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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3화]

두 시진의 무게

작성: 2026.05.26 18:30 조회수: 4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담소령이 나간 것은 오전 해가 한 뼘 남짓 올라왔을 무렵이었다. 두 시진 안에 돌아오겠다고 했다. 서진해는 그 말을 들었고, 막금산도 들었다. 그러나 지금 마당 안에서 그 약속을 기억하는 사람은 서진해뿐인 것 같았다. 막금산은 처마 아래 평상에 걸터앉아 솔잎을 한 줌 집어다 손바닥 위에서 비비고 있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동작이었다. 솔잎 비비는 소리가 조용한 마당에서 유독 크게 들렸다.

"그거 왜 비빕니까."

막금산이 손을 멈추었다. 잠깐 자기 손을 내려다보더니 솔잎을 마당에 털어 버렸다.

"심심해서."

"심심하면 그 편지나 다시 봐요."

막금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게 대답이었다. 서진해는 한숨을 참고 봉투를 다시 꺼냈다. 어젯밤부터 열 번은 더 들여다본 것이었다.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찍힌 문양, 국화인지 매화인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 작은 꽃 한 송이. 선이 굵지 않고 찍는 힘이 고르지 않아서 손으로 직접 파낸 목인(木印)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어디 것인지가 문제였다. 삼 년 전 서진해가 지나쳤던 고성 어귀 약방의 간판 옆에 붙어 있던 바로 그 문양. 기억이 희미했지만 틀리지 않았다. 틀릴 수가 없었다. 그 약방 앞에서 잠깐 발을 멈춘 것은 이유가 있었다. 문 위에 매달린 풍경 소리가 청문파 사람들이 쓰던 것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게 우연이면 세상에 우연이 너무 많은 것이다.

"막금산 선배."

"왜."

"이 편지 보낸 사람, 선배가 직접 아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이름만 아는 사람입니까."

막금산은 솔잎 자국이 남은 손바닥을 한 번 탁 쳤다. 먼지가 조금 날렸다.

"직접 봤으면 그냥 직접 봤다고 했겠지. 이름만 알아. 그것도 오래된 이름."

"얼마나 오래된."

"자네가 태어나기 전."

서진해는 봉투를 내려놓았다. 태어나기 전. 그 말이 뜻하는 것을 따라가면 학영회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문파 사건 이전. 백무결이 이름을 세우기 이전. 그 자리에서 이 봉투 문양이 나온다면, 이것은 단순한 편지가 아니었다. 서진해는 봉투를 다시 집어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손끝에 종이의 결이 느껴졌다. 낡지 않았다. 최근에 만든 것이었다.

마당 한쪽 처마 끝에서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간밤 이슬이 아직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막금산이 평상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다가 멈추었다. 서진해도 그 소리를 들었다. 발소리였다. 가볍고 빠른 발소리였는데, 담소령의 것이 아니었다. 서진해가 일어나기 전에 문이 먼저 열렸다. 열두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였다. 객잔 앞을 오가며 심부름을 하는 아이로 서진해도 얼굴을 몇 번 본 적 있었다. 아이는 숨이 약간 차 있었다. 뛰어온 것이었다.

아이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서 나리한테 드리랬어요."

"누가."

"모자 쓴 아저씨요. 키 크고 갓 눌러쓴."

갓 눌러쓴 키 큰 남자. 그 묘사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서진해는 봉투를 받았다. 아이는 동전 한 닢을 받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봉투는 무겁지 않았다. 접힌 쪽지 하나가 전부인 무게였다.

막금산이 평상에서 내려와 옆으로 다가왔다. 서진해는 뜯지 않고 잠깐 봉투 겉면을 살폈다. 문양은 없었다. 봉인도 없었다. 그냥 한 번 접어 넣은 것이었다. 막금산이 팔짱을 끼고 옆에 서서 봉투를 내려다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잠깐 침묵이 흘렀다.

"뜯어봐."

서진해가 뜯었다. 쪽지 안에는 다섯 글자가 적혀 있었다.

_연화루 삼 층._

그게 전부였다. 연화루라면 이 거리에서 두 블록 남짓 떨어진 찻집이었다. 이름이 거창할 뿐 실제로는 낡은 누각에 탁자 몇 개를 놓은 곳이었다. 서진해는 쪽지를 두 번 읽었다. 글씨는 단정했다. 급하게 쓴 것이 아니었다.

막금산이 쪽지를 들여다보다가 나직하게 말했다.

"소령이 거기 있는 건 아닐까."

서진해도 그 가능성을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담소령이 혼자 나간 것이 조사 위원회 명단에서 입을 다물었던 그 이름을 확인하러 간 것이라면, 연화루라는 자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쪽지를 보낸 사람이 담소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담소령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따로 존재하고, 그 사람이 서진해를 그쪽으로 이끌고 있다는 뜻이 된다. 도움인지 경고인지, 그것도 아직 알 수 없었다.

"같이 갑니까."

막금산이 물었다.

서진해는 잠깐 생각했다. 막금산이 따라오면 편하지만 그만큼 눈에 띈다. 막금산의 얼굴은 강호 안에서 완전히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선배는 여기 계세요. 담소령 선배가 혹시 먼저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

막금산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반박은 하지 않았다. 그것 역시 대답이었다. 서진해는 검을 챙겼다. 차고 나가려다가 잠깐 멈추었다.

"선배, 혹시 윤세하 대사형 어젯밤 어디 다녀온 거 알아요?"

막금산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었다. 딱 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서진해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모르지."

막금산이 말했다.

"자네한테 말 안 했으면 나한테도 말 안 했겠지."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막금산이 잠깐 굳었던 것도 틀리지 않았다. 서진해는 더 묻지 않았다. 지금 당장 끌어낼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돌아와서 물을 것이었다.

삭풍객잔 마당을 나서면서 서진해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구름이 얕게 깔려 있었다.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찼다. 옷깃 사이로 바람이 파고들었다. 연화루까지는 걸어서 사오 분 거리였다. 그 짧은 거리가 오늘은 조금 길게 느껴졌다.

거리는 낮 장사가 한창이었다. 두부 장수가 달구지를 끌고 지나가고, 포목전 앞에서는 여인네 둘이 천을 두고 흥정을 하고 있었다. 서진해는 그 사이를 걸으면서 연화루 쪽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를 계속 생각했다. 조사 위원회 명단을 아는 사람. 담소령이 그 명단에서 말하지 않은 이름을 아는 사람. 그리고 막금산에게 봉투를 보낸 사람과 같은 선 위에 있는 사람. 세 가지 조건이 겹치는 자리에 누가 있는지,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연화루 입구에서 서진해는 잠깐 멈추었다. 낡은 현판 아래 처마가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안에서 차 끓이는 냄새가 흘러나왔다. 계단을 오르면서 서진해의 손이 검 손잡이 쪽으로 자연스럽게 갔다. 삼 층이라고 했다. 삼 층은 창가 쪽 자리가 많고, 내려다보기는 좋지만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계단 하나하나를 밟을 때마다 낡은 나무가 삐걱거렸다. 소리를 죽이려 해도 죽여지지 않는 종류의 소리였다.

계단 끝에서 서진해가 멈추었다.

담소령이 거기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서진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중년의 남자로, 갓을 쓰고 있었다. 키가 커 보였다. 두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주고받고 있었고, 담소령의 손 위에 종이 한 장이 펼쳐져 있었다. 창으로 들어오는 낮 햇살이 그 종이 위에 비스듬히 걸쳐 있었다. 글씨가 빽빽했다.

담소령이 먼저 서진해를 보았다. 그 눈빛이 복잡했다. 놀랐다기보다는, 예상은 했지만 조금 일렀다는 표정이었다. 서진해를 향해 무언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맞은편 남자도 고개를 돌렸다. 서진해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의 눈빛은 차분했다.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눈빛이었다.

남자가 먼저 말했다.

"서진해 협사."

목소리가 낮고 건조했다.

"담 협사가 자네 이야기를 하던 참이었네."

서진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담소령의 손 위에 펼쳐진 종이가 눈에 걸렸다. 글씨가 가득 적혀 있었다. 명단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이름들이었다. 서진해는 그 이름들을 읽으려 했지만 거리가 멀었다.

담소령이 그 종이를 조용히 접었다.

손동작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서진해는 그 손동작 하나에서 모든 것을 읽었다. 보여 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이라는 말이 그 접힌 종이 안에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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