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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5화]

금요일, 이름 하나

작성: 2026.05.31 21:35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금요일 아침 여덟 시 사십 분이었다.

서하는 파일을 꺼내기 전에 자리를 한 번 정리했다. 어제 붙여 둔 포스트잇이 모니터 옆에 그대로 있었다. 노란 바탕에 볼펜으로 눌러 쓴 한 줄.

'3월 14일—접수 당시 담당자 이력.'

글씨가 생각보다 크게 써져 있어서, 서하는 잠깐 포스트잇을 파일 안쪽으로 옮겼다. 옆 자리에서 도윤이 뭘 보는지 모르니까.

도윤은 이미 와 있었다. 재킷을 의자 등받이에 걸어 두고, 화면을 켜둔 채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고, 다시 열었다가 닫는 소리가 두 번 났다. 서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노트북 전원을 눌렀다. 부팅 소리가 조용한 사무실에 작게 퍼졌다.

"뭐 찾아요?"

서하가 먼저 물었다. 도윤이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생수. 분명히 어제 넣어 뒀는데."

"아, 그거 제가 마셨어요. 어제 늦게."

서하가 얼른 말했다.

"죄송해요. 제 거인 줄 알고."

도윤이 냉장고를 닫고 돌아봤다. 표정은 딱히 뭐라고 읽기 어려웠다. 잠깐 서하를 보다가, "아니야, 괜찮아"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서하는 속으로 한숨을 참았다. 생수 하나로 시작하는 금요일이 약간 기울어진 느낌이었다. 그것도 본인 잘못으로.

사무실 형광등이 한쪽 끝에서부터 차례로 켜졌다. 아직 창밖은 흐렸고, 복도 쪽에서 청소 카트 바퀴 소리가 멀어지는 중이었다. 서하는 모니터 밝기를 한 단계 낮추고 오늘 해야 할 것들을 머릿속으로 정렬했다. 박 상무 메시지, 담당자 이력, 파일 정리. 순서는 정해져 있었다. 문제는 그 순서 어딘가에서 예상 못 한 것이 튀어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어제부터 계속 있었다는 거였다.

한재원은 아홉 시가 지나서야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마스크를 벗으면서 "어, 오늘 좀 막히네" 했고,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서하는 그 침묵이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본인도 대꾸를 안 했다. 한재원은 머그잔을 들고 탕비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커피 내리는 소리가 났다. 서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박 상무 메시지를 다시 열었다.

'접수 당시 처리 담당자 이력 포함해서 오늘 오전 중으로 정리해 주세요. 보낼 데 있어서.'

딱 두 줄이었다. 서하는 그 메시지를 세 번 읽었다. 보낼 데가 어딘지 묻는 사람은 없었다. 서하도 묻지 않았다.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이력을 먼저 꺼내는 게 맞았다.

한재원이 탕비실에서 나오면서 "서하 씨, 커피 줄까?" 하고 물었다. 서하가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하고 끊었다. 한재원이 "나 혼자 마시면 좀 외로운데" 하고 중얼거렸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한재원 본인도 웃지 않았다.

시스템을 열었다. 강민주 씨 접수 코드를 입력하고, 담당자 이력 탭을 눌렀다. 로딩이 걸렸다. 두 번 깜박이고 화면이 열렸는데, 서하는 첫 번째 행을 보고 손가락이 잠깐 멈췄다.

이름이 있었다.

빈칸이 아니었다. 담당자 공란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에, 누군가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서하가 알고 있는 이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도 전에, 일단 그 이름이 낯설다는 것이 먼저 왔다. 현재 팀에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최소한 서하가 여기서 일한 이후로는.

서하는 화면을 그대로 두고 팀 내부 연락처 목록을 열었다. 이름을 검색했다. 결과 없음. 퇴직자 목록에는 접근 권한이 없었다. 서하는 잠깐 멈췄다가, 파일을 꺼내서 이름 세 글자를 포스트잇에 적었다. 손이 약간 어색하게 움직였다. 글씨가 평소보다 작게 나왔다.

도윤이 뭔가를 출력하러 복합기 쪽으로 걸어갔다. 복합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종이가 한 장씩 나오는 낮고 규칙적인 기계음. 서하는 화면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이름 아래로 날짜가 찍혀 있었다. 3월 14일. 접수일. 그리고 그 옆으로 '초기 접수 처리'라는 항목 코드가 붙어 있었다. 서하는 그 코드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초기 접수 처리. 접수 당일,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파일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도윤이 복합기에서 종이를 들고 돌아오면서 서하 책상 옆을 지나쳤다. 딱히 볼 의도가 없었을 텐데, 도윤의 시선이 서하 모니터 쪽으로 한 번 갔다가 지나갔다. 서하는 화면을 바꾸지 않았다. 바꿀 타이밍을 놓쳤다.

도윤이 자기 자리에 앉으면서 조용히 물었다.

"나왔어요?"

서하가 도윤을 봤다. 도윤은 자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서하 쪽을 보지 않았다.

"...이름 하나요."

"지금 팀에 있는 사람이에요?"

"아니요."

도윤이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뭔가를 클릭하는 소리만 났다. 서하는 도윤이 놀란 것인지, 예상한 것인지, 혹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냥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이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서하 자신도 아직 모르는데.

"서하 씨."

한재원이 불렀다. 서하가 파일을 한 박자 늦게 덮었다.

"어, 네."

"박 상무님 메시지 보셨어요? 오전 중 정리."

"네, 봤어요."

한재원이 머그잔을 들고 서하 쪽으로 두 걸음 왔다. 화면이 보이는 거리는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서서 물었다.

"담당자 이력 나오던가요? 제가 파견 들어간 직후라서 그 시기 파일은 제가 직접 받은 게 아닌 거 아시죠?"

"알아요."

서하가 짧게 대답했다. 한재원이 "혹시 뭔가 나왔으면 저한테도 알려줘요. 저도 궁금하거든요" 하고 돌아갔다. 서하는 그 말의 어느 부분에서 자연스럽지 않은 게 있는지 바로 잡아내지 못했다. 궁금하다는 말이 너무 가벼웠다. 그게 전부였다. 아니면 그 가벼움 자체가 이상한 건지도.

오전 열한 시가 지나서 서하는 담당자 이력 정리 파일을 만들었다. 이름, 날짜, 처리 항목 코드. 세 줄짜리 표였다. 그 아래 초기 안내 발송 지연 기록도 붙였다. 접수일 3월 14일, 안내 발송 3월 17일. 사흘. 그 사흘 사이에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파일을 들고 있었다는 것이, 이제 화면 위에 나란히 놓였다. 서하는 표를 한 번 더 훑었다. 숫자와 코드는 건조했다. 그 건조함 뒤에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자꾸 손끝에 걸렸다.

서하는 파일을 박 상무에게 전송하기 전에 한 번 더 이름을 봤다. 낯설었다. 낯선 게 당연한 건지, 자신이 모를 뿐인 건지도 몰랐다. 전송 버튼을 누르고 나서, 서하는 포스트잇에 이름 아래로 한 줄을 더 썼다.

'지금 어디에 있는 사람인가.'

그 질문은 오늘 안에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점심 시간이 되어 팀원들이 하나씩 자리를 비울 때, 서하는 혼자 남아서 화면을 끄지 않았다. 복도 어딘가에서 엘리베이터 소리가 났다. 사무실 안은 조용했다. 형광등 하나가 미세하게 깜박이다 멈췄다. 포스트잇 위의 이름 세 글자가 작은 볼펜 자국으로 그냥 거기 있었다. 오늘 처음 생긴 이름이, 내일이 되면 더 무거운 것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도윤이 '나왔어요?'라고 먼저 물었다는 사실도, 지금은 그냥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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