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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2화]

서약의 무게는 스스로 진다

작성: 2026.05.27 11:56 조회수: 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작품은 판타지 성장 장르로, 폭력과 갈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모든 등장인물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독자에게 깊은 사고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공식 인정 절차는 내일이라고 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카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안이 양피지 한 장을 내밀었고, 카일은 그것을 받아 들고 글자를 읽었다. 왕국 기사단 입단 서약 양식이었다. 잉크가 아직 선명했다. 누군가 오늘 아침 새로 뽑아 온 것처럼 냄새도 났다.

숙소 창 너머로 관문 마당이 내려다보였다. 아이들은 어제부터 임시 숙소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중 몇은 오늘 오전에 처음으로 따뜻한 국물을 먹었다고 했다. 레오가 그 얘기를 전해줬을 때 표정이 없었다. 레오가 표정을 감출 때의 얼굴이었다. 카일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물어볼 말이 없었다. 아이들이 국물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고, 그 이상을 말하면 오히려 가벼워질 것 같았다.

오후가 되어서야 이안의 천막으로 불려 갔다. 훈련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동안 흙먼지가 발목까지 올라왔다. 북방에서 돌아온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훈련장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목검 부딪히는 소리, 교관이 내지르는 짧은 고함, 넘어진 훈련병이 일어나는 소리. 카일은 그 소리들 사이를 지나쳤다. 한 달 전이었다면 저 안에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다른 쪽에서 걷고 있었다. 그 차이가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서약 양식은 두 종류야."

이안이 말했다. 천막 안 탁자 위에 새 양피지 한 장이 더 놓였다. 카일은 눈을 내렸다. 두 번째 양피지는 첫 번째보다 오래된 것이었다. 귀퉁이가 살짝 말려 있었고, 잉크 색깔이 달랐다.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부스러질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오래 접혀 있던 자국이 선명했다.

"하나는 왕국의 이름으로 싸우겠다는 서약. 기사단 공식 입단 절차야. 이걸 하면 내일부터 너는 기사단 소속이 된다."

이안이 첫 번째 양피지를 손가락 끝으로 눌렀다.

"다른 하나는 오래된 형식이야. 이건 기사단 소속을 얻는 게 아니라, 지키겠다고 스스로 고른 것을 서약에 박아 넣는 거다. 의무가 달라진다."

카일은 두 양피지를 번갈아 봤다.

"어떻게 달라집니까."

"전자는 명령받는 기사. 후자는 명령 이전에 자기 서약이 있는 기사."

이안이 잠깐 멈췄다.

"물론 둘 다 왕국 소속이야. 내가 네 상관인 것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너 자신이 어디서 칼을 드는 사람인지가 달라지는 거지."

밖에서 바람 소리가 났다. 관문 쪽에서 말 울음 소리도 한 번 들렸다. 카일은 탁자를 내려다봤다. 손 안쪽에 낙인 자국이 있었다. 천막 안에서는 그게 잘 보였다. 갑옷 없이 서 있으니 숨길 것도 없었다.

이안이 먼저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밤 안에 결정해라.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내게 가져와."

그가 천막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 번 멈췄다.

"그라스가 쓰러지기 전에 뭐라고 했지."

질문이 아니었다. 카일은 그 사실을 알았다. 이안은 이미 알고 있었다. 카일이 아직 말하지 않은 것까지도.

"왕국의 이름은 언제든 바뀐다고 했습니다."

카일이 천천히 말했다.

"네가 지키는 이름이 왕국보다 먼저 있어야 한다고."

이안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래."

그뿐이었다. 천막 포가 바람에 흔들렸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카일은 혼자 남았다. 두 양피지가 탁자 위에 있었다. 창문 너머 마당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낮은 목소리들이었다. 아직 크게 웃지 않는 아이들이었다. 어제 카일이 이름을 받아 적을 때, 레오가 이름 없는 아이의 칸에 '단'이라고 써넣었다. 레오는 그 뒤로 그 이야기를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카일도 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것 같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레오가 저녁 무렵 숙소 문 앞에 나타난 건 카일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문틀에 기대 서서 말했다.

"내일 서약 있다며."

"예."

"어떤 걸로 할 거야."

카일이 잠깐 말이 없었다. 레오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것이 레오의 방식이었다. 재촉하는 척하면서 사실 기다려주는. 복도 어딘가에서 쇠사슬 끄는 소리가 한 번 났다가 멎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카일이 솔직하게 말했다.

레오가 웃었다. 피식, 하는 소리였다.

"그러면 잘 모르는 거 맞네."

그가 문에서 몸을 떼며 말했다.

"나는 내 서약이 어디서 왔는지 오래 몰랐다. 그냥 하라는 대로 했거든."

그 말의 끝이 아주 조금 낮아졌다. "나중에 알았을 때는 이미 손에 박혀 있었어. 지우기 어려운 것들이."

카일은 레오의 손을 봤다. 레오는 이미 돌아서고 있었다.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멀어졌다. 카일은 그 자리에 서서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레오가 그 말을 꺼내려고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충고인지 경고인지, 아니면 그냥 자기 이야기인지도 구분하지 않기로 했다. 세 가지가 다 맞을 수 있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카일은 두 양피지를 번갈아 읽었다. 글자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왕국 앞에서 싸우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두 번째 양피지에는 한 줄이 더 있었다. 서약하는 자는 자신이 지키겠다고 고른 이름을 이 칸에 직접 쓸 수 있다. 칸이 비어 있었다. 카일은 그 빈칸을 한동안 들여다봤다. 어떤 이름을 써야 하는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쓰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레오가 말한 것처럼. 손에 박히는 것들이 있었다.

카일은 펜을 들었다. 잉크가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읽었다. 그가 쓴 것은 기사단의 이름도, 왕국의 이름도 아니었다. 낙인 아이들의 이름 목록에서 가져온 이름들이었다. 어제 양피지에 받아 적었던 것들. 이름을 두 개 댔던 아이의 이름, 처음부터 이름이 없었다고 말했던 아이의 칸에 레오가 써넣은 단 한 글자. 그것들이 카일의 손에서 서약의 칸을 채웠다. 쓰는 동안 손이 떨리지는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무거운 것을 쓰는데 손이 멀쩡했다.

새벽이 오기 전에 카일은 이안의 천막 앞에 서 있었다. 안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오늘도 꺼지지 않는 불빛이었다. 마구간 쪽에서 젖은 짚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왔다. 카일은 양피지를 한 번 내려다봤다가 입구를 두드렸다.

이안이 양피지를 받아 들고 읽었다. 칸을 채운 이름들을 눈으로 훑었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읽는 속도가 잠깐 느려졌다. 카일은 그것을 봤다.

"이 이름들을 지키겠다는 거냐."

"예."

이안이 양피지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기사단 소속은 유지된다. 명령도 받는다."

그가 카일을 봤다.

"그러나 이 이름들이 위협받을 때 너는 명령 이전에 움직일 것이다. 그 책임은 네가 진다."

"알고 있습니다."

침묵이 짧게 흘렀다. 이안이 다시 말했다.

"레오가 단이라고 쓴 아이. 다음 주가 되면 이름을 하나 더 줄 수 있게 해라."

카일은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이안이 레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카일은 여전히 정확히 몰랐다. 그러나 그 말이 단순한 행정 지시가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이안은 그 아이의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카일도 묻지 않았다. 이안 앞에서는 그런 것들을 묻는 게 아니었다.

밖으로 나오자 하늘이 밝아 오고 있었다. 관문 마당 쪽에서 아침 공기가 흘러왔다. 쇠사슬 냄새와 마구간 냄새가 섞인 공기였다. 카일은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낙인이 있는 손이었다. 그 손으로 서약을 했다. 어떤 이름들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그라스가 죽기 전에 한 말이 맞았다. 지키는 이름이 먼저 있어야 한다. 왕국의 이름은 언제든 바뀐다. 그러나 어제 양피지에 적힌 이름들은 바뀌지 않는다. 그 이름들이 카일의 서약 안에 박혀 있었다. 지우기 어려운 것들이 생겼다. 레오의 말처럼. 카일은 손을 쥐었다가 폈다. 기사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 명예를 얻는 일이 아니라 이름을 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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