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2-12화]

사람이 지나간 장부

작성: 2026.05.29 17:03 조회수: 4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아홉 시가 막 지났을 때 회의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아직 옆으로 누워 있었다. 이겸은 테이블 위에 파일 세 개를 나란히 놓으며 가장 얇은 것을 오른쪽 끝으로 밀었다. 가온이 뚜껑 없는 종이컵을 양손으로 감싸 쥐고 자리에 앉았고, 해진은 의자를 끌어당기다가 다리가 바닥에 긁히는 소리를 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서다온은 이미 앉아 있었고, 그는 파일 쪽을 보지 않고 이겸의 손을 보고 있었다.

"시작할게요."

이겸이 먼저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다. 회의실 냉방이 막 켜진 탓에 공기가 아직 서늘하게 가라앉지 않았고, 이겸의 말은 그 열기 속에서 또렷하게 떴다.

"강승표. 총무팀 문서 관리 파트. 지난 23개월 동안 같은 계열사 서류를 세 번 이동시켰습니다. 경유지 중 하나는 9층 공유 폴더였고, 최초 접근 시점은 계열사 정기 감사 착수 한 달 전입니다."

가온이 노트북을 열었다. 화면에는 파일 이동 로그와 날짜가 세로로 정렬되어 있었다. 민가온이 복구한 백업 잔상과 출입 기록이 교차된 표였다. 가온이 화면을 돌려 테이블 중앙으로 밀었다.

"첫 번째 이동이 11월 14일. 두 번째가 이듬해 3월 7일. 세 번째가 같은 해 8월 22일이에요. 각 시점마다 계열사 회계팀 내부 보고 일정이 있었고요."

가온의 목소리가 조금 빠르게 올라왔다가 스스로 눌렀다.

"접근 단말이 매번 달라요. 그런데 IP 대역은 같습니다. 지하 2층 캐비닛 관리 구역."

해진이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손끝으로 날짜 하나를 짚었다.

"8월 22일이면 제가 9층에서 일할 때예요."

말이 끝나자마자 해진이 이겸을 봤다. 이겸은 파일을 넘기고 있었다. 시선이 교차하지 않았다. 해진은 다시 화면으로 눈을 내렸다.

서다온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강승표가 단독으로 움직인 건지, 지시가 있었는지—그걸 지금 잡을 수 있어요?"

핵심만 낮게 물었다. 이겸이 파일을 덮었다.

"출입 기록 조회 권한 요청은 어제 시설팀에 올렸습니다. 오늘 오전 중으로 결과가 오면 이동 시점마다 강승표가 어디 있었는지 확인됩니다."

서다온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가온이 노트북을 당기면서 말했다. 흥분이 다시 조금 올라왔다.

"세 번째 이동 날짜 있잖아요, 8월 22일. 그날 9층 공유 폴더에 접근한 단말이 두 개예요. 강승표 것 말고 하나 더."

테이블이 조용해졌다. 가온이 화면을 다시 돌렸다. "이 두 번째 단말은 등록된 사용자가 없어요. 시스템에 기기 자체가 없는 것처럼 처리되어 있고요."

이겸이 그 화면을 보는 동안 입을 다물었다. 손가락이 파일 모서리를 짚었다가 떼어졌다. 유령 단말. 강승표 위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그 선이 전략실까지 닿아 있다는 것을 이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이름을 꺼낼 수는 없었다. 아직은.

"일단 강승표부터 잡읍시다."

이겸이 말했다.

"유령 단말은 출입 기록이 나오면 교차할 수 있어요. 지금 두 개를 동시에 쫓으면 강승표가 먼저 움직입니다."

서다온이 이겸을 잠깐 봤다. 판단을 내리는 눈이었다. 이겸은 그 시선을 받으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서다온이 먼저 시선을 거뒀다.

오전 열한 시 삼십 분, 시설팀에서 파일 하나가 도착했다. 이겸이 출력하러 갔다가 프린터 앞에서 해진과 마주쳤다. 해진이 먼저 종이를 집어 들고 있었다. 이겸이 옆에 서자 해진이 출력물을 내밀었다.

"제가 먼저 봤어요."

해진이 말했다. 목소리는 평평했지만 눈은 이겸을 보고 있었다. 이겸이 종이를 받았다.

출입 기록 안에 강승표의 이름은 세 번의 이동 날짜마다 지하 2층에 찍혀 있었다. 그리고 세 번 모두, 같은 날 다른 시간대에 12층 출입 기록도 있었다. 전략실이 있는 층. 이겸은 종이를 보면서 숨을 고르게 유지했다. 해진이 프린터 옆에서 아직 서 있었다.

"부장님."

해진이 불렀다. 이겸이 종이에서 눈을 들었다.

"강승표 씨 이름, 수첩에 언제 적으셨어요?"

질문이 나오는 데 이 정도면 늦은 편이었다. 이겸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해진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겸이 대답하지 않자 해진이 한 발 물러서지 않았다.

"안 물어볼 수가 없어서요."

해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빠르지 않았다.

"제가 틀렸으면 그냥 틀렸다고 하셔도 돼요."

이겸이 출력물을 반으로 접었다. 천천히.

"가온이 파일 복구한 뒤에 교차했어."

이겸이 말했다.

"그 전에는 이름이 아니었어. 날짜와 이동 횟수만 있었고."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완전한 진실도 아니었다. 해진이 이겸의 얼굴을 잠깐 봤다. 그 잠깐이 프린터 예열 소리보다 길었다. "알겠습니다." 해진이 말하고 회의실 쪽으로 걸어갔다.

오후 두 시, 강승표가 자리를 비웠다는 연락이 해진에게서 먼저 왔다. 총무팀 자리가 비어 있고, 지하 2층 캐비닛 관리 구역에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겸은 그 문자를 보고 수첩을 폈다. 장승민. 차준석. 강승표. 유령 단말. 세 줄이 수직으로 내려가다가 유령 단말 아래에 물음표 하나가 있었다. 이겸은 그 물음표 위에 선 하나를 그었다. 아직은 아니다.

서다온이 저녁 무렵 이겸에게 단독으로 문자를 보냈다. 내용은 짧았다.

'12층 출입 기록—강승표가 마지막으로 올라간 날이 3주 전입니다. 그날 전략실 회의 일정이 있었어요.'

이겸은 그 문자를 읽고 수첩을 닫았다. 이번 시즌의 전달 사슬은 이제 강승표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그러나 그 사슬의 끄트머리—강승표에게 지시를 내린 손—는 아직 수면 위에 없었다. 장승민이 직접 닿아 있는 선인지, 아니면 그 위에 또 다른 층이 있는지, 이겸은 이번 생에서도 그 끝을 아직 보지 못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이 생에서 확인된 것 사이의 간격이 오늘 처음으로 이겸의 가슴에 무게로 내려앉았다.

퇴근 시간이 지나고 사무실에 이겸만 남았을 때, 해진이 가방을 들고 나가다가 멈췄다.

"다음 주에 계열사 감사 전 현장 실사 일정 잡아도 될까요."

질문이었지만 이미 결정된 것처럼 들렸다. 이겸이 고개를 들었다. 해진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복도 빛이 해진의 등 쪽에서 들어오고 있었다.

"잡아."

이겸이 말했다. 해진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나갔다. 문이 닫혔다. 이겸은 그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수첩을 다시 펼쳤다. 유령 단말 아래의 물음표는 지워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강승표가 사라졌다. 사슬의 끄트머리가 먼저 움직였다. 이겸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싸움은 회계실 안에 없었다. 처음부터 없었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