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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8화]

수요일의 확신

작성: 2026.06.12 19:27 조회수: 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수요일 아침 여덟 시 오십 분이었다.

서하는 탕비실 선반에서 머그잔 두 개를 꺼내면서 엘리베이터 소리를 세 번 들었다. 층마다 서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 그리고 발소리가 복도 끝에서 멀어지는 소리. 보상팀 문이 열리기까지는 보통 그 소리들이 한 세트로 따라왔다. 오늘은 도윤이 먼저였다.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 소리가 났다. 서하는 커피를 두 잔 탔다. 분말이 잘 안 풀렸다. 스푼으로 세 번 저었는데도 바닥에 가라앉는 느낌이 났다.

도윤은 잔을 받으면서 고맙다는 말도 없이 한 모금 마셨다. 서하는 그 점이 오히려 편했다. 감사 인사를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싫었으니까. 자리에 앉아서 화면을 켜고, 서랍 안쪽에 있는 파일을 꺼냈다. 메모지가 끼워진 쪽이었다. 어젯밤에 두 번 펼쳤다가 다시 덮어둔 파일이었다.

"어제 하려던 말이요."

도윤이 화면을 보는 채로 가만히 있었다. 서하는 그 침묵이 대답을 안 하겠다는 건지, 듣고 있다는 건지 구분이 안 됐다. 일단 계속했다.

"확신이 없어서 말 안 했다고 했잖아요. 그 확신이 뭔지 물어봐도 돼요?"

도윤이 마우스에서 손을 뗐다. 손가락이 책상 모서리에 걸쳐졌다가 내려왔다. 서하는 그 동작을 보면서 대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다는 걸 알았다. 억지로 당기면 더 늦어질 것 같아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맛이 없었다. 물 대 분말 비율을 실패한 맛이었다. 탕비실 형광등이 아직 완전히 켜지지 않은 건지, 사무실 안이 평소보다 조금 더 누렇게 느껴졌다.

그때 문이 열렸다.

"야, 오늘 엘리베이터 완전 고장 직전이야. 사 층에서 멈추는데 문이 안 열리는 거야. 소름 돋아서 버튼 다 눌렀잖아."

한재원이었다.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친 채로 들어오면서 에어컨 리모컨을 건드렸는지 삑 소리가 났다. 서하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도윤은 이미 다시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탔어요, 안 탔어요?"

"당연히 탔지. 사람이 얼마나 기다리냐고. 근데 이상하게 흔들렸어, 진짜로."

한재원이 자기 자리에 앉으면서 가방 안을 뒤적이더니 컵라면 하나를 꺼냈다. 오전 아홉 시가 채 안 된 시간이었다. 서하는 그 컵라면을 보고 잠깐 멈췄다.

"아침을 그걸로요?"

"어제 야근하고 집에 가는 버스에서 잤거든. 늦게 내려서 밥을 못 먹었어."

"그럼 라면이 해결이에요?"

"라면이 만능이지."

도윤이 조용히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서하는 파일을 다시 내려다봤다.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쯤은 알았다. 한재원이 뜨거운 물을 받으러 탕비실로 나가는 소리가 났다. 복도 쪽에서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가 낮게 깔렸다. 아직 아무도 출력을 걸지 않았는데 저 소리가 나는 건 예열인지 오작동인지 서하는 늘 헷갈렸다.

"종이 질감이요."

도윤이 말했다. 서하가 고개를 들었을 때 도윤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게 확신하려 했던 거예요?"

"금요일에 봤을 때, 그 메모지가 여기 비치용이랑 달랐어요. 근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잖아요. 종이 종류가 다르다는 게 바깥에서 가져온 거라는 증거는 아니니까."

서하는 파일에서 메모지를 꺼내지 않았다. 그냥 손가락으로 파일 겉을 짚었다. 표지 모서리가 살짝 눅눅했다. 어젯밤에 손에 들고 너무 오래 있었던 탓인지도 몰랐다.

"그럼 뭘 더 확인하려 했어요?"

도윤이 대답하기 직전에 한재원이 돌아왔다. 탕비실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왔는데 흘렸는지 손목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서하가 티슈를 건넸다. 한재원은 받으면서 "고마워" 했고, 도윤은 그 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하는 속으로 한재원 타이밍이 너무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나쁜 쪽으로.

서하는 한 번 더 물어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그런데 도윤이 먼저 파일 서랍을 열었다. 자기 파일 안에서 얇은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서하의 책상 위에 올려놨다.

영수증이었다. 편의점 영수증 같은 크기의 얇은 종이. 뒷면은 밋밋했다. 서하는 잠깐 그걸 내려다봤다. 도윤이 이걸 미리 준비해뒀다는 게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어제부터 가지고 있었던 건지, 오늘 아침에 챙겨온 건지.

"이 무게랑 질감이요. 비치용은 이것보다 좀 더 두꺼워요. 근데 메모지는 이 정도 두께였어요. 이런 종이는 보통 프린터용 박지나 내부 메모장에서 뜯어낸 거거든요. 팀 안쪽에서 썼다면 이걸 쓸 이유가 없어요. 여기 비치된 메모지가 훨씬 편하니까."

서하는 영수증 종이를 집어들었다. 도윤이 말한 대로였다. 가벼웠다. 손가락 사이에서 미끄러질 것처럼 얇았다. 메모지가 이런 느낌이었다는 게 기억 속에서 겹쳐졌다. 그때 손에 닿았던 그 서늘하고 얇은 감촉이.

"그러면 팀 바깥에서 왔을 가능성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가능성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수준이에요. 그냥 이 종이가 어디서 왔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혼자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한재원이 라면을 후루룩 마시다 멈췄다.

"무슨 얘기예요?"

서하가 대답하지 않았다. 도윤도 마찬가지였다. 한재원은 두 사람 얼굴을 한 번씩 봤다가 다시 라면으로 시선을 내렸다.

"뭐야, 나만 빼고 비밀 있는 거예요?"

"라면이나 드세요."

서하가 말했다. 한재원은 잠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시무룩하게 젓가락을 들었다. 도윤이 그 옆에서 입 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 서하는 그 표정을 처음 봤다. 웃는 건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짧았다. 0.5초쯤 됐을까. 그리고 사라졌다.

서하는 영수증 종이를 파일 안에 끼워넣었다. 도윤이 건넨 거니까 돌려줘야 하나 싶었지만, 도윤은 이미 다시 키보드를 치고 있었다. 가져가도 된다는 뜻인지, 그냥 잊은 건지. 서하는 일단 파일을 덮었다.

"도윤 씨."

"네."

"그 이름 알아요? 시스템에서 나온 담당자."

도윤이 잠깐 멈췄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 올라간 채로 정지했다. 서하는 그 정지가 대답보다 먼저 왔다는 걸 알았다. 모르는 사람 이름을 들으면 저렇게 멈추지 않는다.

"들어본 적은 있어요."

그게 전부였다. 서하는 더 묻지 않았다. 들어본 적이 있다는 것과 알고 있다는 것 사이에 얼마나 큰 거리가 있는지, 오늘 안에 좁혀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도윤이 말하고 싶을 때 말할 것이고, 그 타이밍은 서하가 정할 수 없었다.

파일을 서랍에 다시 넣으면서 서하는 내일 박 상무와 마주할 면담을 생각했다.

'정리 방향'

이라는 말이 어제부터 머릿속에 걸려 있었다. 강민주 씨 파일의 사흘 공백, 처음 보는 담당자 이름, 그리고 지금 도윤이 말한 것. 팀 바깥에서 온 종이.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내일 박 상무가 말해줄 리는 없었다. 그러면 서하가 먼저 가져가야 했다. 질문이 아니라 가설로.

한재원이 컵라면 뚜껑을 접으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내일 상무님 오전에 오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형광등이 한 번 깜박였다. 프린터 예열 소리가 멈췄다가 다시 낮게 울렸다. 사무실 안은 잠깐 조용했다. 서하는 파일 서랍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내일 아침이 오늘보다 훨씬 좁게 시작될 것 같다는 감각이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도윤이 건넨 그 얇은 종이 한 장이, 지금 서하의 파일 안에서 메모지와 나란히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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