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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0화]

아무도 부탁하지 않은 편

작성: 2026.05.29 16:45 조회수: 4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목요일 오전 열 시 이십 분, 지민이 아르덴 2층 홍보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노트북을 가슴에 껴안은 채 서린을 불렀다. 목소리가 반 톤쯤 낮았다. 그게 이상했다. 지민이 그 시각에 목소리를 낮추는 경우는 드물었다.

"매니저님, 잠깐 이것 좀."

서린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다가갔다. 지민이 노트북 화면을 돌렸다. 연예 매체 한 곳의 기사였다. 제목은 굵은 고딕체였고,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핵심이 보였다.

'아르덴 윤서린 매니저, 체인 그룹 차우진 이사와 정략 약혼설 — 호텔 경영권 정리 수순인가.'

서린은 두 번 읽었다. 두 번째 읽을 때도 뜻이 달라지지 않았다.

"언제 올라왔어?"

"새벽 두 시 반요. 아침에 알림 뜨는 거 보고 바로 들어왔어요."

"댓글은." "많아요." 지민이 입술을 잠깐 오므렸다. "루셀 팔로워 중에 아르덴 태그한 사람도 있고, 박준혁 팀장님 쪽 SNS에도 공유가 됐어요. 아직 공식 반응은 없는데, 시간이 지나면……."

서린은 뒤로 한 발 물러서서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5월의 오전 햇살이 유리창에 평평하게 얹혀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박준혁 팀에서 이번 주 안에 재계약 일정 조율 연락이 올 거라고 지민이 말했다. 그 타이밍에 이게 올라왔다. 우연이라는 건 없었다.

서린은 핸드폰을 꺼냈다. 차우진에게 문자를 보낼까 생각하다가 엄지를 멈췄다. 그 사람한테 먼저 연락하는 순간, 이쪽이 흔들렸다는 걸 내줄 수 있었다. 지민이 곁에서 조용히 물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대응 문안 먼저 뽑아. 공식 입장은 오늘 오후 두 시 전에 내야 해. 그 전에 루셀 박준혁 팀장한테 문자 하나 넣어 둬. 내용은 짧게. '현재 유포된 내용은 사실 무근이며, 아르덴의 공식 입장을 오늘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네. 그리고……" 지민이 망설였다. "도윤 씨한테는요?"

서린은 대답하지 않고 방을 나왔다.

복도는 조용했다. 환풍기 소리, 멀리서 들리는 체크인 데스크의 전화 벨 소리. 서린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잠시 있었다. 핸드폰 화면에 기사 링크가 다시 열려 있었다. 기사 안에는 차우진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었다.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관계'

라는 표현이 꽤 정교했다. 일반 루머성 기사가 쓰는 문체가 아니었다. 누군가 줄거리를 짜서 넘긴 것이었다.

기사에 인용된 익명의 '업계 관계자' 코멘트는 두 줄이었다. 아르덴 내부 사정을 꽤 정확하게 짚고 있었다. 루셀과의 재계약 협상 단계, 7번 조항 재검토 여부, 심지어 박준혁 팀장이 이번 주 안에 연락을 넣을 거라는 내부 일정까지. 외부 인물이 내부 정보를 쥐고 있다는 뜻이었다. 서린은 화면을 껐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고 계단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층 프런트 뒤쪽 직원 통로 끝 창가 자리. 거기가 가장 조용했다.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창밖을 봤다. 아르덴 앞 골목에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갔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서린은 기사를 다시 열었다가 닫았다. 읽을수록 선명해지는 건 내용이 아니라 이 타이밍을 설계한 사람의 의도였다.

주방 쪽에서 냄새가 올라왔다. 버터 볶는 냄새, 육수 끓이는 냄새. 도윤이 오전 세팅 중이었다. 서린은 그쪽으로 걷지 않았다. 핸드폰을 테이블에 뒤집어 놓고 그냥 앉아 있었다.

문이 열렸다. 서린은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뒤집었다.

도윤이었다. 앞치마를 아직 두른 채였고, 손에 종이컵 두 개를 들고 있었다. 서린 쪽을 보더니 잠깐 멈췄다. 놀란 것 같지는 않았다.

"여기 있었어요."

"일 있어요."

"알아요." 도윤이 종이컵 하나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아메리카노였다. "봤거든요."

서린이 눈을 들었다. 도윤은 맞은편에 앉지 않고 창가 쪽에 기댔다. 팔짱을 끼지도, 주머니에 손을 넣지도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언제 봤어요."

"아까 지민 씨가 주방 들어오더라고요. 저한테는 아무 말 안 했는데, 표정이 그랬어요."

서린은 종이컵을 집어 들지 않았다. 도윤이 계속 창밖을 봤다. 잠시 아무 말도 없었다.

"차우진 씨가 했겠죠."

"확인된 건 없어요."

"근데 매니저님은 알고 있잖아요."

서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도윤이 그걸 부정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창밖에서 바람이 지나갔는지 골목의 현수막이 한 번 흔들렸다. 도윤이 그걸 잠깐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제가 하나 해도 될까요."

"뭘요."

"기자 한 명 알아요. 예전에 제 스캔들 때 진짜 취재 들어왔던 사람. 저한테 미안해하는 거 알거든요." 도윤이 종이컵을 한 모금 마셨다. "공식 입장 나오기 전에 비공식으로 흘릴 수 있어요. 약혼설 아니라는 거. 아르덴 내부에서 본인들이 부정하는 뉘앙스로."

서린이 도윤을 봤다. 도윤은 시선을 창밖에 두고 있었다. 말하는 내내 서린 쪽을 보지 않았다.

"계약서에 없는 일이에요."

"알아요."

"개인 인맥 쓰는 거잖아요." "그것도 알아요."

짧은 침묵이었다. 서린은 테이블 위 핸드폰 뒷면을 손끝으로 짚었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었다. 손끝이 잠깐 거기 머물렀다.

"왜요."

도윤이 그제야 창밖에서 시선을 거뒀다. 서린을 봤다. 길게 보지 않았다. 딱 한 박자.

"그냥요."

그 두 글자가 이상하게 자리를 잡았다. 서린은 반박할 말을 찾다가 찾지 못했다. 그냥이라는 말을 도윤이 쓸 때는 대개 그냥이 아닌 경우였다. 그걸 서린은 알고 있었고, 도윤도 서린이 안다는 걸 알 것이었다. 두 사람 다 그 사실을 모른 척했다.

"……해줘요."

서린이 말했다.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시 앞치마 끈을 매만지며 일어섰다.

"커피 식어요."

그 한마디를 남기고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서린은 종이컵을 들었다. 따뜻했다. 방금 타온 게 분명했다. 서린이 여기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타왔다는 뜻이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아직 몰랐다. 다만 커피가 식기 전에 다 마셨다.

오후 한 시 사십 분, 도윤이 주방 한쪽 구석에서 짧은 통화를 했다. 서린은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 지민이 대응 문안을 가져왔을 때 서린은 2층 사무실에 있었다. 문안을 두 번 고쳤다. 두 번째 고칠 때 지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윤 씨가 뭔가 하고 있는 것 같던데, 매니저님이 부탁하신 거예요?"

서린은 문안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확인해 봐."

오후 두 시, 아르덴 공식 SNS에 짧은 공식 입장이 올라갔다. 그보다 이십 분 앞서 한 매체에 '아르덴 측 약혼설 전면 부인, 외부 세력의 여론 공작 가능성 제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먼저 올라왔다. 지민이 그 링크를 서린에게 전송하며 물음표 세 개를 붙였다. 서린은 물음표에 답하지 않았다. 루셀 박준혁 팀장에게서 오후 세 시에 '일정 논의 가능하다'는 답장이 왔다.

그날 저녁, 서린은 퇴근하다 1층 복도에서 소희와 마주쳤다. 소희가 꽃 바구니를 들고 나오다 서린과 눈이 맞았다.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잠깐 봤다. 인사도, 미소도 아니었다. 무언가를 재고 있는 사람의 눈빛이었다. 서린이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 지나쳤다. 등 뒤로 소희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그 눈빛이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는 건, 서린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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