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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1화]

마지막 선을 넘기 전

작성: 2026.04.16 10:59 조회수: 118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루키안이 떠난 지 사흘째 되는 날 아침, 북쪽 본창고 처마에는 어젯밤 눈이 얇게 걸려 있었다. 처음 돌아온 날 텅 빈 모습을 드러냈던 서쪽 비상 창고와 달리, 이곳에는 아직 자루가 남아 있었다. 문제는 남은 것보다 장부에서만 남아 있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베네트 마센은 창고 문 앞에서 두 손으로 열쇠를 감싸 쥐고 있었다. 성에서는 모두 그를 마센 영감이라 불렀지만, 오래된 고용 장부에는 베네트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엘리안은 그 이름 둘을 한 사람에게 돌려놓듯 천천히 불렀다.

“베네트 마센. 두 번째 수레가 북문으로 빠진 뒤 어디서 멈췄는지, 기억나는 게 있습니까.”

노인은 입술을 적셨다. “동쪽 경사면 아래에 폐쇄된 제분소가 있습니다. 토르빈이 겨울마다 수레바퀴를 갈던 곳입니다. 어제부터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지금 말했으니 됐습니다.”

엘리안은 꾸짖지 않았다. 늦은 증언을 벌주는 순간 다음 사람은 더 오래 침묵한다. 대신 하르트에게 마센의 진술 시각과 입회자를 적게 했다. 하르트는 묻지 않고 장부를 펼쳤다.

성벽 위에서 뿔나팔이 한 번 울렸다. 봉화가 아니라 접근 신호였다.

세라는 이미 동쪽 망루에 올라가 있었다. 회색늑대의 단장답게 지시를 내리는 목소리는 짧았고, 부하들은 한 번 들은 자리로 흩어졌다. 엘리안이 계단을 오르자 그녀가 관목 너머를 턱으로 가리켰다.

“발굽 여덟. 수레 하나. 제분소 쪽에서 나왔어요.”

“곡물을 옮기려는 걸까요.”

“아니면 증거째 태우려는 거겠지.”

경사면 아래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작은 불이었지만 바람은 성 쪽으로 불고 있었다. 엘리안은 제분소와 베른 소촌 사이의 좁은 길을 머릿속에 그렸다. 적은 추격을 유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지난 두 번처럼 뒤를 쫓으면 준비된 퇴로로 끌려간다.

“쫓지 않습니다. 제분소와 마을 사이를 막죠.”

세라의 눈이 가늘어졌다가 풀렸다. “내가 앞을 막고, 당신이 불부터 잡아요. 사람과 자루를 같이 살리려면 순서가 그겁니다.”

열세 명이 성문을 나섰다. 회색늑대 여덟, 로벨 수비대 다섯이었다. 동쪽 세 마을에는 종을 두 번만 울리게 했다. 싸우러 나오라는 신호가 아니라 집 안에 머물고 우물 덮개를 열어 두라는 신호였다. 엘리안은 장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았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이탈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됐다.

폐쇄된 제분소가 보였을 때, 불은 곡물 자루를 덮은 방수포 끝에 붙어 있었다. 검은 외투를 입은 자들이 수레를 돌리려 했고, 한 사람은 문서 뭉치를 화로에 던지려 했다. 얼굴은 두건에 가려졌지만 몸놀림은 산적과 달랐다. 서로의 자리를 알고 움직이는 고용병이었다.

세라가 오른손을 들자 회색늑대가 길을 반으로 갈랐다. 정면을 밀지 않고 수레 앞뒤를 끊었다. 엘리안은 수비대 둘과 우물로 달렸다. 젖은 담요가 방수포 위로 떨어지고, 불붙은 끈이 진흙에 처박혔다. 연기 속에서 누군가 말에 오르려는 소리가 났다.

“토르빈!”

마센이 말한 큰 모피 외투였다. 남자는 이름을 듣자 고개를 돌렸다. 그 반 박자로 얼굴이 드러났다. 밀렌 여인숙에서 보았던 상인이었다.

토르빈은 칼을 뽑지 않았다. 대신 품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루키안이 없었어도 그것이 불을 키우는 기름이라는 건 냄새로 알 수 있었다. 엘리안이 방패 모서리로 손목을 쳤다. 병이 눈 위에 떨어졌고 세라의 부하 브린이 장화로 짓눌렀다.

“살려서 잡아.”

세라의 명령이 먼저였다.

토르빈을 호위하던 자들은 오래 버티지 않았다. 둘은 관목 너머로 달아났고 셋은 무기를 버렸다. 세라는 추격대를 내지 않았다. 대신 부하 하나를 높은 바위에 세워 퇴로와 인원을 기록하게 했다. 잡은 사람보다 놓친 방향까지 남겨야 다음 싸움이 달라진다는 판단이었다.

달아난 자들이 남긴 흔적도 아무렇게나 밟지 않았다. 브린은 발자국 둘레에 나뭇가지를 꽂고, 잘린 말안장 끈과 떨어진 쇠단추를 각각 천으로 감쌌다. 쇠단추 뒷면에는 베도르 상단의 옛 표식과 닮은 세 갈래 홈이 있었지만, 엘리안은 그것을 보고도 베도르의 물건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닮았다는 말과 같다는 말 사이에는 재판 하나가 들어갈 만큼 큰 틈이 있었다.

무기를 버린 세 사람 가운데 하나는 허벅지를 다쳤다. 세라의 의무병이 먼저 피를 막았고, 하르트가 도착한 뒤 이름과 소지품을 따로 적었다. 포로의 입을 열기 위해 상처를 방치하지 않는다는 기준도 기록에 남았다. 토르빈은 그 광경을 보면서 두 번 고개를 들었다. 자신도 살아서 성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믿는 얼굴이었다.

엘리안은 제분소 문에 로벨가 봉인 하나와 회색늑대 봉인 하나를 나란히 걸었다. 어느 한쪽이 혼자 열었다는 의심이 남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다. 세라는 봉인끈을 당겨 본 뒤 짧게 말했다.

“이제 안쪽에 뭐가 있든 둘 다 책임져야겠군요.”

“그게 동맹의 첫 모양일 수도 있겠죠.”

“아직 계약 전입니다.”

“그래서 첫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제분소 안에는 군량 자루 서른여덟 개가 있었다. 서른한 개는 봉인이 살아 있었고, 일곱 개는 물과 기름에 젖어 따로 격리해야 했다. 로벨 문장이 잘려 나간 자리 아래에는 같은 창고 표식이 남아 있었다. 한쪽 벽에서는 빈 자루 열두 장과 라이든 상단의 육각 봉인이 찍힌 운송표가 나왔다.

엘리안은 자루를 바로 성으로 옮기지 않았다. 하르트와 마센, 베른 소촌 대표가 도착할 때까지 문을 봉했다. 누가 무엇을 발견했고 몇 자루가 어느 상태였는지 세 사람이 함께 세었다. 토르빈의 주머니에서는 북쪽 본창고의 두 번째 열쇠와 납품 날짜가 적힌 쪽지가 나왔다. 쪽지 끝에는 베도르 상단의 옛 표식이 있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토르빈이 처음으로 말했다. 입술이 떨렸지만 눈은 엘리안을 보지 않았다.

“그 말은 오늘 여기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엘리안이 대답했다. “당신은 성 안 감시실에 구금합니다. 진술은 입회자 앞에서 받고, 쪽지와 열쇠는 따로 봉인합니다.”

세라가 그를 잠깐 바라봤다. “목을 베는 편이 빠를 텐데.”

“빠른 결론을 원했으면 장부를 펼치지 않았을 겁니다.”

세라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그 답은 마음에 드네요.”

해가 기울 무렵 회수 수레가 성문을 통과했다. 되찾은 서른한 자루가 전부였다. 겨울을 넉넉히 날 양은 아니었다. 사라진 군량의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었다. 그래도 빈 숫자 하나가 실제 무게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성문 안쪽에는 동쪽 세 마을 사람들이 조용히 서 있었다. 환호는 없었다. 마센이 자루마다 표식을 확인했고, 하르트가 수량을 읽었다. 아이 하나가 손가락으로 자루를 세다가 서른을 넘기자 다시 처음부터 세었다.

그때 북문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루키안이었다. 외투 한쪽이 찢어져 있었고, 가죽 지갑은 품 안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말에서 내린 그는 되찾은 자루와 묶인 토르빈을 차례로 본 뒤 엘리안 앞에 섰다.

“늦었군.”

엘리안이 말했다.

“이름을 가져오느라 그랬습니다.”

루키안은 웃지 않았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겠습니다. 식당에 모두 모이면 말하죠.”

엘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되찾은 자루들이 안마당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전부는 아니었고, 승리라고 부르기에도 적었다. 그러나 성 안에서 사라진 것이 성 안으로 돌아왔고, 도망친 사람 하나가 살아서 대답할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 선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그 선 앞에서 누구도 혼자 기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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