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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9화]

이름은 빗속에서 가장 크게 들린다

작성: 2026.05.29 16:45 조회수: 5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비는 오전부터 내렸다. 처음엔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작아서 그냥 안개가 굵어지나 싶었는데, 점심 무렵이 되자 장시 바닥이 발목까지 흙탕물로 찼다. 진무백은 처마 끝에 서서 빗줄기가 앞 점포의 나무 간판을 어떻게 때리는지를 보았다. 먹으로 쓴 글자 위로 물이 흘러내리면 글씨가 잠깐 번진다. 그러다 다시 마른다. 지워지지는 않는다. 그 단순한 사실이 이상하게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구칠은 아침 일찍부터 없었다. 어젯밤 객잔에서 '잠깐 바람 쐬고 온다'고 했을 때 진무백은 그냥 들었다. 구칠이 바람 쐬러 간다는 말은 대체로 정보를 받으러 간다는 뜻이었고, 그 정보가 무엇인지는 돌아오면 알게 된다. 그것이 둘 사이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아침이 지나고 점심이 지나도 구칠이 돌아오지 않자, 진무백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어디 갔는지 알아?"

당소연에게 물었다.

"모릅니다."

당소연은 국그릇을 앞에 두고 뚜껑을 열지도 않고 있었다.

"어제 당신이 마지막으로 봤잖아요."

"그래서 묻는 거지."

당소연이 뚜껑을 열었다. 국에서 김이 올라왔다. 그가 한 숟갈 뜨다 말고 말했다.

"장시 쪽일 거예요. 어젯밤 숫자 얘기를 다시 꺼내려 했거든요. 당신이 잠들어 버렸을 때."

진무백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젯밤 자신이 잠든 것은 사실이었다. 무당에서 내려온 뒤로 잠이 모자랐고, 어젯밤 처음으로 몸이 먼저 눕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구칠이 그 사이에 혼자 무언가를 결정했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가 일어섰다.

"가봐야겠다."

혜륜이 방문 쪽에서 말했다.

"같이 가겠습니다."

짧았다. 토를 달지 않는 혜륜의 동의는 언제나 그것이 필요한 상황임을 뜻했다.

장시 광장에 도착했을 때, 군중이 이미 모여 있었다. 비가 쏟아지는 데도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삿갓을 쓴 이, 함지박을 머리에 이어 임시로 가린 이, 그냥 맞고 서 있는 이들이 광장 한쪽을 반쯤 메운 채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진무백은 그 시선의 끝을 따라갔다.

구칠이 서 있었다. 점포 행렬 앞, 사람들보다 반 발짝 높은 나무 짐받이 위에 올라서서, 젖은 종이 뭉치를 두 손으로 펼쳐 들고 있었다. 목소리가 빗소리 위로 올라왔다.

"들으시오."

구칠의 목소리는 평소의 능청스러움이 없었다. 날이 서 있었다.

"강남 구영 현. 전쟁 이후 구휼 배분 기록. 정원 칠십 호, 실제 수령 이십삼 호. 나머지 사십칠 호의 이름은—"

그가 종이를 한 장 더 넘겼다. "이곳에 있습니다."

진무백의 발이 멈췄다. 혜륜도 멈췄다. 당소연이 낮게 숨을 들이켰다.

구칠은 이름을 읽기 시작했다. 한 명씩. 느리게. 빗소리 위로 각각의 이름을 올려놓듯이. 군중 안에서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두 번째 이름이 불렸을 때 어딘가에서 작은 울음 같은 것이 새어 나왔다. 세 번째 이름에서는 늙은 남자가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그 손이 비에 젖어 있었다.

진무백은 움직일 수 없었다. 막아야 하는지, 막지 말아야 하는지가 동시에 들어와 발을 잡았다. 장부가 공개되면 흑야루와 오대 세력 하수인들이 움직인다. 이 군중 안에 이미 그쪽 눈이 섞여 있을 수도 있었다. 구칠을 끌어내리면 이름들은 다시 침묵 속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저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이 광장 어딘가에 서서 빗속에서 듣고 있었다.

혜륜이 먼저 말했다.

"지금 구칠을 멈추는 것이 더 큰 해가 됩니다."

"알아."

진무백이 답했다.

"그럼 움직여야 합니다. 막는 쪽이 아니라 지키는 쪽으로."

진무백은 군중 가장자리를 눈으로 훑었다. 처마 아래 삿갓을 눌러쓴 두 명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짐꾼도 아니고 상인도 아닌, 서 있는 방식이 달랐다. 무게중심이 발 앞에 있었다. 언제든 달려들 수 있는 자세였다.

진무백이 천천히 그쪽으로 걸었다. 군중 사이를 비집는 게 아니라 가장자리를 따라, 빗속에서 미끄러운 돌 위를 밟으며. 혜륜은 반대편으로 돌았다. 말을 맞추지 않았는데 방향이 나뉘었다. 강호에서 오래 살면 그런 것은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됐다.

구칠은 계속 읽었다. 이름들이 쌓였다. 빗소리가 이름들을 지우려 했지만 구칠의 목소리가 그때마다 한 칸씩 더 올라갔다. 군중 안의 노파 하나가 이름을 듣다가 무릎을 꺾었다. 옆에 있던 젊은 여자가 노파를 부축했다. 그 장면이 진무백의 눈 구석에 들어왔다가 지나갔다.

삿갓 두 명 중 한 명이 슬쩍 앞으로 나서려 했다. 진무백이 그 앞으로 들어섰다.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지나치며 낮게 말했다.

"오늘 장사 여기서 끝내는 게 낫겠지."

남자가 멈췄다. 진무백의 얼굴을 보았다. 진무백은 시선을 주지 않았다. 앞을 보고 걸었다. 등 뒤에서 남자의 발소리가 멈추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째 삿갓 남자도 주춤했다. 혜륜이 그쪽 방향에 이미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칠이 마지막 이름을 읽었다. 광장이 잠시 조용해졌다. 빗소리만 남았다. 그 침묵이 무겁게 내려앉는 동안, 진무백은 군중 뒤편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시선 하나를 발견했다. 삿갓도 아니고 짐꾼도 아닌 차림이었다. 남자였다. 나이는 사십 안팎. 시선이 구칠이 아니라 진무백에게 와 있었다. 장부를 보는 게 아니라 장부를 지키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 진무백과 눈이 마주치자,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다. 확인이 끝났다는 동작이었다.

진무백은 그 등을 좇으려다 멈췄다. 군중이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구칠이 짐받이에서 내려오고 있었고, 당소연이 군중 가장자리에서 구칠 쪽으로 빠르게 걷고 있었다. 진무백은 발을 돌렸다. 낯선 남자의 등은 이미 빗속 어딘가에 섞여 있었다.

구칠이 내려오자마자 당소연이 낮고 또렷하게 말했다.

"왜 혼자 했어요."

구칠은 웃지 않았다. 젖은 종이를 접으며 말했다.

"같이 하면 막았을 거잖아요."

당소연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이 긍정이었다.

진무백이 구칠 옆에 섰다.

"방금 뒤편에 있던 남자. 봤어?"

구칠의 손이 잠시 멈췄다.

"봤습니다. 저도 아는 얼굴은 아니에요."

"개방 쪽?"

"개방 쪽이면 제가 알아요."

구칠이 종이 뭉치를 소매 안에 집어넣었다.

"모르는 사람이 장부를 읽는 사람이 아니라 지키는 사람을 먼저 보고 있었다는 거, 형님."

그가 처음으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더 문제 아닙니까."

빗소리가 다시 굵어졌다. 광장의 군중은 흩어지기 시작했지만 몇몇은 여전히 서 있었다. 이름을 들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그 자리에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갈 것인지, 그 이름들이 빗속에서 어디로 퍼져 나갈 것인지는 이미 진무백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장부는 열렸다. 이름들은 공중에 풀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이름들이 아니라, 그 이름들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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