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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화]

빈 자리는 말이 없고, 남겨진 자들은 너무 많이 안다

작성: 2026.04.27 13:49 조회수: 27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분타 안은 낮인데도 어두웠다. 기름집 처마가 햇빛을 반쯤 잘라내고 있었고, 피혁상 쪽에서 넘어오는 짐승 냄새가 바닥에 깔려 있었다. 아이들이 다섯이었다. 제일 큰 아이가 열두 살 남짓이었고 나머지는 더 어렸다. 그 중 하나가 어젯밤부터 기침을 하고 있었는데, 소매가 없는 적삼 하나만 걸치고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진무백이 문 안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섰다. 큰 아이 하나만 꿈쩍하지 않고 팔짱을 꼈다.

"사형은 없어."

말투가 구칠보다 짧았다. 구칠이 어색하게 웃으며 그 옆에 쪼그려 앉으려다 아이의 눈총에 그냥 섰다.

"알아, 알아. 사형이 언제 나갔는지만 물어보는 거야. 나쁜 뜻 없어."

"새벽에."

"새벽 몇 시쯤?"

"닭 울기 전."

그것이 전부였다. 큰 아이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진무백은 그 얼굴을 잠시 들여다봤다. 겁에 질린 것이 아니었다.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진짜로 그것밖에 몰랐다. 분타주가 나가는 걸 봤고, 말은 없었고, 그게 전부였다. 아이들이 아는 건 거기까지였다.

당소연이 기침하는 아이 쪽으로 움직였다. 조용히 무릎을 접고 앉아 이마를 짚어보더니 품에서 작은 약포를 꺼냈다. 아이는 처음에 몸을 빼려다 그 손의 온도 때문인지 가만히 있었다. 당소연은 약포를 펼치지 않고 아이 손에 쥐여줬다.

"뜨거운 물에 풀어서 마셔. 혼자 못 하면 저 오빠한테 시켜."

큰 아이가 그 장면을 봤다. 팔짱은 그대로였지만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구칠이 분타 안을 천천히 돌았다. 짚자리 두 개, 낡은 나무 상자 하나, 벽에 걸린 개방 깃발 조각. 깃발은 한쪽 귀퉁이가 탔다. 언제 탄 건지 새로 탄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구칠이 나무 상자 뚜껑을 열어봤는데 안에는 쌀 몇 줌과 짚신 두 켤레가 들어 있었다. 그가 뚜껑을 닫으면서 작게 혀를 찼다.

"분타주가 이걸 두고 갔다는 게 이상해."

진무백이 돌아봤다.

"뭐가?"

"쌀이요. 사형이 나갈 때 항상 가져가거든요, 비상용으로. 남겨두고 간 건 처음이에요."

큰 아이였다. 팔짱을 푼 건 아니었지만 입이 열렸다. 구칠이 그 아이를 한 번 바라봤다가 시선을 창문 쪽으로 돌렸다.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남궁현은 문 쪽에 서 있었다. 분타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지 않은 채로 골목 쪽을 반쯤 보고 있었다. 진무백이 그쪽으로 눈짓했다.

"밖에 뭐 있어?"

"없어. 그냥 보는 거야."

"그냥이 없는 사람이."

남궁현이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분타주가 혼자 나간 게 맞나 싶어서. 아이들이 봤을 때 혼자였어도, 밖에서 누군가 기다렸을 수 있잖아."

합리적인 말이었다. 진무백은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구칠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부 배신자 얘기, 지금 해."

구칠이 눈을 껌뻑였다.

"지금요?"

"아이들 있어도 돼. 어차피 얘들도 알 거야."

큰 아이가 아무 말도 안 했다. 그게 긍정이었다.

구칠은 잠깐 머리를 긁적이더니 나무 상자 위에 걸터앉았다. 자세가 우스웠지만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

"개방이 큰 조직이잖아요. 분타마다 독립성이 높아요. 본방이 뭘 명령해도 분타주가 따르지 않으면 실제로 움직이는 게 없어요. 근데 이번에 장부가 뜯긴 방식, 보셨잖아요. 제본을 해체해서 가져갔어요. 그게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가능한 거고, 그 방법을 아는 건 개방 내부 사람이에요."

"밖에서 개방 사람을 매수했을 수도 있지."

청연도인이 문 쪽에서 말했다. 분타 안에 완전히 들어와 있지는 않았는데, 목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그렇죠. 근데 매수가 됐다면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을까요. 분타주가 사라진 게 도망간 건지, 끌려간 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소연이 기침하는 아이 곁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물자를 받은 쪽이 기록되면 안 되는 쪽이면, 그쪽에서 내부 사람을 쓴 거야. 매수가 아니라 처음부터 심어둔 거."

구칠이 그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단 한 박자였는데, 그 침묵이 이상했다. 진무백이 그걸 봤다. 당소연도 봤다. 남궁현은 여전히 골목을 보고 있었지만 귀는 이쪽에 있었다.

"구칠."

진무백이 불렀다. 짧고 낮았다.

"……알아요, 그 가능성. 그냥 아는 게 아니라, 예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인 조직이 있었어요. 몇 년 전이에요. 그때는 분타 하나가 통째로 교체됐어요.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분타주는 병으로 죽었다고 했는데."

"병으로."

"예. 병으로요."

그 말 뒤에 아무도 더 묻지 않았다. 기침하던 아이가 멈췄다. 분타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진무백은 손을 품 안에 넣었다. 의도한 게 아니었다. 그냥 손이 거기로 갔다. 접힌 종이의 질감이 손끝에 닿았다. 매화 문양 절반. 어젯밤 짚자리 밑에서 나온 종이의 문양과 같은 것인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할 자리가 없었던 게 아니라, 확인하는 순간 혼자만의 것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가 손을 빼서 큰 아이 쪽으로 걸어갔다.

"분타주가 나가기 전에, 뭔가 쓰거나 그리거나 한 거 봤어?"

큰 아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잠깐 멈췄다.

"방에 오래 있었어요. 닭 울기 한참 전에. 불 켜고."

"혼자?"

"처음엔 혼자. 나중에 바람 소리가 났어요."

"바람."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요. 근데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나가는 소리도 없었고요."

남궁현이 그 순간 골목에서 시선을 거뒀다. 분타 안을 봤다. 진무백과 눈이 마주쳤고, 둘 다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구칠이 상자에서 일어났다.

"분타주 방 한번 봐야겠네요."

"이미 봤어."

진무백이 말했다.

"짚자리 밑은?"

"어젯밤에."

"그럼 벽은요? 개방 제자들이 급할 때 벽 틈에 끼워두거든요. 전서구 없이 전달해야 할 때."

이번엔 진무백이 잠깐 멈췄다.

구칠이 먼저 분타주 방으로 걸어들어갔다. 진무백이 그 뒤를 따랐다. 방 안은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짚자리, 낡은 목침, 벽에 걸린 낡은 보자기 하나. 구칠이 보자기를 걷어내자 벽면이 드러났다. 황토 벽이었다. 금이 두 군데 가 있었다. 구칠이 금 사이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진무백이 다른 금 쪽을 훑었다. 역시 없었다. 그런데 손가락 끝이 뭔가에 걸렸다. 금이 아니었다. 벽 아래쪽, 황토가 얇게 들떠 있는 부분이었다. 손톱으로 살살 긁었더니 종이 귀퉁이가 나왔다.

접힌 종이였다. 작았다. 엄지손톱만 했다.

진무백이 그것을 꺼내 펼쳤다. 글자는 두 줄이었다. 먹물이 번져 있어서 다 읽히지 않았는데, 맨 아래 한 글자만 선명했다.

진무백은 그 글자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구칠이 옆에서 기웃거렸다.

"뭐예요?"

진무백이 종이를 접었다.

"나중에."

"지금 봤잖아요, 저도."

"나중에."

구칠이 항의하려다 진무백의 눈빛에 말을 삼켰다. 분타 밖에서 당소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한테 뭔가 설명하는 것 같았다. 약 먹이는 방법이거나, 아니면 다른 무언가이거나.

진무백은 접힌 종이를 품 안에 넣으면서 매화 문양 절반이 든 종이 옆에 나란히 놓았다. 두 종이가 품 안에서 겹쳤다. 아직 꺼내 맞댈 수 없었다. 그 한 글자가 뭘 가리키는지, 그걸 혼자 확인한 다음에 동맹에 꺼낼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그것이 이 자리에서 가장 무거운 선택이었다. 그리고 진무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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