것은 연락 시점이 아니었다. J.K.가 K인지 아닌지를 다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번엔 먼저 공유하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 선택의 비용이 지금 이겸의 등 아래에서 무겁게 앉아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이겸은 들어가면서 층수 버튼을 눌렀다. 손가락이 버튼에 닿는 순간, 해진이 조용히 같은 칸으로 들어왔다. 가온이 그 뒤를 따랐다. 문이 닫혔다.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올라가는 동안 이겸은 정면을 봤고, 해진은 이겸의 옆을 봤고, 가온은 바닥을 봤다. 각자 다른 것을 계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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