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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화]

성문 밖의 첫 밥

작성: 2026.06.13 19:39 조회수: 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성문이 등 뒤에서 닫힐 때까지 담소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남궁세가의 담장은 높고 깨끗했다. 회칠을 새로 한 듯 햇빛을 받으면 눈이 시릴 정도였다. 그 안에서 며칠을 보낸 몸이 이제 바깥 흙길 위에 서 있었다. 발바닥으로 땅의 질감이 달랐다. 고르지 않고, 단단하지 않고,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질척거릴 게 뻔한 땅이었다. 담소하는 그쪽이 더 익숙했다. 익숙하다는 것이 좋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성문 위에서 병사 하나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선이 느껴졌지만 담소하는 올려다보지 않았다. 남궁세가의 문을 나서는 사람을 기록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심심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이제 저 담장 안의 일은 저 담장 안의 일이었다.

"밥부터."

묘련이 먼저 말했다.

노경천이 등에 진 보따리를 고쳐 매면서 미간을 좁혔다.

"주막이 여기서 얼마나 되지?"

"반 리쯤 가면 나와요. 저번에 올 때 봤거든요."

묘련은 이미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담소하는 그 뒤를 따르며 생각했다. 저번에 올 때—그것도 벌써 보름 전의 일이었다.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묘련이 항상 밥을 먼저 챙긴다는 사실뿐이었다. 그게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

길은 좁았다. 수레 하나가 지나가면 옆으로 비켜야 할 정도였다. 흙먼지가 발목 언저리에서 일었다. 담소하는 짚신 사이로 모래가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보따리 안에 든 것들이 걸을 때마다 부딪혔다. 죽간 몇 권, 여분의 포대, 그리고 남궁현이 쥐어준 은자. 은자는 주머니 안에서 다른 것들과 부딪히지 않게 천으로 따로 싸두었다. 받아야 했는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주막은 간판도 변변치 않았다. 나무판에 먹으로 쓴 글씨가 비에 반쯤 지워진 채였다. 처마 끝에 매달린 등롱은 낮인데도 꺼지지 않고 흔들리고 있었다. 안에는 손님이 셋이었다. 짐꾼처럼 생긴 남자 둘이 탁자 앞에서 돼지족을 뜯고 있었고, 구석 자리에는 갓을 깊이 눌러쓴 사내가 혼자 앉아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채 그냥 앉아 있었다. 담소하는 그쪽에 눈길이 한 번 갔다가 거뒀다. 강호에는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 많다. 그게 전부 수상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사내의 손이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는 것, 술잔도 밥그릇도 없이 그냥 앉아 있다는 것이 잠깐 마음에 걸렸다.

자리를 잡고 주인장에게 밥과 국을 세 그릇 청했다. 묘련이 돈주머니를 꺼내는 것을 보고 담소하가 손을 뻗어 먼저 가져갔다. 묘련이 눈을 깜빡였다.

"내가 낸다."

"어디서 났어요, 돈?"

담소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남궁현이 기록고를 나서는 담소하의 손에 쥐어준 것이었다. 몇 냥짜리 은자였다. 거절했어야 했는지, 받아야 했는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다만 그걸 묘련의 돈주머니로 때우는 것은 더 싫었다. 묘련은 잠깐 담소하의 얼굴을 봤다가 더 묻지 않았다. 그게 묘련이었다. 물어야 할 것과 그냥 두어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알았다.

국이 먼저 나왔다. 파 몇 줄기가 떠 있고 두부가 두어 점 들어간, 아주 평범한 국이었다. 담소하는 그걸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뜨거웠다. 혀가 살짝 덴 것 같았지만 그냥 삼켰다. 맛있었다. 남궁세가에서 나온 음식들은 화려했지만 이쪽이 더 맞았다. 이유는 잘 몰랐다. 어쩌면 돈을 낸 쪽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 때문인지도 몰랐다.

노경천은 술을 시키지 않았다. 밥만 받아 묵묵히 먹었다. 담소하는 그게 이상했다. 노경천이 밥상 앞에서 술을 마다한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그 사람은 물어보면 대답하지 않는 편이었고, 묻지 않으면 나중에 혼자 말할 때가 있었다. 다만 젓가락을 드는 손이 평소보다 조심스러웠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담소하는 알아봤다. 훈련장에서 그 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오래 봐왔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어디로 갈 거예요?"

묘련이 밥을 절반쯤 먹다 물었다.

담소하는 잠깐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북쪽."

"북쪽 어디요?"

"혈야맹이 남긴 자리가 북쪽에 있다."

담소하는 말하면서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꼈다. 혈야맹.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이 이제는 전처럼 목구멍에 걸리지 않았다. 미워하는 것과 쫓는 것은 다르다는 걸, 최근에야 조금 알게 되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는 아직 말로 설명할 수 없었지만,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묘련이 젓가락을 들면서 조용히 말했다.

"약첩은 다 정리했어요. 독공 쪽 기록 말고는 어머니 글씨가 더 없더라고요."

아무렇지 않은 말투였지만 담소하는 그 문장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았다. 검혼장 가기 전에 묘련이 혼자 꺼내 들었던 것, 그리고 끝내 담소하에게 건네지 않고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 그 결정이 얼마나 무거웠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았다. 묘련의 손가락이 젓가락 끝을 한 번 꼭 쥐었다가 놓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고마워."

담소하는 그 한마디만 했다.

묘련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웃지도 않았다. 그냥 밥을 먹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노경천이 국그릇을 내려놓으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강호에 나와보니 어떠냐."

담소하는 그 말을 씹어봤다. 질문인지 독백인지 경계가 모호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게 맞는 대답이다."

노경천이 말했다.

"아는 척하면 죽는다. 강호는 아는 척하는 사람부터 잡아먹는다."

묘련이 작게 웃었다.

"선생님도 아는 척하다 한 번 크게 당하셨죠?"

노경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귀 끝이 아주 조금 붉어진 것을 담소하는 놓치지 않았다. 오랫동안 혼자 싸워온 사람의 작고 드문 표정이었다. 담소하는 그 표정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언젠가 물어볼 수 있을 때를 위해서.

짐꾼 둘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주막 안이 조용해졌다. 주인장이 빈 탁자를 행주로 닦는 소리만 났다. 담소하는 밥그릇 바닥을 긁으면서 생각했다. 이 밥값이 며칠치인지. 북쪽까지 가는 데 얼마가 들지. 은자 몇 냥으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남궁현이 쥐어준 돈이 호의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당장 그 돈이 필요하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자존심과 생계는 다른 문제였다. 그것도 최근에야 배운 것이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담소하는 아무 이유 없이 구석 자리를 다시 한번 봤다. 갓을 쓴 사내가 없었다. 언제 나갔는지 소리도 없었다. 탁자 위에 아무것도 없었다. 술도 밥도 시키지 않고 그냥 앉아 있다가 사라진 것이었다. 주인장은 그쪽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담소하는 잠깐 그 빈자리를 바라봤다. 사람이 앉았던 흔적조차 없었다. 의자가 탁자 안쪽으로 반듯하게 밀려 있었다. 나가면서 의자를 밀어 넣고 간 것이었다. 그 작은 동작이 마음에 걸렸다. 짐꾼이 하는 행동이 아니었다.

담소하는 숟가락을 들었다. 국을 마저 비웠다. 뜨거움은 이제 혀에 오지 않았다. 적당했다.

북쪽. 혈야맹이 남긴 자리. 사부가 데리고 나온 이름—아직 찾지 못한 그 이름. 죽간 속에 끝까지 치워져 있던 것. 남궁현이 보여주기로 결정한 것들 옆에 끝까지 꺼내지 않은 것. 그것들이 전부 북쪽에 있었다. 아니면 북쪽으로 가는 길 어딘가에 있었다.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자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담소하는 돈주머니를 탁자에 올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문 틈으로 들어오는 흙먼지 냄새였다. 훈련장 것도, 기록고 것도 아닌, 그냥 길 위의 냄새였다. 담소하는 그 냄새를 한 번 들이켰다. 오래 맡아야 할 냄새였다. 그리고 갓 쓴 사내가 앉았던 구석 자리를 한 번 더 봤다. 반듯하게 밀린 의자. 아무것도 없는 탁자. 담소하는 그 자리를 기억해두기로 했다. 기억해두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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