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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8화]

공방 셔터가 닫히던 소리

작성: 2026.06.12 19:27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공방 셔터가 처음 닫혔을 때 소리는 별게 아니었다. 철제 셔터가 레일에서 끌리는 소리, 골목 어디서나 나는 소리였다. 그런데 오전 열한 시에 닫힌 셔터가 오후 한 시에도 그대로 닫혀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 씨 목공 공방은 매일 아홉 시에 열었다. 선우는 그걸 열흘 동안 보면서 알았다. 아홉 시면 어김없이 셔터 올라가는 소리, 목재 켜는 기계 소리, 가끔 라디오 소리. 그게 이 골목 오전의 순서였다.

마틴이 먼저 이상하다고 했다. 오전에 수리점 반지하 창문을 열다가 맞은편 공방 쪽을 봤는데 셔터가 내려가 있고 오 씨 오토바이가 없다는 거였다. 마틴이 문자를 보냈더니 안 읽혔다고 했다. 선우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췄다. 단순히 외출이면 오토바이를 가져간다. 그런데 셔터는 닫혀 있다. 두 가지가 동시에 맞지 않았다.

서미라는 다른 데 있었다. 시장 입구 쪽 현수막 철거 문제로 구청 담당자와 통화 중이었고, 선우가 문자를 보냈을 때 바로 읽지 못했다. 선우 혼자 골목 뒤편으로 돌아갔다. 장터 천막이 쳐졌던 자리는 이미 정리돼 있었고, 공방 셔터 앞에는 A4 용지 한 장이 테이프로 붙어 있었다. 인쇄된 글자였다. 선우는 가까이 가서 읽었다. 임시 폐쇄 안내문이었다. 발신처는 가람개발이었다.

"언제 붙었어요?"

선우가 뒤를 돌아보자 마틴이 공구 걸레를 손에 들고 서 있었다. 손에 기름이 묻어 있었고, 걸레는 이미 검은색이었다.

"모르겠어요. 아까 제가 봤을 때는 셔터가 닫혀 있었고, 이건 방금 본 거예요."

"가람개발이 이 공방 임대인이에요?"

"아니에요."

마틴이 고개를 저었다.

"오 씨 건물주는 따로 있어요. 가람이 이걸 붙일 권한이 없어요, 법적으로."

선우는 종이를 다시 봤다. 법적 권한 없이 붙인 종이가 효력을 갖는 건 그걸 본 사람이 믿을 때다. 오 씨가 이걸 보고 문을 닫았다면, 그 자체가 이미 압박이 먹혔다는 얘기였다. 종이 한 장이 셔터 하나를 닫게 했다. 그게 가람이 원한 그림이었을 것이다.

서미라가 온 건 이십 분 뒤였다. 통화를 끊고 뛰어온 것인지 숨이 약간 차 있었다. 종이를 보더니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오 씨한테 전화를 세 번 눌렀다. 세 번 다 안 받았다. 서미라가 핸드폰을 내리며 골목 끝을 봤다. 아무도 없었다. 점심 시간이 지난 골목은 조용했고, 어디선가 편의점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낮게 깔렸다.

"이게 오늘 아침 일이면."

서미라가 말했다.

"이정훈 씨도 알고 있을 거야."

이정훈은 알고 있었다. 서미라가 직접 찾아갔을 때 그는 자기 가게 안쪽에서 뭔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선반 위 물건들을 박스에 담고 있었다. 아직 짐을 싸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선반이 비워지고 있었다는 건 사실이었다. 선우는 그 선반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반이 비워지는 속도가 결정의 속도였다.

"오 씨한테 연락 됐어요?"

서미라가 물었다.

"아뇨."

이정훈은 박스에 손을 얹은 채로 대답했다.

"오 씨가 오전에 저한테도 문자 보냈어요. 가람 쪽 사람이 어제저녁에 왔다고.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들었는데, 오 씨 건물주가 이미 조합이랑 협의에 들어갔대요. 세입자한테는 따로 연락할 거라고."

서미라가 조용해졌다. 선우는 그 침묵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었다. 서미라가 조용할 때는 두 가지였다.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오는 것과, 계산 중인 것. 지금은 둘 다였다.

"건물주가 조합이랑 먼저 협의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세요?"

선우가 이정훈 쪽을 보며 말했다.

"세입자 보상 조건을 나중에 건물주가 정한다는 거예요. 오 씨가 직접 목소리를 낼 창구가 없어지는 거고요."

이정훈은 박스 위에서 손을 거뒀다. 잠깐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이었다가, 다시 선반 쪽을 봤다.

"저도 그 얘기 어제 들었어요. 다른 경로로."

그가 낮게 말했다.

"저한테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건물주가 먼저 협의하면 세입자는 그 조건 안에서 받는 거라고. 지금 서명 안 하면 나중에 더 불리하다고."

"그래서 서명 철회하려고요?"

서미라가 직접 물었다.

이정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박스 옆면을 손으로 한 번 짚었다가 뗐다. 가게 안이 조용했다. 냉장고 소리도 없었다. 그냥 세 사람이 서 있는 공간이었다.

"모르겠어요."

그게 전부였다.

선우는 이정훈의 가게를 나오면서 골목 끝을 봤다. 마틴이 공방 셔터 앞에서 아직 서 있었다. 종이를 다시 보고 있는 건지, 셔터 너머를 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오 씨와 마틴은 같은 골목 뒤편을 쓰는 사람들이었다. 오 씨가 목재 자투리를 쌓아두는 공간을 마틴이 가끔 빌렸고, 마틴이 공구가 막히면 오 씨가 먼저 손을 댔다. 계약서가 있는 관계는 아니었다. 계약서가 없는 것들이 먼저 사라진다.

서미라가 선우 옆으로 왔다. 목소리를 낮췄다.

"박 씨한테 오후에 가려고 했는데."

서미라가 말했다.

"이 상황에서 박 씨가 연락이 끊기면."

"박 씨도 같은 얘기를 들었을 수 있어요."

선우가 먼저 말했다.

"알아."

서미라가 짧게 받았다.

"그래서 걱정이지."

마틴이 수리점으로 들어가다가 선우한테 한마디 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문 손잡이를 잡으면서 그냥 하는 말처럼.

"가람 사람들, 어제 저한테도 왔어요."

선우가 멈췄다.

"뭐라고 했어요?"

"이야기 좀 하자고. 저는 명부에 없는 사람이니까 합의 대상도 아니라고 했더니, 그냥 웃더라고요. 웃으면서 그러더라고요. 명부에 없으면 나갈 때도 말 안 해도 된다고."

마틴은 그 말을 별로 감정 없이 했다. 그게 더 무거웠다. 선우는 그 말이 어디서 나온 건지 잠깐 생각했다. 협박인지 통보인지 경계가 없는 말이었다. 가람 쪽이 명부 바깥의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그 방식이 지금 이 골목 뒤편 공방 셔터 하나로 보여지고 있었다. 서미라가 마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 선우와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 씨한테는 오후 두 시가 넘도록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화는 연결음이 가다가 끊겼다. 문자는 읽히지 않았다. 서미라가 박 씨 아들한테 따로 문자를 넣었다. 아들도 답이 없었다. 선우는 구청 담당자한테 접수 마감 시간이 바뀌었는지 확인 문자를 보냈다. 오후 다섯 시 그대로였다. 시간은 움직이고 있었다. 골목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선우는 핸드폰을 꺼내 장하늘한테 문자를 보냈다. 가람개발이 장터 뒤편 공방에 권한 없이 안내문을 붙이고 세입자를 개별 압박했다는 것, 그리고 마틴한테 한 말. 장하늘은 삼십 초 만에 답장을 보냈다.

'직접 들은 거예요? 마틴이?'

선우가 답했다.

'네.'

장하늘이 다시 보냈다. '오늘 저녁에 봐요.' 짧은 문자였다. 그런데 선우는 그 짧음이 오히려 마음에 걸렸다. 장하늘이 이미 뭔가를 알고 있거나, 아니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거나.

골목 뒤편 공방 셔터는 오후 네 시 반에도 닫혀 있었다. 오 씨는 그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셔터에 붙어 있던 가람개발 안내문은 누군가 뜯었는지 사라져 있었다. 테이프 자국만 남아 있었다. 선우는 그 자리를 잠깐 보다가 돌아섰다. 안내문은 사라져도 오 씨가 그걸 봤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미 읽은 사람한테 종이는 필요 없다. 서미라는 이미 박 씨 집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오후 다섯 시까지 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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