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판타지 직업 코미디 54화

퇴근 후에는 요괴택배

두 사람이 드는 빈 상자

새벽 점주는 빈 우유 상자를 남해온 앞에 놓았다. 해온은 반사적으로 양손을 뻗었다가 무릎을 보고 멈췄다. 며칠 전 수레에 부딪힌 자리는 나아지고 있었지만 상자를 한꺼번에 들면 아직 몸이 굳었다. 점주는 상자 두 개를 하나씩 나눠 가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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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점주는 빈 우유 상자를 남해온 앞에 놓았다. 해온은 반사적으로 양손을 뻗었다가 무릎을 보고 멈췄다. 며칠 전 수레에 부딪힌 자리는 나아지고 있었지만 상자를 한꺼번에 들면 아직 몸이 굳었다. 점주는 상자 두 개를 하나씩 나눠 가져가라고 했다.

“빈 거면 가벼운 줄 알았는데.”

“가벼운 것도 많이 들면 무겁지.”

해온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 개를 들었다. 콩쇠는 옆에서 다른 상자를 잡으려다가 자기 운행표를 떠올렸다. 무거운 운반을 쉬는 동안 손이 갈 곳을 매번 새로 찾아야 했다. 그는 대신 뒤쪽 통로의 문을 열었다. 해온은 상자를 내려놓고 그 열린 길로 돌아왔다.

오늘 밤 두 사람은 공동 회수의 예비 운행을 맡았다. 한 사람이 운반하고 한 사람이 무조건 싸운다는 배치가 아니었다. 콩쇠는 길과 복귀신호, 해온은 소포 인계와 상태를 맡되, 몸 상태에 맞춰 바뀔 수 있게 했다. 채원은 직접 조사와 회수 동의 확인을 맡았다. 첫 두 조각이 어느 순서로 연결되는지도 담당자가 함께 준비했다.

그러나 실제로 나갈 두 번째 피해자 확인은 조정소 안에서 먼저 끝냈다. 당사자는 자기 이름의 일부가 돌아오는 장면을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해온은 또 복도에서 기다렸다. 이번에는 문 뒤 소리를 들으려고 몸을 기울이지 않았다. 콩쇠는 세손에게 줄 연습표를 정리했다.

확인 뒤 당사자는 임시 연결을 받아 자기 집에 가져가겠다고 했다. 첫 피해자처럼 해온의 동행을 부탁하지 않았다.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문답이 있고, 자기 속도로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채원은 필요한 안내와 연락 경로를 전했다. 이름을 받는 데 배송원의 도움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해온은 그 사람이 임시표를 가지고 나가는 것을 보았다. 잘하셨다는 말이 입안에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확인할지는 이제 그 사람의 생활이었다. 그는 편안히 돌아가시라는 말만 했다. 문이 닫히자 콩쇠가 고개를 들었다.

“우릴 안 쓰니까 좋은 건가?”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콩쇠는 그 답을 곱씹고 종이를 접었다. 누군가 해온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세계라면, 해온은 자기 계약을 읽고 나갈 권리도 계속 남에게 빚져야 했다. 콩쇠도 그 생각을 한 듯 조끼 지퍼를 조금 풀었다.

예비 운행 첫 장소는 종이꽃 판매점이었다. 다음 안감의 현재 소유자는 확인 전이었고, 그 점포는 당시 물건을 옮겨 준 곳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해온은 상대를 다음 피해자의 이름을 훔친 사람처럼 부르지 않았다. 주인에게 전달표의 해당 줄을 보여 주고 현재 위치를 묻는 방문이었다.

종이꽃들은 가게 앞에서 밤바람을 따라 고개를 흔들었다. 콩쇠가 한 송이를 맡자 꽃잎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는 재채기하며 뒤로 물러섰다. 주인은 웃다가 꽃 하나를 다시 꽂았다. 손님이 향을 너무 깊이 맡으면 흩어지는 장식이었다.

“먹을 것도 아니면서 냄새가 이렇게 나.” 콩쇠가 투덜거렸다.

해온은 꽃잎을 밟지 않게 발을 옮겼다. 주인은 안내받은 번호가 들어 있는 표를 찾았다. 그 물건은 꽃을 포장하는 통에 들어왔다가 다른 가게의 종이배 장식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자신의 꽃에 들어 있지는 않았다. 당시 교환한 표식과 날짜를 보여 줬다.

채원은 그 경로를 확인했다. 앞서 회수한 최신 두 조각 다음에 놓인 안감이 실제로 이 길을 지나갔는지는 새 거래 줄과 종이결을 함께 봐야 했다. 해온은 조각을 가진 듯 가방을 채우지 않았다. 오늘 얻은 것은 현재 위치를 좁힐 거래 기록이었다.

주인은 종이배 가게가 저수지 옆 정자에 있다고 했다. 해온은 물그림자 계단을 건너 벽돌을 전했던 밤을 떠올렸다. 같은 저수지지만 밤길 입구는 달랐다. 콩쇠는 지도에 두 장소를 나누어 그렸다. 비슷한 물 냄새가 나도 같은 길이라고 믿지 않았다.

정자에 도착했을 때 종이배가 난간 바깥에서 떠 있었다. 실제 물 위가 아니라 물그림자 위였다. 배 안에는 등 장식과 접힌 종이상자들이 있었다. 주인은 빈 정자를 가게 바깥 공간으로 쓰고 있었고, 오늘 밤 배 장식을 손님에게 보여 줄 예정이었다.

그녀는 소포 안감을 살 때 포장재 설명만 들었다고 했다. 배 바닥에 넣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지금은 다른 종이와 함께 장식 바닥을 받치고 있었다. 채원은 실제 물건을 확인할 동의를 받되 오늘 바로 뜯어 갈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먼저 배가 어떻게 지지되는지 봐야 했다.

주인은 난간 옆 받침을 움직였다. 배가 가까워졌다. 그때 물그림자가 정자 기둥을 타고 올라왔다. 배의 앞부분이 크게 기울었다. 안쪽 등 장식 두 개가 서로 부딪혔다. 해온은 가방을 내려놓고 바깥 통로의 아이 손님을 뒤로 물렸다.

주인은 받침 손잡이를 놓지 못했다.

“배 안에 손님 물건도 있어!”

콩쇠가 난간으로 뛰려 하자 해온이 그를 불렀다. 지난번 배에 충격을 받았던 몸으로 다시 받치는 일을 하면 안 됐다. 콩쇠는 이를 악물고 멈췄다. 대신 정자 입구에 있는 복귀신호를 채원과 연결했다. 가게 주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고정끈 위치를 묻고 해온에게 전했다.

해온은 주인 허락을 받아 바닥상자에서 끈을 꺼냈다. 자신이 모르는 배를 지탱할 임의 방법을 쓰지 않았다. 주인이 평소 접안할 때 사용하는 고리와 묶는 순서를 알려 줬다. 해온은 난간 바깥으로 몸을 넘기지 않고 가까운 고리에 끈을 걸었다. 채원은 손님들이 안전한 바깥에 있는지 확인했다.

첫 끈을 걸자 배가 조금 멎었다. 두 번째 고리는 더 멀었다. 해온은 손을 뻗다가 스스로 멈췄다. 떨어지면 누군가가 자신부터 구해야 했다. 주인은 정자 옆 긴 걸쇠를 가져왔다. 해온은 그것으로 끈을 전달했다. 도구가 닿을 수 있는 거리를 사람의 팔로 대신하지 않았다.

주인이 직접 고정 위치를 확인했다. 콩쇠는 고리 바깥을 보는 자리를 맡아 끈이 물그림자에 닿는지 알려 줬다. 배는 난간 옆에 붙었지만 안쪽 상자 하나가 여전히 미끄러졌다. 해온은 빈 배송상자를 배 입구에 놓아 돌아올 물건을 받을 준비를 했다.

주인이 상자를 하나씩 밖으로 넘겼다. 해온은 받는 물건의 주인을 대신 적지 않고 주인이 붙인 기존 표식을 유지했다. 콩쇠는 바닥에 놓은 상자의 위치를 기록했다. 똑같이 생긴 물건들을 빠르게 빼냈다가 손님 것을 바꾸어 돌려주는 사고를 막는 일이었다.

마지막 큰 상자가 해온의 팔에 닿았다. 겉보기보다 무거웠다. 그는 혼자 받으려다 주인에게 아직 놓지 말라고 했다. 배 위와 바깥에서 둘이 동시에 무게를 받는 동안 채원이 낮은 받침을 가져왔다. 상자는 거기에 내려갔다. 해온은 숨을 내쉬었다. 오늘 두 사람이 드는 빈 상자가 아니라, 두 사람이 알아야 내려놓을 수 있는 상자였다.

배 바닥에는 얇은 안감이 드러났다. 실제 조각인지 확인할 표식은 아직 물그림자 아래에 있었다. 주인이 지금 꺼내면 된다며 손을 뻗었지만 담당자는 멈춰 달라고 했다. 종이를 잡아당기면 남은 장식 지지대가 같이 풀릴 수 있었다. 먼저 빈 배를 안전하게 받치고 오늘 사고 상태를 남겨야 했다.

주인은 손을 뗐다. 손님 앞에서 기울어진 배를 본 수치심 때문에 빨리 조사라도 끝내고 싶어진 얼굴이었다. 해온은 그가 틀렸다고 말하지 않고, 밖으로 나온 손님 물건이 모두 맞는지 같이 확인했다. 안전하게 돌아갈 것부터 생겼다.

배 장식은 오늘 보여 주지 못했다. 주인은 손님들에게 사유와 다음 확인 날짜를 설명했다. 손님 하나는 돈을 돌려받고 다른 날 오겠다고 했고, 또 다른 손님은 기다리는 기간을 듣고 예약을 유지했다. 해온은 주인이 받은 예약금을 모두 현재 매출로 적지 않는 것을 보았다. 다른 가게도 오늘 할 수 있는 일과 다음 약속을 나누어 버티고 있었다.

채원은 조사 열람을 위한 대체 지지대와 실제 소유자가 정한 보관 상태를 확인할 일정을 잡았다. 오늘 안감을 회수했다고 표시하지 않았다. 덮개는 배 위 종이의 현재 상태를 보호하도록 놓였고 주인 앞에서 표시됐다. 다음 밤까지 누가 물건을 보관하는지도 명확히 남았다.

콩쇠는 그 기록 옆에 자기 역할을 적었다. 길 확인, 신호 연결, 고리 관찰, 상자 위치. 힘센 요괴가 배를 통째로 들어 올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빠졌어도 되는 사람도 아니었다. 해온은 그 네 줄을 보며 말했다.

“다음에도 이걸 맡아 줘요.”

콩쇠는 어깨를 폈다. “배 못 들었는데?”

“들다가 같이 떨어지지 않았잖아요.”

그 말은 웃자고 한 말보다 사실에 가까웠다. 콩쇠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몸을 써야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덜어내는 데 오래 걸렸지만, 오늘 실제로 그 반대가 적혀 있었다.

정자를 나올 때 주인이 작은 종이꽃 한 송이를 건넸다. 콩쇠가 재채기를 하려다 꽃을 멀리 뒀다. 주인은 장식용이 아니라 아까 방문한 꽃집에서 산 물건이라 자기 마음대로 나눠 줄 수 있다고 했다. 해온은 받기보다 다음에 손님으로 구입하겠다고 했다.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꽃을 다시 꽂았다.

그들의 등 뒤에서 밤등 두 개가 정자 바깥 통로를 비췄다. 배를 구하느라 등까지 끄지 않은 덕분에 돌아갈 길은 살아 있었다. 해온은 그 길로 편의점까지 걸었다. 무릎은 피곤했지만 수레에 부딪힌 날처럼 굳어지지는 않았다. 몸을 나눠 쓰는 일이 결과를 느리게만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복귀 후 두 번째 피해자에게서 확인 연락이 왔다. 임시표를 놓고 자기 문답 한 부분이 다시 응답했으며, 원래 쓰던 우회 경로도 유지됐다고 했다. 채원은 다음 확인을 약속했다. 해온은 그 전갈을 듣고 조용히 웃었다. 자신이 같이 가지 않은 결과도 실제로 돌아왔다.

콩쇠는 재교육 동행 기록을 제출했다. 담당자는 오늘 역할을 확인하고 다음 운행 전 점검을 계속하기로 했다. 조끼를 돌려받은 사실과 모든 복귀 조건을 마친 사실은 아직 같지 않았다. 콩쇠는 그 말을 듣고도 오늘 일 네 줄을 지우지 않았다.

해온의 다음 주문표에는 종이배 지지대를 전할 시간이 적혔다. 조사 회수와 별개로 가게가 실제 주문한 물건이었다. 그는 새벽 진열을 마친 뒤 그 표를 읽었다. 찾아야 할 이름 조각은 아직 많았고, 돌아갈 사람들의 집과 가게도 많았다. 빈 상자 하나를 놓는 자리에서 다음 밤의 길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