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판타지 직업 코미디 52화

퇴근 후에는 요괴택배

책 한 권이 탈선했다

날아간 책은 막차 지붕에 앉아 있었다. 남해온은 육교 위에서 그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제본 가게 주인이 알려 준 시험품의 표지는 붉은색이었고, 모서리에 먹이 번진 반원이 있었다. 버스 지붕에서 날개를 정리하는 물건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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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책은 막차 지붕에 앉아 있었다. 남해온은 육교 위에서 그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제본 가게 주인이 알려 준 시험품의 표지는 붉은색이었고, 모서리에 먹이 번진 반원이 있었다. 버스 지붕에서 날개를 정리하는 물건과 맞았다.

김콩쇠는 지붕 위로 뛸 거리를 눈으로 쟀다. 해온이 시선을 주자 그는 손을 들었다. 오늘은 뛰지 않기로 했다는 뜻이었다. 몸의 통증은 줄었지만 담당자가 재교육 동행을 더 확인할 때까지 무거운 운반과 위험 동작은 쉬어야 했다.

“저 버스 어디로 가?”

“사람길 종점요. 요괴길 책은 종점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고.”

해온은 버스를 잡으러 차도로 내려가지 않았다. 운전기사에게 지붕에 요괴책이 있다고 말하면 어떤 설명을 더 해야 할지도 몰랐다. 일반 눈에 책은 납작한 검은 물체 정도로 보였다. 그는 버스 앞유리의 행선지를 읽고 안전하게 다음 정류장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둘이 다음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책은 버스에서 내려 가로등에 앉았다. 정류장 안내판의 화살표를 읽는 듯 표지 끝이 움직였다. 해온이 가게 주인이 준 확인 말을 건네자 책이 고개를 들었다. 대답 대신 표지의 옛 수취주소를 열어 보였다.

그 주소는 현재 지도에 없는 골목이었다.

책은 가로등 뒤 그림자 속으로 날아갔다. 콩쇠가 해온의 가방을 잡았다. 바로 따라 들어가면 밤길 입구가 맞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사람 정류장의 빛과 요괴길을 여는 빛은 다른 것이었다. 둘은 바깥에서 주인이 알려 준 책의 발신표식을 다시 보냈다.

안쪽에서 작은 등이 켜졌다. 가로등 뒤의 벽이 한 겹 물러나 오래된 전차 선로가 나타났다. 그림자 전차가 길 끝에서 종을 울렸다. 해온은 그 소리에 콩쇠 얼굴이 바뀌는 것을 봤다. 그는 이번에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발급방울 아냐. 전차.”

그 말이 자신에게 하는 확인처럼 들렸다.

전차 정류장에는 나비 날개를 단 노인이 앉아 있었다. 그는 책이 자신에게 온 소포인 줄 알았다고 했다. 표지에 쓰인 주소는 옛날 자기 주소와 같았다. 하지만 지금 수취 표식은 맞지 않았다. 해온은 현재 거주자가 옛 주소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책을 넘기지 않았다.

“이건 가게에서 빠져나온 시험품입니다. 받으실 물건으로 발급된 표는 없어요.”

노인은 못내 아쉬운 얼굴이었다. 오래전 지인들이 자기에게 책을 보내곤 했다고 했다. 해온은 그것이 이번 물건을 가질 근거는 아니지만 기다리는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는 노인에게 책이 처음 왔을 때 한 행동을 물었다.

“내 이름을 물었어. 난 말 안 했지. 오래 산 나비는 이름 다 주면 날개부터 없어진다.”

책이 사람의 말을 받아 적으려 한다는 단서였다. 해온은 주머니에서 자기 이름으로 온 종이개 기록을 꺼냈다. 두 물건이 같은 발신자에게서 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함부로 자신의 확인 말을 말하지 않는 대응은 오늘도 필요했다.

그림자 전차가 들어왔다. 붉은 책은 전차 지붕에 앉으려 했다. 노인이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렸다. 책이 순간 방향을 바꾸며 해온의 가방을 찍었다. 해온은 팔로 가방을 막고 뒤로 물러섰다. 콩쇠가 책을 잡지 않고 빈 덮개를 높이 들었다.

책이 덮개를 피해 노인 쪽으로 날았다. 노인은 지팡이를 들어 막았다. 날개 달린 표지 한쪽이 지팡이에 걸렸다. 얇은 책장이 종잇배처럼 쏟아지려 했다. 해온은 바닥의 받침을 내밀어 종이가 선로로 떨어지지 않게 받았다.

“책 접지 마세요!”

노인은 지팡이를 놓았다. 책이 다시 날려는 순간 콩쇠가 덮개로 출구만 막았다. 해온은 가게 주인의 발신표식을 책등 쪽에 보여 줬다. 책은 처음으로 날개를 접었다. 수취인이 아닌 원래 제작자의 표식으로 부르는 말에는 반응하고 있었다.

전차 기사는 세 사람을 보며 출발한다고 알렸다. 선로 안쪽에서 기다릴 수는 없었다. 해온은 책과 흘러나온 빈 종이 한 장을 받침째 정류장 바깥으로 옮겼다. 콩쇠가 노인의 지팡이를 주웠다. 전차는 기다리지 않고 지나갔다. 노인은 놓친 전차를 보며 혀를 찼다.

“다음 차는 늦게 오는데.”

해온은 노인 때문에 늦었다고 하지 않았다. 물건을 찾느라 그의 지팡이를 썼고, 그 사이 전차가 지나갔다. 노인이 다른 안전한 길로 돌아갈 방법이 있는지 정류장 담당에게 연락했다. 담당은 다음 차 시간을 알려 주고 대기용 밤등을 켜 줬다. 해온은 금방 온다고 거짓말하지 않았다.

노인은 기다리겠다고 했다. 길을 걸어 돌아가면 날개에 무리가 온다는 것이다. 콩쇠는 자기 통증 때문에 뛸 수 없던 것을 떠올린 듯 의자를 정류장 가까이 옮겨도 되느냐고 물었다. 노인이 허락했다. 둘은 노인이 앉기 편한 위치까지 의자를 당겼다. 의자값을 물건 회수 품삯으로 계산하지는 않았다.

책은 가림 덮개 안에서 조용해졌다. 해온은 주인에게 상태를 설명하고 오늘 가져가도 되는지를 확인했다. 소포로 발급된 게 아니라 가게 시험품이었다. 주인은 반환 의뢰를 정식으로 접수하고, 소유 확인과 현재 위치 인계를 남겼다. 덮개를 열지 말라는 요청도 따라왔다.

돌아가는 길에 콩쇠가 물었다.

“표지의 옛 주소는 누가 썼을까?”

“가게 주인이 실제로 썼는지부터요.”

“자기가 쓴 책이 저렇게 날면 속상하겠다.”

해온은 웃었다. 잘 만든 물건이 말을 안 듣는 것과, 모르는 안감이 들어가 물건을 바꾼 것은 다른 일이다. 제본 가게에서는 그 둘을 구분해야 했다. 책을 붙잡고 곧바로 원부라고 부르지 않은 덕분에 주인의 작업을 전부 위조로 몰지는 않을 수 있었다.

가게의 밤등 아래 책을 인도하자 까마귀 주인이 새 받침에 그것을 올렸다. 해온이 전한 상태 기록에는 노인의 표식이나 이름이 없었다. 정류장에서 물건이 반응한 행동만 있었다. 주인은 붉은 표지를 만지려다 날개가 다시 나올까 봐 집게를 가져왔다.

“내가 만든 건 겉이야.”

그가 말했다. 시험용 속종이는 따로 샀는데, 그 속종이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처음에는 따져 보지 않았다. 다음 안감이 들어왔을 때 가게의 다른 종이와 섞인 부분이 있을 수 있었다. 채원은 가게 안쪽 열람 전에 그 배치부터 구분하기로 했다.

책등의 마지막 실 한 땀은 주인이 꿰맨 방향과 달랐다. 해온은 콩쇠가 자신의 가방에 세 땀을 남긴 것을 떠올렸다. 남의 물건을 꿰매면 손버릇이 흔적이 된다. 하지만 실 방향 하나만으로 청묵의 손이라고 결정할 수는 없었다. 주인은 자기 작업순서와 사용한 종이 묶음을 가져왔다.

속종이는 모두 이름을 먹는 물건이 아니었다. 빈 종이 열 장이 정상 시험 배치에 들어갔고 그 중 한 장은 종이상태가 달라 버렸다고 했다. 그 버린 종이를 누구에게 주었는지 말할 때 까마귀의 얼굴이 굳었다. 폐지 수거일이 아니었는데 누군가 봉투를 들고 와 가져갔다고 했다.

“그때 너무 바빠서 이름은 안 물었어. 수거하는 사람인 줄 알고.”

해온은 그 말을 기록했다. 버린 물건이라고 모든 이용 경로가 무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을 묻지 않은 사실을 곧 공범의 증거로 만들 수도 없었다. 남긴 연락표식이 있는지부터 봐야 했다.

채원은 붉은 책을 별도 보관하고, 문제없는 가게 작업까지 모두 정지시키지 않았다. 다만 다음 안감이 들어 있는 칸의 상품은 섞이지 않도록 구분했다. 주인은 그 때문에 늦어지는 납품을 손님들에게 알렸다. 한 손님이 전화로 화를 냈다. 해온은 주인이 사과와 새 인도 시간을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이 가게와 조사 사이에서 발생한 실제 대가였다.

까마귀는 다음 안감 열람에 동의하면서 종이가 들어간 물건을 보여 줬다. 표지가 없는 작은 장부의 등받침이었다. 종이를 무심히 뽑으면 이미 기록된 다른 거래 페이지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해온은 책을 되찾았다고 다음 물건을 바로 가져갈 수는 없었다.

“그럼 이 장부는 대신 뭘 써요?”

“다른 장부로 옮기려면 오늘 밤 내 일을 다 멈춰야지.”

주인은 새 장부를 받을 날짜와 옮기는 시간을 계산했다. 채원은 해당 물건의 보관 제한 안에서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담당자에게 확인했다. 해온은 제본 가게가 필요한 새 등받침의 실제 크기를 받아 공급 가게로 연락했다. 무료로 가져다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대체품을 준비할 비용과 시간부터 나왔다.

콩쇠는 옆에서 빈 종이를 접고 있었다. 새 배송원 세손에게 가져갈 주소 연습표였다. 그는 방금 본 옛 주소와 현재 표식을 나누어 적었다. 자기 재교육에서 배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읽힐 수 있는 종이가 됐다.

까마귀가 그 표를 보며 말했다.

“그건 날아가지 않겠네.”

“내가 적은 건 길만 보여 주니까.” 콩쇠가 답했다. “말까지 대신하면 또 문제 생겨.”

해온은 그 말을 듣고 표 모서리를 한번 눌러 줬다. 일반 종이는 그 자리에 얌전히 있었다. 무엇이든 움직이는 도시에서 움직이지 않고 제 역할을 하는 물건도 값이 있었다.

복귀 직전 나비 노인에게서 정류장 담당을 통한 전갈이 왔다. 다음 전차를 타고 자기 집으로 갔다고 했다. 해온은 그 말을 오늘 인계 기록 끝에 넣었다. 책이 가게로 돌아간 결과와 사람이 집으로 돌아간 결과는 다른 줄이었다.

밖으로 나가자 버스 막차가 사람길 도로를 지났다. 지붕은 비어 있었다. 콩쇠는 그것을 보고 안도한 듯 웃었다. 해온은 자신의 어깨끈을 당겼다. 다음 안감은 오늘 찾은 가게 안에 그대로 있었다. 준비 없이 뜯지 않았으니 다음 밤에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편의점 방향으로 걸었다. 도시의 선로와 종이의 접힌 선이 각각 자기 길을 이어 가는 밤이었다. 해온은 옛 수취주소를 가방 깊이 넣고, 내일 대체품이 실제로 들어올 시간을 확인했다. 다음 물건은 날개를 붙이기 전에 안전한 받침부터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