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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6화]

균열이 말을 건네는 오후

작성: 2026.06.16 19:19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후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무렵, 서쪽 창고 쪽에서 귀리 포대를 나르는 인부들의 발소리가 안마당을 가로질렀다. 엘리안은 복도 창 너머로 그것을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포대 두 개를 어깨에 올린 사내가 땀을 닦지도 않고 창고 문 안으로 사라졌다. 재건 인력들의 동선이 이제는 어느 정도 몸에 익었다. 그 익숙함이 오늘 오후에는 오히려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드론도 저 안에 있었다.

세라가 서쪽 성벽 근처에 배치된 것은 점심 전이었다. 감시라는 말을 쓰지 않았고 순찰이라는 말도 쓰지 않았다. 그냥 담벼락 쪽 기둥 상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용병단장이 직접 기둥 상태를 점검하러 다닌다는 것을 의아하게 여길 인부는 없었다. 세라가 그 정도 명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한 문장이면 충분했다.

"아직 없어요."

루키안이 방에 들어서면서 먼저 말했다. 엘리안이 물어보기도 전이었다. 그는 탁자 한쪽에 양피지 두 장을 내려놓고 의자를 당겼다. 마도회 응답에서 나온 이름과 변경 거점 중개자 기록을 나란히 적어 둔 것이었다. 잉크가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침부터 계속 붙들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중개자가 그 이름을 모른다고 했어요?"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요. 대답을 하지 않았죠."

루키안이 손가락으로 두 번째 종이의 중간쯤을 짚었다.

"그런데 이 사람, 내가 변경에서 처음 만난 거점 중개자가 아니에요. 내가 아는 중개자는 한 명인데, 이 기록에 이름이 두 개 나와요. 한 자리에 두 사람이 있었다는 뜻인지, 아니면 한 사람이 이름을 두 개 쓴다는 뜻인지."

엘리안은 종이를 당겨 들여다봤다. 필체가 다른 두 이름이 같은 행에 줄 바꿈 없이 이어져 있었다. 마치 한 명이 먼저 쓰다가 멈추고 다른 사람이 덧붙인 것 같은 모양새였다.

"마도회가 흘린 이름이 그 자리에 연결된다는 게 확실해요?"

"확실하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거고요."

루키안이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특유의 비꼬는 말투 없이 말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만약 두 이름이 같은 인물이라면, 마도회는 자기 이탈자를 변경 거점 중개자로 심어 뒀다는 얘기가 돼요. 내가 그 사람한테 접촉하는 순간, 마도회는 내 위치를 알게 되는 거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창 밖에서 망치 소리가 한 번 났다가 끊겼다.

"그럼 연락을 보내기 전에 그 사람을 먼저 확인해야겠네요."

"확인하러 가면 이쪽이 움직인다는 게 드러나죠. 확인하지 않으면 함정인지 모르고 들어가는 거고요."

루키안이 잠깐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선택지가 예쁘지 않아요. 그건 항상 그랬지만."

그때 문이 열렸다. 세라였다. 외투에 흙먼지가 묻어 있었고 부츠 끝쪽이 젖어 있었다. 성벽 기둥 상태를 점검했다는 명분이 적어도 겉모양은 갖춰진 셈이었다. 그는 문을 닫으면서 엘리안 쪽을 봤다.

"왔어요."

짧은 두 글자였지만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엘리안이 일어섰다. 루키안도 양피지에서 눈을 뗐다.

"얼굴을 봤어요?"

"봤죠. 그것도 아주 똑똑히."

세라가 외투 소매의 흙을 털면서 말했다.

"드론이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내가 모르는 사람이고요. 그런데 쪽지를 가지러 온 게 아니었어요. 담벼락 돌 틈 쪽을 한 번 훑어보고 그냥 돌아갔어요. 이십 초 정도."

그가 손가락으로 짧은 간격을 표시했다. "내 느낌엔 수신 확인이 아니라 쪽지가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하러 온 거예요. 가져가지 않았으니까."

엘리안은 그 말을 잠시 되새겼다. 쪽지를 가져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드론은 아직 연락이 성사됐다고 여기지 않는 상태일 것이었다. 수신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그 수신자가 왜 가져가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감시를 눈치챘을 수도 있었다. 혹은 처음부터 쪽지의 내용이 아니라 쪽지의 존재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 약속이었을 수도 있었다.

"인상착의요."

"사십대 초반, 민간인 복장. 근처 마을 사람처럼 보였는데 걸음걸이가 달랐어요. 흙길에서 자갈 위로 옮겨 밟는 방식이 훈련받은 사람 같더라고요."

세라가 잠깐 멈췄다가 덧붙였다.

"카이런 공작가 쪽 사람인지는 아직 몰라요. 그 방향으로 단정하기엔 내가 본 게 너무 짧아요."

루키안이 탁자 위 두 장의 종이를 잠깐 내려다봤다가 천장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재미있네요. 마도회 거점 중개자 쪽이 불확실하고, 드론 수신자도 불확실하고. 두 개가 동시에 불확실한 건 보통 우연이 아니에요."

"같은 선에 연결돼 있다는 뜻이에요?"

엘리안이 물었다.

"그럴 수도 있고, 이쪽이 그렇게 보이게끔 설계된 것일 수도 있죠. 마도회가 이름 하나를 흘리고 드론이 같은 날 쪽지를 끼워 두는 건 타이밍이 너무 좋아요. 너무 좋으면 의심해야 해요."

루키안이 양피지를 접어 자기 외투 안쪽에 넣었다.

"오늘 두 가지가 동시에 움직인 건 맞아요. 연결인지 우연인지는 내일 중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변경 거점 중개자 쪽에서 답이 올 거예요. 그 답의 속도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엘리안은 창 쪽으로 돌아섰다. 해가 서쪽으로 더 기울어 있었다. 창고 쪽 인부들은 이미 정리를 시작한 것 같았다. 드론의 동선을 지금 다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인력 재검증을 당장 시작하면 드론이 감시 사실을 알아챌 것이고, 그러면 수신자를 추적할 기회가 사라진다. 기다리면 쪽지가 내일 아침 전에 사라질 수도 있었다.

"드론은 건드리지 말아요."

엘리안이 창에서 돌아서면서 말했다.

"내일 오전까지요. 루키안이 말하는 답이 올 때까지 지금 있는 패를 유지해요."

세라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반박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동의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루키안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탁자 위에 남은 빵 조각을 집어 들었다. 아침 것인지 점심 것인지 알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가 한 입 베어 물고 나서 말했다.

"마도회가 이름을 흘렸고, 드론의 수신자가 나타났고, 변경 거점 중개자는 대답을 안 했어요. 세 개가 다 오늘 하루에 걸렸네요. 균열이 많으면 어디가 진짜 균열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도 오늘 확인한 거고요."

그는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덧붙였다.

"그 빵, 어제 것인 것 같아요. 좀 더 새 걸로 바꾸는 게 어떨까요. 재건이 됐으면 식량 관리도 좀."

세라가 짧게 웃었다. 엘리안은 웃지 않았지만 입 끝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루키안이 나가고 방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세라가 창가 쪽으로 와서 엘리안 곁에 섰다. 두 사람은 말없이 안마당을 내려다봤다. 드론이 귀리 포대를 마지막으로 나르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걸었다. 혹은 실제로 모르는 사람처럼 걸었다. 둘의 차이가 오늘 하루 동안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고, 내일 아침까지 그 질문은 열려 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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