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안이 성문을 나선 지 두 시간이 채 안 됐을 때, 망루 보초가 소리를 질렀다.
"북쪽. 연기입니다."
엘리안이 계단을 올랐다. 망루 위에서 보이는 것은 낮고 검은 연기였다. 불길이 크지 않았다. 들판을 태우는 것도,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아니면 실수로 낸 불인지. 두 가지 가능성을 저울에 올리는 데 반 호흡이면 충분했다. 북문. 토르빈의 두 번째 수레가 빠져나간 방향이었다. 엘리안은 보초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르트 영감 불러. 세라 단장도."
세라는 이미 올라오고 있었다. 계단 중간에서 올려다보는 눈이 연기 쪽을 먼저 찾았다. 가죽 장갑을 끼면서 올라왔고, 허리에 찬 단검 손잡이가 계단 난간에 한 번 부딪혔다. 쇳소리가 짧게 났다.
"얼마나 됐어?"
"방금 전."
"움직이는 게 보이나?"
보초가 고개를 저었다. 세라가 성벽 끝으로 걸어가 난간에 손을 짚었다. 겨울 아침 빛 아래 그 연기는 생각보다 또렷했다. 멀지 않았다. 북문에서 말을 달리면 한 시간 안쪽.
"마을이 하나 있어. 저 방향이면 베른 소촌."
엘리안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마센 노인이 이따금 거론하던 곳이었다. 겨울 내내 로벨 성에 채소를 대는 작은 마을. 주민이 서른 명 남짓. 지난달에 엘리안이 직접 세금 유예 문서에 서명했던 곳이기도 했다.
세라가 뒤도 안 돌아보고 물었다.
"병력 몇 명 뺄 수 있어?"
"수비대 열여섯. 지금 당장은."
"나도 열 명 붙일게. 합쳐서 스물여섯." 세라가 난간에서 손을 뗐다. "숫자는 충분해. 문제는 뭘 마주치느냐지."
하르트가 올라왔을 때 두 사람은 이미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집사장은 연기를 보고 잠깐 멈췄다가, 아무 말 없이 따라 내려왔다. 그 침묵이 엘리안의 등에 닿았다. 하르트가 말을 삼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일이 있을 때였다.
안마당에서 수비대가 집결했다. 열여섯 명 중 실전 경험이 있는 것은 아홉. 나머지는 작년에 뽑은 신병들이었다. 갑옷 여밈이 어설픈 녀석이 둘이었고, 창을 쥔 손이 이미 땀에 젖어 있는 녀석도 있었다. 세라의 용병 열 명은 말에 올라탈 때 소리 하나 없었다. 장비를 고르는 손이 빨랐다. 군량 창고 앞에서 끊임없이 흙을 발로 차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엘리안은 그 차이를 새삼 느꼈다. 무거웠다. 우리 쪽 신병들이 세라의 사람들 옆에 섰을 때 풍기는 어색한 침묵이, 군량 수치보다 더 직접적인 문제였다.
"엘리안 영주."
세라가 말 위에서 불렀다. 엘리안이 올려다봤다.
"앞에 있을게. 당신은 후위 정리하고 따라와. 합류 지점은 베른 소촌 입구 느릅나무."
명령이었다. 협상 테이블에서와는 다른 말투였다. 엘리안은 반박하지 않았다. 세라가 이쪽 지형에 대해 더 알고 있었고, 엘리안의 수비대가 단독으로 선두를 맡으면 신병들이 흔들릴 것이었다. 자존심보다 빠른 계산이었다. 엘리안이 자신의 말에 오르면서 신병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열일곱쯤 됐을 얼굴이었다. 엘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베른 소촌으로 가는 길은 얼어붙은 흙길이었다. 말발굽 소리가 단단하게 울렸다. 세라의 용병들이 앞서 달리고, 엘리안의 수비대가 뒤를 따랐다. 찬 공기가 갑옷 사이로 파고들었다. 신병들의 숨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엘리안은 그 침묵이 공포인지 집중인지 구분하려다 그만뒀다. 어차피 도착하면 알 수 있었다.
베른 소촌에 닿았을 때 불은 헛간 하나에서 꺼져 가고 있었다. 연기는 아직 남아 있었고, 마을 입구에 수레 두 대가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짐이 쏟아져 있었다. 곡물 자루였다. 엘리안의 눈이 그것에 멈췄다. 세라가 이미 내려서 쓰러진 수레 주변을 훑고 있었다. 용병 두 명이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머지는 외곽을 둘러쌌다. 소리 없이, 군더더기 없이.
"사람은?"
마을 안쪽에서 노인 하나가 나왔다. 무릎이 떨리고 있었다.
"새벽에 왔습니다. 다섯 명. 변경 유랑단이라고 했는데... 수레를 빼앗으려 했어요. 저항하니까 불을 질렀습니다."
"다친 사람."
"두 명이요.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세라가 용병들에게 눈짓을 했다. 세 명이 마을 외곽으로 흩어졌다. 흔적을 읽는 것이었다. 엘리안은 쓰러진 수레 옆에 쪼그려 앉아 곡물 자루를 살폈다. 자루 한쪽에 표식이 있었다. 납품 상단 표식. 라이든 방향으로 올라가야 할 물건들이 왜 여기 있었는지, 엘리안은 그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표식 위를 한 번 짚었다가 뗐다. 천 위에 잉크가 번진 자국이 선명했다.
용병 하나가 돌아왔다.
"도주 방향 확인했습니다. 북동쪽. 말발굽 자국 다섯 개. 서두르지 않은 속도입니다."
세라가 엘리안을 봤다. 엘리안도 세라를 봤다.
"쫓지 않아."
세라가 먼저 말했다. 엘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쫓을 이유가 없어. 저들이 여기서 무엇을 확인하려 했는지가 더 중요해."
세라가 짧게 코웃음을 쳤다. 반박이 아니었다. 동의에 가까운 소리였다. 용병 하나가 뒤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다섯 명이 서두르지 않고 물러났다는 게 더 불편하네요."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을 정리하는 데 오전 시간이 다 갔다. 쓰러진 수레를 세우고, 헛간 불이 번지지 않도록 성벽 쪽 빈 창고에서 물을 길어 왔다. 수비대 신병들이 땀을 흘리며 일했다. 세라의 용병들은 그 옆에서 효율적으로, 그리고 무심하게 같은 일을 했다. 싸움이 없는 자리에서 두 집단이 처음으로 어깨를 맞댄 것이었다. 어색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물통을 넘겨주고 받는 손이 처음보다 자연스러워졌다. 엘리안은 그것을 지켜보면서 이 주라는 시간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의 문제였다.
돌아오는 길에 세라가 말을 엘리안 옆으로 붙였다.
"그 수레. 봤지."
"봤어."
"납품 표식." "응."
세라가 앞을 보면서 말했다.
"저게 우연으로 거기 있지는 않아. 누군가 일부러 그 마을에 묶어 뒀거나, 이동 중에 중간 거점으로 쓴 거거나."
"루키안이 라이든에서 확인할 것들이 하나 더 늘었네."
"이 주 안에 답이 안 오면." 세라가 말을 멈췄다. 잠깐이었다. "영주, 나는 숫자만 보는 사람이 아니야. 알지?"
엘리안이 고개를 돌렸다. 세라의 눈이 정면을 향해 있었다. 말 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였다. 엘리안은 그 옆얼굴을 한 박자 보다가 대답했다.
"알아."
그게 전부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성문 안으로 들어왔다.
하르트가 안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안이 말에서 내리자 집사장이 한 걸음 다가왔다. 오전 내내 말을 아꼈던 사람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손을 앞에 모은 자세는 평소와 같았지만, 눈이 달랐다. 뭔가를 오래 들고 있다가 이제 내려놓으려는 사람의 눈이었다.
"베른 소촌에서 발견한 수레. 저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엘리안은 하르트를 봤다. 집사장의 눈에는 평소의 절제 뒤에 다른 것이 있었다. 짐을 내려놓으려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엘리안은 대답하기 전에 잠깐 멈췄다. 하르트가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드문 일이었다. 수레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는지, 아니면 그 표식을 전에도 본 적이 있는 것인지. 두 질문이 동시에 올라왔다.
"저녁에 이야기하죠."
엘리안이 말했다. 하르트가 고개를 숙였다. 그 고개가 올라오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렸다. 안마당에 겨울 해가 길게 누워 있었다. 루키안은 지금쯤 라이든 방향으로 한참 들어가 있을 것이었다. 베른 소촌의 수레, 납품 표식, 북동쪽으로 도주한 발굽 자국. 조각들이 더 늘었다. 맞춰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엘리안은 그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이 지금보다 훨씬 불편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