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다섯 센티
다른 사람이 만든 길
혜주의 첫 가드는 곧게 섰다. 라온은 자기 첫 투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서림클럽 리드가 다음 돌을 놓았고, 그 돌은 혜주의 가드 바깥을 돌아 하우스 앞에 멈췄다. 첫 두 엔드라면 라온이 다음 가드를 놓을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혜주가 스틱을 다시 받았다.
혜주의 첫 가드는 곧게 섰다. 라온은 자기 첫 투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서림클럽 리드가 다음 돌을 놓았고, 그 돌은 혜주의 가드 바깥을 돌아 하우스 앞에 멈췄다. 첫 두 엔드라면 라온이 다음 가드를 놓을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혜주가 스틱을 다시 받았다.
혜주의 두 번째 가드는 첫 돌과 높이가 비슷했다. 진수는 라온에게 두 가드 사이가 아니라 바깥 길을 불렀다. 상대 리드의 두 번째 돌이 안쪽에 놓여 정면이 좁았다. 라온은 넓게 돌아 들어가 상대 돌 옆에 붙는 목표를 복창했다.
그는 스틱을 잡자마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세컨드 두 투구를 받아 놓고 실패하면 리드가 맞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손잡이를 세게 쥐었다. 스톤이 움직였고, 자신이 놓은 것보다 더 큰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앞가드에 닿았다. 혜주의 가드가 옆으로 움직이고 자기 돌은 바깥에 섰다.
라온은 돌아오면서 먼저 혜주를 봤다. 그녀는 화내는 얼굴이 아니었다. 자신의 돌이 이동한 위치를 그리느라 고개를 숙였다. 라온이 미안하다고 하자 혜주는 다음 길이 어디인지 보자고 했다. 그러나 목소리가 평소보다 짧았다. 아끼던 첫돌이 움직였다는 감정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 세컨드는 열린 길로 더 가까이 들어갔다. 라온은 자기 두 번째를 받았다. 진수는 그 돌의 바깥에 세워 직선을 좁히자고 했다. 처음 부른 드로를 그대로 다시 성공해 보라는 지시가 아니었다. 라온은 자기 손의 긴장이 남아 있는지 확인했다. 손가락을 펴고 목표를 한 번 더 봤다.
두 번째 스톤이 하우스 앞쪽에 섰다. 상대 돌의 정면 일부를 가렸다. 높이는 약간 낮았지만 폭은 맞았다. 혜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은 스틱을 넘기고 숨을 내쉬었다. 첫 실수를 두 번째 성공으로 지우지는 못했으나, 다음 사람이 쓸 장애물을 하나 만들었다.
단비는 뒤쪽에서 상대 돌을 보고 있었다. 진수는 가까운 상대 돌을 밀고 자기 돌을 남기는 선을 불렀다. 단비는 라온의 앞가드를 피해 좁은 길로 히트를 넣었다. 접촉음이 났다. 상대 돌이 나갔고 단비의 스톤이 안쪽에 남았다. 그녀가 돌아올 때 라온은 엄지를 들었다.
서림의 서드는 단비 돌 옆에 붙였다. 공간이 좁아졌다. 단비가 두 번째를 받기 전에 진수는 앞가드를 하나 더 쓰려 했다. 단비는 상대 붙임을 치우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같은 하우스를 보면서 다른 돌을 가리켰다. 혜주가 어느 돌인지 복창하자고 했지만 진수는 이미 선을 부르고 있었다.
단비가 돌을 밀었다. 목표보다 강했다. 가드가 될 돌은 하우스까지 들어가 붙은 두 돌을 건드렸다. 단비의 앞선 돌이 움직이고 상대 돌도 조금 옮겨졌다. 하지만 상대 쪽 두 스톤이 가까운 자리에 남았다. 단비는 스틱을 내리지 못한 채 진수를 봤다.
“붙은 걸 치우자는 줄 알았어요.”
“가드라고 했는데.”
진수의 말이 빨랐다. 단비도 바로 대꾸하려다가 멈췄다. 라온은 하우스로 눈을 돌렸다. 누가 먼저 어떤 말을 했는지를 지금 다툴 때 상대의 다음 돌은 기다리지 않았다. 혜주는 진수에게 남은 목표부터 정해 달라고 말했다.
상대 서드의 두 번째 돌이 바깥에 섰다. 진수는 자기 첫 투구로 상대 가까운 돌을 밀었다. 하나는 나갔지만 다른 하나가 남았다. 최정우는 깊은 드로를 넣었다. 진수의 마지막 돌은 두 돌 사이를 향했다. 한 스톤을 건드렸으나 자신의 돌이 밖으로 흘렀다. 최정우의 남은 마지막 돌은 앞쪽 길을 막았다.
서림이 두 점을 얻었다. 합계는 라온 쪽 한 점, 서림 세 점이었다. 단비는 스틱을 손에 든 채 고개를 숙였다. 진수도 바로 하우스에서 나오지 않았다. 라온은 자신이 처음 가드를 건드려 열었던 길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을 보았다. 자기 실수만으로 두 점을 설명할 수도 없었다.
짧은 엔드 사이 시간에 진수가 먼저 말했다.
“내가 말을 바꾸면서 끝을 안 확인했어.”
단비는 자신도 공격하고 싶어서 가드라는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고 했다. 혜주는 다음 목표를 부른 뒤 투구자가 복창할 시간을 비워 두자고 했다. 라온은 자신이 가드를 치운 첫돌을 말했고, 진수는 두 번째 가드가 뒤 공격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도 짚었다. 미란은 남은 마지막 엔드에 그 약속을 써 보라고 했다.
네 번째 엔드에는 라온 쪽에 마지막 돌이 있었다. 두 점을 따라가야 했다. 혜주는 첫 가드를 놓고 상대가 바깥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두 번째는 반대 앞쪽에 세웠다. 높이가 서로 달랐다. 라온은 그 사이에 생긴 바깥 길을 눈으로 그렸다. 첫 돌 때 자신이 만들지 않은 길도 이제 설명할 수 있었다.
진수는 라온에게 깊은 드로를 불렀다. 라온은 폭과 끝 높이를 복창했다. 말을 마친 뒤 손을 폈다. 이번에는 포지션 이름보다 눈앞의 목표가 먼저 들어왔다. 스톤이 가드 밖을 돌아 안으로 굽었다. 가운데 가까이 섰다. 단비가 뒤에서 짧게 소리를 냈다.
상대 세컨드는 그 돌에 붙이려다가 조금 짧게 멈췄다. 라온은 두 번째로 다른 쪽 앞자리를 받았다. 첫돌의 성공을 그대로 복사할 수 없는 목표였다. 그는 새 선을 보고 복창했다. 스톤은 하우스 가장자리에 멈췄다. 깊이는 부족했지만 첫돌과 다른 길을 남겼다.
서림의 두 번째 세컨드 돌이 라온의 가까운 스톤을 옆으로 밀었다. 라온은 그 돌이 완전히 나가지 않은 것을 봤다. 단비의 첫 차례가 왔다. 진수는 상대 돌을 치우고 하우스 안에 남기는 목표를 택했다. 이번에는 단비가 먼저 복창을 길게 했다.
“저 돌만. 내 돌은 안쪽에 남겨요.”
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비는 의자를 정지시키고 스틱을 밀었다. 상대 돌이 밖으로 나갔다. 단비의 스톤은 라온 돌 옆에 남았다. 두 사람이 놓은 돌이 가까운 위치를 다퉜다. 단비는 돌아오면서 라온에게 이제 두 점이라고 속삭였다. 혜주는 아직 상대 돌이 남았다고 손가락을 들었다.
상대 서드는 바깥으로 드로를 넣었다. 깊이가 좋아 가까운 자리를 파고들었다. 단비의 두 번째 목표는 그 돌을 치우는 것이었다. 진수는 선을 불렀고 단비가 복창했다. 스톤은 약하게 상대를 밀었다. 상대 돌이 하우스 끝에 걸렸고 단비 돌은 더 안쪽에 남았다.
최정우는 남은 배치를 보고 자기 서드의 두 번째를 라온 돌 옆에 붙이게 했다. 돌은 끝에서 짧아 틈이 남았다. 진수는 첫 투구로 상대가 더 쉽게 들어올 길에 가드를 놓았다. 서림이 둘을 막으려면 바깥에서 더 어려운 드로를 해야 했다. 최정우가 첫 돌을 밀었다. 스톤이 가드 밖을 타고 돌아왔다.
혜주는 펜을 놓고 봤다. 상대 돌이 중앙으로 가까워졌다. 라온은 자기 첫돌 옆에 닿을까 봐 손잡이를 쥐었다. 스톤은 살짝 닿았지만 깊이가 길어 뒤로 흘렀다. 라온의 돌은 조금 앞쪽으로 움직였다. 단비의 돌과 함께 가까운 자리에 남았다.
최정우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돌은 반대 바깥 길을 썼다. 라온 돌을 건드려 한 점을 줄이려 했으나 앞쪽의 스톤에 걸렸다. 상대에게 남은 투구가 없어졌다. 진수는 마지막 돌을 받았다. 세 번째 점을 노리면 열려 있는 바깥 길을 써야 했다. 그러나 잘못 닿으면 두 점을 만드는 돌 중 하나를 밀 수 있었다. 그는 목표를 앞자리로 정했다. 단비는 셋이 아니냐고 묻다가 진수의 표정을 보고 말끝을 접었다. 진수가 말한 목표를 자기가 한 번 복창했다.
스톤이 앞쪽에 섰다. 정확한 높이는 아니었지만 가까운 두 돌을 건드리지 않는 자리에 멈췄다. 최정우에게 마지막 돌이 남아 있지 않았다. 양쪽은 가까운 돌들의 순서를 확인했다. 라온 쪽 두 돌이 점수가 됐다. 네 엔드의 최종 합계는 삼 대 삼이었다. 단비가 두 손을 들어 이번에는 끝까지 웃었다.
혜주는 점수를 적은 뒤 마지막 두 돌에 작은 표시를 했다. 단비가 자기 돌이 더 가까웠냐고 묻자 혜주는 순서보다 둘 다 안에 남았다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라온은 자기 첫돌과 단비가 남긴 돌을 번갈아 봤다. 이번에는 첫 투구의 값을 마지막까지 눈으로 따라갈 수 있었다.
라온은 가장 가까운 자신의 첫 드로를 봤다. 혜주가 놓은 가드 밖으로 돌아 들어간 돌이었다. 자기가 첫돌을 놓지 않아도 팀의 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 혜주가 옆으로 와 자기 가드가 첫 시도에서는 맞고 마지막에서는 길이 됐다고 말했다. 라온은 첫 시도는 여전히 미안하다고 답했다. 그녀는 두 번째를 기다릴 이유가 있었다며 웃었다.
미란은 여든 분의 끝을 알렸다. 백선우는 두 포지션 표에 오늘 결과를 나눠 썼다. 마지막 좋은 돌 하나를 보고 바로 자리를 정하지는 않았다. 라온의 리드 반복과 세컨드 배치 대응, 혜주의 높이, 단비의 복창, 진수의 전달이 모두 종이에 남았다. 진수는 세 번째 엔드의 대화를 자기가 먼저 읽었다.
최정우는 다음에 더 긴 대결도 하자고 했다. 단비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미란을 봤다. 일정은 팀이 함께 정할 일이었다. 미란은 가능 시간을 나눠 확인하겠다고 했다. 라온은 스틱을 넣는 동안 상대 리드와 손잡이 얘기를 다시 했다. 시작 때 긴장을 나누던 물건이 끝에서는 다음 만남의 핑계가 됐다.
밖으로 나온 진수는 단비에게 말을 너무 빨리 바꿨다고 다시 말했다. 단비는 자기도 듣기 싫은 말을 듣자마자 공격선으로 바꿨다고 했다. 혜주는 다음엔 자기 반납 안내문으로 둘 다 적어 놓겠다고 말했다. 라온이 그 종이는 집에 가져가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네 사람이 같이 웃었다. 삼 대 삼은 이긴 점수가 아니었다. 그래도 네 사람은 서로에게 다음 돌을 맡길 수 있는 목소리를 하나씩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