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컬링 스포츠 성장물 23화

빙판 위 다섯 센티

측면에서 열린 길

중앙이 비어 있었다. 소라온은 그 빈 얼음을 보다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봤다. 지역리그 첫 경기가 중반으로 들어가는 동안 한강팀은 자꾸 바깥으로 길을 냈다. 중앙을 막으면 어디로 들어올지 알 것 같았던 연습과 달랐다. 점수판에는 아직 영 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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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이 비어 있었다. 소라온은 그 빈 얼음을 보다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봤다. 지역리그 첫 경기가 중반으로 들어가는 동안 한강팀은 자꾸 바깥으로 길을 냈다. 중앙을 막으면 어디로 들어올지 알 것 같았던 연습과 달랐다. 점수판에는 아직 영 대 일이었다.

한강팀이 먼저 던지고 노란 팀은 해머를 가졌다. 정태문이 오른쪽 코너를 가리켰다. 상대 리드의 첫 가드가 그 앞에 섰다. 라온은 첫돌을 받아 반대 측면에 가드를 놓았다. 상대 리드의 둘째가 자기 코너가드 뒤로 돌아갔다. 하우스 안에 빨간 득점 후보가 생겼다.

라온은 그제야 상대 가드와 뒤의 돌을 함께 봤다. 자기 첫 가드까지 더하면 양쪽 코너가 길처럼 벌어져 있었다. 중앙 목표만 바라볼 때는 둘 다 바깥의 배경이었다. 지금은 점수가 그 뒤에 있었다.

진수는 리드 둘째로 상대 코너가드를 가볍게 밀어 각을 열자고 했다. 밖으로 치우는 샷은 아니었다. 가드를 얼음 밖으로 보내지 않고 옆으로 조금 옮겨 뒤의 돌을 보려는 탭이었다. 라온은 남길 위치를 복창했다. 이번 엔드 첫 접촉 시도였다.

돌이 가드의 얇은 옆면이 아니라 더 안쪽을 맞았다. 둔한 소리가 났다. 가드는 뒤로 조금 옮겨졌지만 남아 있었고, 라온의 돌도 그 근처에 멎었다. 뒤의 빨간 돌은 절반만 보였다. 라온은 손을 내리지 못하고 그 반원을 봤다.

상대 세컨드가 첫돌을 받아 중앙 안쪽에 발판을 만들었다. 정태문은 노란 팀이 설명을 끝내기를 기다려 줄 필요가 없었다. 정해 둔 다음 돌을 준비했다. 라온은 자기 스틱을 무릎 위에 놓았다. 자신의 두 번은 이미 끝났다.

“얼마나 열렸어요?”

혜주가 물었다. 다음 투구자였다. 라온은 거의 열렸다는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빨간 돌의 반만 보였다. 나머지 반은 가드 뒤에 있었고, 자기 눈도 그쪽을 보고 싶지 않았다.

“제가 두껍게 맞혔습니다. 절반만 열렸어요.”

그가 손으로 노출선을 그렸다. 윤혜주는 하우스 쪽으로 자리를 바꿔 같은 선을 봤다. 그녀가 고개를 조금 더 움직이자 보이는 면도 달라졌다. 라온은 원래 있던 가드와 지금 가드의 위치를 차트에서 각각 짚었다. 지워서 하나로 만들지 않았다.

단비가 스틱 끝으로 허공에 선을 그었다.

“저 반이면 얇게 맞혀 뺄 수 있어요.”

진수는 남은 돌 수를 확인했다. 지금 제거에 실패하면 가드만 건드리고 상대 뒤의 돌은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 중앙으로 들어가 한 점을 주더라도 두 점을 만들 길부터 좁히자는 목표가 나왔다.

“그러면 저걸 끝까지 놔둬요?” 단비가 물었다.

“끝까지 놔둘지는 다음 배치로 정해. 지금 혜주 씨 돌은 중앙.”

라온은 두 사람 사이에서 손을 무릎 밑으로 감췄다. 둘이 다투는 이유를 자기 돌이 만들어 놓았다. 가드를 더 얇게 맞혔으면 다음 목표는 간단했을 것 같았다. 그는 방금 접촉할 때의 소리를 다시 생각했다. 아무리 떠올려도 소리가 얇아지지는 않았다.

“라온 씨, 이 선 맞습니까?”

진수가 물었다. 라온은 차트에서 손을 뗐다가 다시 들었다. 자기 실수 뒤에서 말을 더 하면 핑계가 되는 줄 알았다. 진수는 핑계가 아니라 어디가 보이는지 묻고 있었다.

“제가 그린 건 가드 바깥에서 보는 선입니다. 투구 쪽에서는 여기까지예요.”

그는 실제 방향으로 선을 고쳤다. 단비가 몸을 옮겨 확인했다. 혜주가 같은 위치를 보고 복창했다. 라온의 한 번 더 말한 문장이 그녀가 겨냥할 중앙 드로와 연결됐다.

혜주의 첫돌이 빈 중앙으로 들어갔다. 코너 뒤 빨간 돌보다 멀었지만 그 안쪽으로 둘째 빨간 돌이 함께 들어올 쉬운 정면을 좁혔다. 라온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누군가 자기 돌을 치워 주어야만 다음 동작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한강 세컨드의 둘째가 다시 바깥으로 돌았다. 오른쪽 코너 쪽으로 들어가는 경로였다. 길이는 조금 길었다. 혜주는 둘째를 받아 중앙의 남은 자리를 채웠다. 첫 드로보다 높이가 달랐다. 정태문이 그 두 돌을 보고 서드에게 새 접점을 불렀다.

라온은 혜주가 차트에 두 점을 찍는 것을 기다렸다. 자기 가드 뒤의 잘못된 점도 그 옆에 있었다. 종이는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혜주가 그 종이를 단비에게 돌렸다.

“여기 남으면 오른쪽에서 두 돌을 다 치기 어려워져요.”

단비는 공격선을 아직 보고 있었다. 진수가 중앙 드로의 목적을 다시 설명하자 그녀가 라온에게 물었다.

“그때 가드에서 손이 어디로 빠졌어요?”

“생각한 것보다 늦게요. 헤드가 바깥으로 빠져야 했는데 오래 따라갔습니다.”

단비는 그 말을 듣고 목표선에서 손을 내렸다. 라온이 자기 몸을 탓받는다고 느낄까 봐 말을 고르는 표정은 아니었다. 다음 돌에서 같은 접촉을 만들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그 편이 견딜 만했다.

한강 서드의 첫돌이 중앙 드로 옆을 밀어 길을 만들었다. 단비는 첫 투구로 남은 중앙 자리에 들어갔다. 상대의 가장 가까운 빨간 돌까지 치우는 샷은 아니었다. 두 점을 쉽게 더할 자리를 줄였다. 라온은 돌이 멈추자 먼저 점수를 세려 했다가, 상대 서드가 자신의 둘째 돌을 준비하는 것을 봤다.

그 빨간 돌이 코너의 바깥을 타고 들어왔다. 하우스에 더해졌지만 첫 득점 후보보다 멀었다. 단비는 둘째에서도 얇은 제거를 원했다. 진수는 현재 한 점인 모양과 제거에 실패했을 때 두 점이 되는 모양을 차트에 함께 짚었다.

“맞히면 편해지긴 해요.”

단비가 말했다.

“빗나가도 우리가 쓸 돌은 줄어.”

진수의 답에 단비가 기록지를 봤다. 라온이 맞힐 뻔한 가드 반쪽을 오래 보고 싶었듯, 단비도 뺄 수 있을 것 같은 빨간 돌을 놓기 어려웠다. 그녀는 숨을 내쉬고 중앙 쪽 스틱을 받았다. 둘째 드로가 상대의 쉬운 안쪽 길을 막았다.

단비가 돌아오면서 라온의 손을 봤다.

“숨기지 않으면 계산할 수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라온은 잘못을 용서한다는 말로 듣지 않았다. 계산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말이었다. 단비는 마무리된 돌들을 짚었다.

“이번엔 한 점만 주고 다음엔 오른쪽 길부터 봅시다.”

정태문이 첫돌을 받아 안쪽의 두 점을 노렸다. 중앙 드로들 때문에 들어오는 각이 좁았다. 빨간 돌은 가장 가까운 자기 돌보다 멀게 섰다. 진수는 첫 투구로 그 사이를 더 좁혔다. 라온은 진수가 손잡이를 받아 들 때 자기 두 번이 끝난 뒤에도 상대에게 남은 돌을 세었다.

정태문의 마지막 돌이 바깥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 노란 팀이 열어 둔 넓은 길은 없었다. 가장 가까운 빨간 돌을 살렸지만 둘째 점수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진수에게 마지막 하나가 남았다. 동점을 만들 만큼 가까이 들어가는 것과, 더 먼 빨간 돌보다 앞에 남아 두 점을 막는 자리가 같은 선에서 갈렸다.

진수의 마지막 드로가 중앙에 섰다. 코너 뒤의 빨간 돌을 앞서지 못했다. 그 다음 가까운 자리는 노란 돌이었다. 양 팀이 확인한 것은 한강 한 점이었다. 점수판이 영 대 이로 바뀌었다.

라온은 그 숫자를 봤다. 점수를 막았다고 웃을 수 없었고, 두 점으로 벌어졌다고 방금의 드로들을 실패라고 지울 수도 없었다. 단비는 기록지에 자신의 선택을 적었다. 혜주가 스틱을 내려놓고 물병 뚜껑을 열었다.

“둘째 가드가 밖으로 나갔으면 처음 배치로 돌려야 했겠죠?”

라온이 물었다. 가드가 남아 있어서 그의 결과도 그 자리에 남았다. 진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전술판을 들었다. 라온은 자기 돌을 옮길 때 앞뒤 위치를 다시 봤다. 잘못한 것을 지우려고 더 세게 던졌으면 선택할 여지가 더 줄었을 것이다.

쉬는 동안 혜주가 첫 가드와 끝의 중앙 돌들을 함께 그렸다. 코너 뒤의 빨간 점이 가장 짙었다. 단비는 그 점을 손톱으로 짚다가 손을 뗐다. 라온은 휴게석에서 팔을 내렸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안도는 바로 오지 않았다. 먼저 다음 호출에 답해야 한다는 일이 있었다.

하프타임 기록표를 묶자 오른쪽 코너가 반복해서 나타났다. 상대가 세 번 연속 그 통로를 택한 패턴이었다. 라온은 자신이 본 세 선을 손가락으로 이어 봤다. 중앙의 성공 횟수를 셀 때는 따로 남기지 않았을 길들이었다.

“후반 첫돌을 이 길 앞에 놓는 건 어떻습니까?”

그가 제안했다. 진수는 대답하기 전에 정태문 쪽을 봤다. 상대도 다음 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드를 하나 세운다고 같은 길을 세 번 더 택해 줄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라온에게 첫 목표와 상대가 바깥을 버렸을 때의 둘째 목표를 함께 물었다.

라온은 곧장 답하지 못했다. 물을 마시고 빈 전술판을 무릎 위에 폈다. 자기가 틀린 돌을 놓은 뒤에도 여기에는 다음 선을 그릴 자리가 있었다. 그는 오른쪽 통로 앞에 작은 점을 찍었다. 이번에는 점 뒤에 남길 길까지 그리기 시작했다.

혜주가 물병을 내려놓고 그 점의 왼쪽에 손가락을 댔다.

“이걸 보고 반대쪽으로 가면요?”

라온은 조금 전 자기 첫 가드를 돌아봤다. 상대가 무시해도 남는 돌이었다. 후반에는 상대 길만 쫓느라 자기 뒤의 자리를 닫아 버리지 않아야 했다. 그는 첫 점을 바깥으로 조금 옮기고, 가운데에는 선을 긋지 않았다.

“첫돌이 여기 남으면, 둘째는 중앙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가드를 너무 길게 놓으면 제가 길을 막습니다.”

단비가 그 길을 보다가 펜을 받아 들었다. 라온의 점 뒤에 또 하나를 찍지는 않았다. 상대가 먼저 놓을 돌의 칸에 물음표를 넣었다.

“그럼 이건 보고 정해요. 아까처럼 뒤에 있는 줄 알고 던지지 말고.”

라온은 그녀를 봤다. 그의 실패를 대충 넘기지 않는 사람이 다음 돌도 자기 손에 맡기고 있었다. 그는 점 하나를 두 번 진하게 칠하고 싶은 손을 멈췄다. 얼음 위에서는 그렇게 해도 돌이 굵어지지 않았다.

진수가 전술판을 가져갔다. “첫 목표는 들었습니다. 상대 첫돌이 나오면 다시 부르죠.” 그는 남은 물을 마시고 경기 쪽으로 휠을 돌렸다. 라온도 판을 접었다. 돌아가는 길에 코너의 빨간 돌이 또 보였다. 이번에는 그 뒤뿐 아니라, 그 돌이 그곳에 도착하기 전의 빈 길까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