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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0화]

팝업의 밤, 첫 번째 균열

작성: 2026.04.17 12:18 조회수: 2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토요일 오전 아홉 시 반, 아르덴 2층 연회장 입구에는 리허설 장비 박스가 세 줄로 쌓여 있었다. 지민이 클립보드를 들고 박스 사이를 뛰어다니며 수량을 확인했고, 조명 팀 직원 두 명이 사다리를 펼치려다 넘어질 뻔했다. 서린은 그 옆을 지나치며 박스 하나를 발로 살짝 밀어 길을 텄다. 아무도 고맙다고 하지 않았다. 원래 이런 날은 그런 것이었다.

도윤은 이미 와 있었다. 연회장 안쪽 임시 주방 부스 앞에 서서 소스 샘플 병 두 개를 들고 라벨을 번갈아 읽고 있었는데, 서린이 들어오는 소리에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서린은 잠깐 멈췄다가 그냥 데스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젯밤 이후 두 사람은 짧은 메시지만 주고받았다.

'내일 리허설 아홉 시 반.'

'알겠습니다.'

그게 전부였다. 더 쓸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쓰기 시작하면 다른 말이 따라올 것 같아서.

"언니, 이거 봐요."

지민이 클립보드째로 달려왔다. 화면에는 이번 주 금요일 팝업 행사 예약 현황이 펼쳐져 있었다. 첫 세션 마감, 두 번째 세션 잔여 세 석. 지민은 입술을 앙다물고 기쁨을 누르는 얼굴이었다.

"예약이 이렇게 찼는데 내부에서 왜 자꾸 흔드는지 모르겠어요. 배성재 쪽에서 또 연락 왔어요, 오늘."

서린이 클립보드를 받아 숫자를 다시 읽었다.

"뭐라고?"

"행사 당일 '내부 관계자'를 두 명 들여보내겠다고요. 자리 확보해 달라고."

지민이 목소리를 낮췄다.

"관계자라고는 했는데, 제가 아는 배성재 스타일로는 그냥 감시예요."

서린은 클립보드를 돌려줬다.

"두 자리 빼줘."

"언니?"

"내보내는 것보다 보이는 곳에 두는 게 낫거든. 못 보는 곳에서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

서린은 그렇게 말하고 연회장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민이 등 뒤에서 짧게 욕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서린은 못 들은 척했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도윤 쪽으로 다가갔을 때, 그는 이미 병을 내려놓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서린이 옆에 서자 그쪽을 보지 않고 먼저 말했다.

"어제 전화, 뭐였어요?"

서린은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지민이었어요."

"그래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묻지 않았다. 서린은 그 '그래요' 하나가 왜 이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마치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들렸다. 아니면 알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두 가지 중 어느 쪽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확인하려 하면 그 자체가 이상한 일이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두었다.

리허설은 오전 내내 흘렀다. 조명 팀이 각도를 잡는 동안 지민은 동선표를 수정했고, 서린은 테이블 배치를 두 번 바꿨다. 그러는 사이 도윤이 코스 순서를 설명할 때는 목소리가 달라졌다.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처럼. 아르덴 가을 메뉴의 첫 번째 접시는 배 슬라이스와 블루치즈 크림, 두 번째는 단호박 수프에 구운 밤 토핑이었다. 그가 시식용으로 내민 작은 컵을 받아 든 서린은 숟가락을 들다가 잠깐 멈췄다. 냄새가 낯설게 익숙했다. 어딘가에서 맡은 적 있는 냄새였다. 그 '어딘가'가 어디인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맛은요?"

도윤이 물었다.

"단 거 잘 못 먹어요."

서린이 컵을 내려놨다.

"알아요."

그가 말했다.

"그래서 단호박 대신 밤 비율 높인 거예요."

서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알아요'가 언제부터 알았다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지금 그걸 물으면 다른 무언가를 인정하는 것 같아서 그냥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수프는 생각보다 덜 달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서린은 그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도윤은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가 컵을 치우면서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간 것을, 서린은 보지 못한 척했다.

문제는 오후 한 시에 생겼다. 연회장 입구 쪽에서 지민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서린이 고개를 들었을 때 입구에는 낯선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정장 차림이었고, 한 명은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지민이 막아서며 "사전 조율 없이는 입장이 안 됩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남자 중 하나가 "배성재 이사님 쪽에서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연회장 안이 조용해졌다. 조명 팀 직원 하나가 사다리 위에서 손을 멈췄다.

서린은 천천히 입구 쪽으로 걸었다. 뒤에서 도윤의 발소리가 따라오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를 세우지 않았다.

"자리는 금요일 행사 당일에 있습니다."

서린이 말했다. 목소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차갑지도 않고, 높지도 않았다. 그냥 사실을 읽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오늘 리허설에는 외부 출입이 없어요. 이사님께 전달해 주세요."

남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태블릿을 든 쪽이 뭔가를 더 말하려다 멈췄다. 도윤이 서린 옆에 나란히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거기 있었다. 그게 전부였는데, 그게 충분했다. 남자들이 돌아서는 동안 서린은 시선을 고정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발끝이 바닥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남자들이 나간 뒤 지민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진짜, 오늘 이러면 금요일엔 더 크게 올 텐데."

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올 거예요. 그리고 볼 거예요."

그가 서린 쪽을 봤다.

"우리가 잘 하는 걸."

서린은 그 말을 받아서 고개를 돌렸다. 잠깐이었지만, 그 타이밍에 그 말을 한 사람이 도윤이라는 게 조금 이상하게 가슴 안쪽에 걸렸다. 격려라고 하기엔 너무 평온했다. 믿는다고 하기엔 너무 짧았다. 하지만 들으면서 그냥 조용히 받아지는 말이었다. 서린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다시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뭔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리허설이 마무리된 건 오후 세 시였다. 조명 팀이 장비를 접고 나가고, 지민이 체크리스트를 닫으며 "금요일 파이팅"을 외치고 먼저 나갔다. 연회장이 비워지자 공간이 갑자기 넓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서린은 테이블 위에 남은 서류를 정리하다가 도윤이 아직 주방 부스 앞에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혼자. 행주를 접는 손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서린이 가방을 들고 나가려다 멈췄다.

"어제."

그녀가 말했다.

도윤이 행주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들었다.

"어제 하려고 했던 말, 오늘 해도 돼요."

정적이 흘렀다. 연회장 천장 어딘가에서 환풍기 소리가 낮게 돌고 있었다. 도윤은 그녀를 봤다. 그 눈 안에 무언가가 잠깐 지나갔는데, 서린은 그게 무엇인지 잡아내기 전에 그가 먼저 눈을 내렸다.

"금요일 끝나고 얘기해요."

그가 말했다.

"그때가 더 나을 것 같아서."

서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왔다. 연회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복도 조명이 오렌지빛으로 낮게 깔려 있었다. 서린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서, 금요일이라는 날짜가 이제 행사 날인 동시에 그 말을 듣는 날이기도 하다는 걸 생각했다. 두 가지가 한 날에 겹쳐 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지금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서린은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봤다면 아마 다시 물어봤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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