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컬링 스포츠 성장물 55화

빙판 위 다섯 센티

한 번 더 돌아가는 손

네 주차 평가의 첫 나사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다. 라온은 공구받침 안에 놓인 부품을 집어 지그에 넣었다. 지난달 같은 작업에서 손이 미끄러진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은 평가가 시작되기 전에 받침의 방향을 맞췄다. 정은은 그가 준비한 작업대를 사진으로 남긴 뒤 시계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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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주차 평가의 첫 나사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다. 라온은 공구받침 안에 놓인 부품을 집어 지그에 넣었다. 지난달 같은 작업에서 손이 미끄러진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은 평가가 시작되기 전에 받침의 방향을 맞췄다. 정은은 그가 준비한 작업대를 사진으로 남긴 뒤 시계를 켰다.

서림클럽과 삼 대 삼으로 끝난 뒤에도 수요일과 일요일이 두 번씩 더 지나갔다. 교육실에서도 같은 작은 부품을 반복해서 만졌다. 용수의 칸막이는 처음 주문한 높이보다 낮아졌다. 라온의 공구받침에는 집게가 닿기 쉬운 자리가 정해졌다. 한 달이 공구 표면의 작은 자국으로 남아 있었다.

오늘 장치는 금요일에 처음 평가받았던 연습용 케이블이었다. 라온은 손이 익숙한 것을 너무 빨리 믿지 않으려고 부품 두께부터 봤다. 같은 모양의 와셔를 뒤집었다. 얇은 것은 왼쪽 칸, 두꺼운 것은 오른쪽 칸에 놓았다. 지그의 고정 위치를 설명하고 자기 몸이 들어갈 자리를 확보했다.

첫 분리 동작은 전보다 빨랐다. 다음 고정에서도 팔을 멀리 뻗지 않았다. 그런데 반대편을 받치는 새 보조도구가 예상보다 많이 흔들렸다. 라온은 손으로 눌러 계속하려다가 멈췄다. 보조도구가 돌아가면 케이블도 비틀렸다. 그가 혼자 끝내고 싶어 가져온 물건이 자기 속도를 늦췄다.

정은이 묻기 전에 라온이 말했다.

“고정 상태부터 다시 잡겠습니다.”

그는 도구를 분리해 바닥면을 보았다. 테이프 표식은 맞는데 접촉면 한쪽에 작은 부품이 끼어 있었다. 준비 중 떨어진 조각이 받침 아래로 들어갔다. 라온은 집게로 빼고 다시 고정했다. 시간이 흘렀다. 그는 지난 평가의 초과시간을 떠올렸지만 손을 서두르지 않았다.

도구가 흔들리지 않자 다음 동작이 이어졌다. 반대편 지지가 필요한 순간에는 정은에게 요청했다. 오늘 시험한 보조도구로 모든 방향을 받칠 수는 없었다. 그는 어디를 얼마 동안 받쳐 달라는지 구체적으로 말했다. 정은은 그곳만 받쳤다. 라온의 다른 손이 케이블을 놓았다.

완료 점검에서 라온은 부품 수를 다시 세었다. 바닥에 남은 것은 없었다. 고정된 장치와 실제 당김 상태를 보여 줬다. 정은이 시계를 멈췄다. 이번 평가는 정해 둔 작업시간 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도움을 받은 지점과 새 보조도구를 재고정한 시간이 함께 기록됐다.

라온은 시계부터 보고 싶던 마음을 눌러 장치를 한 번 더 봤다. 빨라졌다는 것이 기뻤지만, 자신이 계속하려던 흔들림도 선명했다. 정은은 작업순서와 요청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다음 네 주에는 장치를 바꿔 같은 배치를 적용해 보고, 도구가 받칠 수 있는 방향을 더 시험하기로 했다.

용수는 자기 평가에서 부품을 하나 반대로 넣었다가 끝 점검에서 찾아냈다. 그가 라온에게 늦었지만 발견했다고 말하자 라온은 자기 받침 아래 조각 이야기를 했다. 둘은 작업대 앞에서 서로의 실수를 손가락으로 그렸다. 정은이 기록지를 건네는 사이 용수는 웃었다.

“우리 처음엔 빨리 끝내는 얘기만 했지.”

“오늘도 빨리 끝내고 싶었죠.”

“그건 나도. 밥 시간 놓치기 싫어서.”

라온도 웃었다. 평가가 끝나고 나니 배가 고팠다. 둘은 교육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용수는 자기 작업대에서 혼자 잘되는 부품과 아직 누가 받쳐야 하는 부분을 말하면서 국물에 들어 있는 콩나물을 자꾸 놓쳤다. 라온은 젓가락보다 숟가락을 권했다. 용수가 숟가락을 들고 이건 새로운 보조도구라고 했다.

오후에는 라온의 작은 수리 접수 건을 확인했다. 사진만으로 맡겠다고 말할 수 없는 고장이었다. 그는 태규와 실물을 보고 담당을 나눴다. 라온이 가능한 손잡이 점검을 맡고, 태규가 별도 장비가 필요한 부분을 맡았다. 작업비도 맡은 범위대로 나뉘었다. 고객은 예상보다 설명이 길다며 웃었지만, 자신이 누구에게 무엇을 맡기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라온은 공구받침을 작업대에 놓고 첫 나사를 받았다. 교육 평가 때와 같은 준비를 했지만 물건은 달랐다. 손잡이 안쪽에 작은 먼지가 눌려 있었다. 그는 분리한 순서대로 칸에 놓았다. 용수에게 받은 습관이 실제 작업에도 따라왔다. 태규가 옆에서 그가 설명하는 순서를 들었다.

수리한 손잡이를 고객이 받으러 온 것은 이틀 뒤였다. 라온은 분리한 부분과 교체하지 않은 부분을 나눠 보여 줬다. 손잡이를 당길 때 흔들리던 소리가 줄었다. 고객은 직접 두 번 작동해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태규가 맡은 다른 부분은 아직 준비 중이라 별도 날짜에 확인하기로 했다.

고객이 나간 뒤 라온은 완료한 작업의 대금을 받았다고 기록했다. 교육실 평가시간과 수리 소요시간은 다른 줄에 놓였다. 태규는 오늘 고객 앞에서 부품 방향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전보다 덜 급하다고 했다. 라온은 천천히 말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어디서 막혔는지 자신이 먼저 알아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첫 네 주 평가표 옆에 작은 완료표를 놓았다. 시간 안에 들어온 평가와 고객이 확인한 수리는 각각 기뻤다. 둘을 같은 성공 하나로 합치지 않으니, 오늘 저녁 팀에게 말할 좋은 일이 두 개 생겼다. 라온은 공구받침을 닦고 스틱가방을 챙겼다.

수요일 컬링장에서는 미란이 비교표를 두 주치 더 모아 놓았다. 라온의 리드 가드는 높이가 들쭉날쭉할 때가 있었고, 세컨드 배치에서는 첫 시도가 깊거나 짧은 편차가 컸다. 두 번째 시도에서 방향과 깊이를 나눠 고치는 경향은 비교적 뚜렷했다. 혜주는 첫 가드의 높이를 비슷하게 반복했다.

단비는 공격 때 남기는 돌을 더 자주 확보했다. 진수는 목표를 부르고 복창을 기다리는 시간을 늘렸다. 수요일 한 시간으로 할 수 있는 비교항목은 제한돼 있었다. 미란은 선발전 전 두 주의 추가 사십오 분을 다시 꺼냈다. 이번에는 막연히 더 하고 싶다는 말 대신 각자의 일정표가 있었다.

혜주는 도서관 근무 교대를 확인했다. 진수는 아버지 병원 이동을 겹치지 않는 시간으로 맞췄다. 단비는 이동 차량을, 라온은 교육과 수리 예약을 확인했다. 두 번의 토요일 오전 열 시부터 열 시 사십오 분이었다. 이동 비용은 담당 지원 쪽의 이용 가능 범위를 확인했고, 남는 개인 비용도 네 사람이 각각 봤다.

미란은 네 사람이 동의하는지 한 사람씩 물었다. 단비가 처음에는 다른 사람보다 빨리 고개를 끄덕였고, 곧 혜주에게 말할 시간을 내줬다. 혜주도 동의했다. 진수와 라온까지 확인한 뒤 일정이 단체방에 들어갔다. 평소 수요일과 일요일 시간이 저절로 길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훈련은 후반 배치에서 깊이를 조절하는 드로였다. 라온은 상대 역할 돌 옆에 첫 돌을 넣으려다 조금 길었다. 미란은 왜 길었는지 그에게 먼저 물었다. 라온은 힘을 쓰기 전에 스틱 손잡이를 쥔 위치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진수는 다음 목표를 그대로 두고 손의 준비부터 다시 하게 했다.

두 번째 돌은 상대 옆에 섰다. 틈이 아직 남았다. 단비는 그 틈을 목표로 작은 접촉을 넣었다. 두 돌이 움직여 가운데가 달라졌다. 혜주는 자기 앞돌이 어느 길을 막는지 표시했다. 진수의 마지막 돌은 단비가 만들어 놓은 길로 들어갔지만 가드 끝을 약하게 건드렸다.

진수는 자기 실패를 설명했다. 마지막에 선을 너무 안쪽으로 보았다고 했다. 라온은 첫 드로의 높이가 더 일정했으면 진수에게 쉬운 길이 있었을까 생각했다. 미란은 각자의 선택을 같은 그림에 놓았다. 하나의 돌에 모든 잘못을 넣지 않아도, 서로 영향을 준 자리는 보였다.

남은 시간에는 혜주가 라온 앞에 리드 가드를 놓았다. 높이가 일정한 두 돌 사이에서 라온은 바깥 길을 골랐다. 첫 스톤은 목표보다 옆이었다. 두 번째는 안쪽으로 조금 좁혔다. 스톤이 상대 역할 돌 옆에 섰다. 라온은 손을 내려놓고 혜주를 봤다.

“네 첫돌이 비슷해서 길이 더 잘 보여.”

혜주는 표를 내려놓고 웃었다. 자기가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보다 반가운 칭찬이었다. 단비는 이제 자기 돌도 칭찬해 달라고 말했다. 라온이 방금 접촉으로 길을 만들었다고 하자 그녀는 그 말을 꼭 적어 달라고 했다. 진수는 자기 돌도 기록에 남았다며 가드 맞은 자리를 가리켰다.

스무 시에 장비를 넣은 뒤 라온은 네 주 평가표 사진을 보여 줬다. 단비가 시간 안에 끝냈냐고 묻자 라온은 그렇다고 했다. 그녀가 엄지를 들었다. 혜주는 도움 요청 칸까지 보고 어느 부분을 받쳤는지 물었다. 라온은 오늘 새 보조도구가 흔들린 일과 반대편 지지를 설명했다.

진수는 자기 복창 대기 칸을 보여 주며 자기도 오늘 기다리는 항목이 늘었다고 말했다. 단비는 공구도 말을 듣고 선수도 말을 듣는 날이었다고 웃었다. 라온은 평가표 두 장을 가방의 다른 칸에 넣었다. 한쪽에는 손이 돌아간 순서가, 다른 쪽에는 돌이 돌아간 길이 남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용수가 연락했다. 자기 집 작업대에서도 칸의 시작 표시를 붙였다고 했다. 라온은 시간이 조금 줄었다는 말을 하려다가 오늘 가장 좋았던 것을 먼저 말했다. 흔들리는 도구를 보고 손을 멈출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용수는 자기 와셔도 반대로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둘은 다음 수업에 오늘 장치를 바꿔 받을 때 처음부터 보자고 약속했다.

라온은 달력을 펼쳤다. 다음 네 주 수업과 두 번의 토요일 훈련이 따로 적혔다. 토요일 칸 옆에는 선발전 준비라는 작은 글씨를 넣었다. 새로운 일정이 과거의 빈칸을 전부 채운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사라지지 않은 나사처럼, 자신의 손에 남아 있는 시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