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2-10화]

배달복의 무게

작성: 2026.05.26 18:17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여덟 시 이십 분, 이겸은 탕비실에서 종이컵을 집어 들다가 멈췄다. 커피가 아니라 물이었다. 그래도 마셨다. 입안이 건조한 것은 어젯밤부터였고, 건조함의 이유는 수면 부족과는 달랐다. 박시우가 건네려던 봉투가 사라진 자리, 카트 손잡이에 남아 있던 온기—그것이 자정 이후로도 손가락 끝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이겸은 종이컵을 구겨 쓰레기통에 던지고 창밖을 봤다. 아직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이었다. 복도 끝에서 청소 카트 바퀴 소리가 들렸다가 멀어졌다.

해진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 이겸은 그 사실을 확인하면서 가방 안에서 작업복 한 벌을 꺼냈다. 총무팀 창고에서 전날 저녁 미리 챙겨 둔 것이었다. 베이지색 점퍼에 등판에는 'TJ 물류'라는 자수가 박혀 있었다. 이겸은 그것을 책상 위에 펼쳐 놓고 잠깐 바라봤다. 회귀 전, 마지막 밤에도 이런 선택을 한 적이 있었다. 직접 손에 쥐는 것. 그 결과가 어떻게 끝났는지를 이겸은 아직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점퍼 안감에서 오래된 땀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다른 사람이 입던 것이었다. 이겸은 그 냄새를 맡으면서 지퍼를 올렸다.

"팀장님, 일찍 오셨네요."

뒤에서 해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겸은 작업복을 한 번 접어 가방 안에 밀어 넣고 돌아봤다. 해진은 커피를 두 잔 들고 있었다. 한 잔을 이겸 쪽으로 내밀며 책상 앞에 섰다. 시선이 이겸의 가방 쪽으로 한 번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묻지는 않았다.

"어제 복구 결과요."

해진이 먼저 꺼냈다.

"민가온 씨가 추가 파일 보냈어요. 계좌 구간은 아직 미완이고, 이니셜 두 개랑 날짜 구간은 정렬됐다고요."

이겸은 커피를 받아 들었다. 온도가 적당했다.

"봤어?"

"제목만요."

해진이 대답했다. 잠깐 사이가 있었다.

"열어야 하나 싶었는데, 팀장님이 먼저 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그 문장이 이겸의 귀에서 한 박자 늦게 가라앉았다. 해진이 기다렸다는 뜻이었다. 이겸은 고맙다고 말하려다 대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고마운 것과 불편한 것이 같은 온도로 섞이는 감각이었다. 해진이 기다린 것이 이겸을 향한 신뢰인지, 아니면 결과물 앞에서 먼저 손대지 않겠다는 자기 보호인지—이겸은 그 경계를 아직 읽지 못했다.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파일을 열었다. 이니셜 두 개. 날짜 구간. 이겸의 눈이 그 위를 천천히 지나갔다. 수첩 안의 이름과 겹치는 자리가 있었다. 이겸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오전 아홉 시가 되기 전에 이겸은 사무실을 나섰다. 해진에게는 총무팀 서류 확인 건이라고 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총무팀을 경유해서 가는 것뿐이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했다. 12층에서 지하 2층까지—박시우가 카트를 끌었던 경로를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는 것이었다. 계단실 문을 밀기 전에 이겸은 복도 양쪽을 한 번 훑었다. 아무도 없었다. 문을 밀었다.

12층 계단실 입구에서 작업복을 입었다. 손목까지 지퍼를 올리고 나니 거울 없이도 달라진 게 느껴졌다. 이겸은 계단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11층, 10층. 발소리가 계단통 안에서 작게 울렸다. 콘크리트 벽에서 냉기가 올라왔다. 감시 카메라가 계단실 꺾이는 지점마다 한 대씩 붙어 있었다. 각도가 문쪽을 향하고 있어서 계단 자체는 사각지대였다. 이겸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봉투를 이 경로로 내리려 했던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도 같은 경로를 알고 있었다는 결론이 이어졌다. 이겸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9층 계단실 꺾이는 지점에서 이겸은 멈췄다. 바닥에 흰 선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카트 바퀴가 반복적으로 지나간 자국이었다. 방향이 두 가지였다—아래로 내려간 자국과 위로 올라간 자국. 이겸은 쪼그려 앉아 바닥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먼지가 얇게 쌓인 부분과 닦인 부분이 교차했다. 닦인 부분이 더 최근이었다. 내려올 때는 벽에 붙어서, 올라갈 때는 중앙을 타고 갔다. 카트를 모는 방식이 달랐다는 의미였다. 사람이 달랐거나, 짐의 무게가 달라졌거나. 이겸은 손가락 끝의 먼지를 털고 일어섰다. 두 번 더 내려가야 했다.

지하 2층 주차장 쪽 계단실 문을 밀었을 때 냄새가 먼저 왔다. 습한 콘크리트와 오래된 환기 필터 냄새.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고 있었다. 이겸은 문 옆 벽을 따라 걸었다. 주차장 관리실 왼쪽, 소화기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퉁이. 이겸의 발이 그 앞에서 멈췄다.

소화기 뒤쪽에 캐비닛이 있었다. 회색 철제, 잠금 손잡이. 표면에 스티커 두 장이 붙어 있었다—하나는 소방 점검 스티커였고, 하나는 아무 글씨도 없는 흰 스티커였다. 이겸은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잠겨 있었다. 손잡이 아래 자물쇠 홈에 긁힌 자국이 있었다.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금속이 새로 긁힌 자국은 형광등 빛을 받아 은색으로 반짝였다. 이겸은 손가락을 그 홈에 가져갔다가 멈췄다. 지문을 남길 자리가 아니었다. 소매 끝으로 손잡이를 한 번 닦고 물러섰다.

이겸은 핸드폰을 꺼내 자물쇠 홈을 가까이에서 찍었다. 흔들리지 않게 양손으로 고정했다. 사진 두 장. 그리고 캐비닛 전체를 찍었다. 소화기 위치, 벽과의 간격, 스티커 위치까지. 이겸의 손이 찍는 동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때 손을 먼저 쓰는 습관은 이번 생에서 다시 만든 것이었다. 형광등이 다시 한번 깜빡였다. 이겸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왔던 방향으로 돌아섰다.

계단으로 돌아올 때 이겸은 다시 한번 9층 바닥을 봤다. 카트 자국의 방향을 머릿속으로 다시 그렸다. 박시우가 봉투를 들고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 게 아니었다. 누군가가 카트를 위로 끌고 올라가서 봉투를 가져갔다. 그 손은 박시우의 손이 아니었다. 이겸은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소리가 아까보다 조금 빨랐다.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해진이 이겸을 봤다. 시선이 이겸의 손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이겸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해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겸은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작업복 냄새가 아직 점퍼 안에 남아 있었다. 이겸은 그것을 느끼면서 수첩을 꺼냈다.

"해진아."

해진이 돌아봤다.

"지하 2층 주차장 소화기 쪽 캐비닛 담당 부서 알아봐 줘. 총무팀 관할인지, 시설팀인지. 잠금 키 누가 갖고 있는지."

해진은 메모를 적기 시작했다. 펜이 움직이는 동안 이겸은 핸드폰 안의 사진을 다시 열었다. 자물쇠 홈의 새 긁힘. 그 캐비닛이 봉투의 최종 도착지인지, 아니면 경유지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다만 거기에 최근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는 사실은 이제 이겸의 지도 위에 올라왔다. 이겸은 수첩을 꺼내 오늘 날짜 아래에 한 줄을 추가했다.

'지하 2—캐비닛—긁힘—다른 손.'

그 아래 물음표 하나.

해진이 문의를 넣는 순간, 그 조회가 먼저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이겸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막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막으면 캐비닛에 아무도 손대지 않는다. 흔들어야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 이겸은 그 계산을 수첩에 쓰지 않았다. 쓸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었다.

감시가 루트를 먼저 알고 있었다면, 그 감시는 루트를 설계한 사람과 가까운 데 있다. 이겸이 박시우에게 접근한 방식, 경로를 고른 기준—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좁았다. 이겸은 수첩을 덮으며 창밖을 봤다. 해가 거의 다 올라와 있었다. 먼지가 빛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각도였다. 이겸은 그 먼지를 보다가 눈을 내렸다. 손에 쥔 것은 사진 두 장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이겸이 확인한 것은 단서가 아니라 거리—감시와 자신 사이의 좁아진 거리였다. 아직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많은 아침이었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