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판타지 직업 코미디 51화

퇴근 후에는 요괴택배

빨간 조끼를 벗는 시간

김콩쇠는 징계가 끝나면 새 조끼를 받을 줄 알았다. 담당자가 그의 조끼를 돌려주자 한동안 받지 않았다. 배 앞 보호천과 해온에게 빌려준 안전핀의 빈자리까지 그대로였다. 무엇이 끝났는지 겉으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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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콩쇠는 징계가 끝나면 새 조끼를 받을 줄 알았다. 담당자가 그의 조끼를 돌려주자 한동안 받지 않았다. 배 앞 보호천과 해온에게 빌려준 안전핀의 빈자리까지 그대로였다. 무엇이 끝났는지 겉으로 보이지 않았다.

분실방울 신고가 하루 늦었다는 사실은 인정됐다. 그 기간 장비가 발견될 가능성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아직 더 확인할 것이 있었다. 반출서 위조와 콩쇠의 서명 복사는 별도로 진행 중이었다. 오늘 판단은 콩쇠가 실제 알고도 미룬 신고와 그 뒤 보고를 가렸던 행동에 한정됐다.

그는 정해진 재교육을 받고, 직접 운행 복귀 전 동행 점검을 거치기로 했다. 채원은 이를 영구 해고도 무조건 무혐의도 아닌 현재의 결정으로 설명했다. 콩쇠는 종이를 읽다가 자기 말로 다시 말했다.

“내가 늦은 건 남고, 내가 안 한 건 더 확인하는 거네.”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해온은 그 옆에서 조끼를 잡지 않았다. 콩쇠가 스스로 받아 접었다. 몸의 통증 때문에 무거운 운반을 쉬는 일은 이 결정과 별도로 유지됐다. 오늘 조끼를 돌려받았다고 바로 힘을 써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밖으로 나오자 콩쇠가 한숨을 쉬었다.

“혼날 때 안 아플 줄 알았는데 배가 아프네.”

“아침은 먹었어요?”

“그걸 물으면 대부분 안 먹었다는 뜻이야.”

해온은 둘이 먹을 수 있는 밥집을 찾았다. 국수집과 달리 사람길 식당이었다. 콩쇠는 모자를 눌러쓰고 구석에 앉았다. 사람들 눈에는 키가 작고 얼굴이 이상하게 그늘진 손님 정도로 보였다. 종업원이 모자 벗고 드시라고 하자 그는 뿔을 들킬까 봐 국그릇을 꼭 잡았다.

해온이 앞머리가 엉망이라 그렇다고 말했다. 콩쇠는 식사를 마친 뒤 그 말에 고마워하지 않았다. 뿔보다 앞머리가 더 수치스럽다고 했다. 해온은 웃다가 밥값을 각각 나눠 냈다. 콩쇠의 식비를 모두 대신하는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혼자 혼났다는 기분으로 굶어 보내지는 않았다.

그날 오후 재교육 자리에는 콩쇠와 새 배송원 하나가 있었다. 새 배송원은 장갑을 낀 손이 세 개였다. 이름 대신 ‘세손’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담당자는 그 별칭만 기록하고 본인 표식은 따로 확인했다. 콩쇠가 웃으며 두 손보다 짐 많이 들겠다고 하자 세손은 가운데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 손은 오래 못 써요.”

콩쇠는 웃음을 거뒀다. 손이 많아 보인다고 일을 더 맡길 수는 없었다. 자신이 힘이 세다는 이유로 늘 먼저 짐을 받던 몸도 오늘 쉬고 있었다. 그는 모르는 상태를 농담으로 결정하는 버릇을 하나 더 발견했다.

교육은 길고 뜬 말로 시작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빈 소포와 찢어진 조끼, 잘못된 주소 세 장을 탁자에 놓았다. 세손은 소포부터 집으려 했다. 콩쇠는 주소를 뒤집었다. 같은 수취인의 별칭이 두 개 적힌 가짜 표였다. 세손은 그가 금방 찾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노련하시네요.”

콩쇠는 그 말이 기뻤다가 입을 다물었다. 노련한 사람이 신고를 하루 늦출 수도 있었다. 그는 잘한 것을 인정받는 것과 잘못을 지우는 것을 섞지 않기로 했다.

“여긴 알아. 그다음에서 망설일 수 있어.”

실제 재교육 동행은 저녁에 이뤄졌다. 담당자가 구역 안 안전한 두 배송지만 지정했다. 콩쇠는 운반하지 않고 위치 확인과 사유 기록을 맡았다. 세손은 가벼운 소포 하나를 들었다. 해온은 자기 운행 전 약속한 시간만 옆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누구의 전체 교육 시간을 대신 채우는 일이 아니었다.

첫 소포는 찻잎이었다. 수취인이 사는 골목 입구에 세 개의 문이 나란히 있었다. 문마다 같은 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세손은 발신인이 알려 준 ‘푸른 문’이라는 설명을 보고 가운데로 갔다. 콩쇠가 그를 멈췄다.

“등빛이 파라서 셋 다 푸른 문이야.”

세손이 돌아섰다. 그는 실제 표식과 확인 말을 다시 보았다. 콩쇠는 답을 대신 말하지 않았다. 세손이 지정된 문답으로 수취인을 찾을 때까지 옆에서 기다렸다. 오른쪽 문 안의 낮은 목소리가 응답했다. 문이 열리고 생활공간 안쪽의 허락이 나왔다.

찻잎은 제대로 들어갔다. 세손은 통의 무게가 줄어든 것을 보고 웃었다. 콩쇠는 그 얼굴을 보고 첫 배송을 자기 대신 맡긴 해온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때는 자신이 빠져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세손이 들어가도 되는 문을 스스로 찾는 순간까지 봐야 했다.

둘째 소포는 새 문종이었다. 수취인 집에는 문이 없었다. 빈 공터 한가운데 긴 천막이 있었고, 천 아래 여러 사람이 누워 있었다. 세손은 공터가 문턱 바깥이라고 생각해 한 걸음 들어갔다. 콩쇠가 손바닥을 들어 멈추게 했다.

“선을 찾자.”

그는 천막 모서리 돌들을 가리켰다. 생활공간을 나누는 경계였다. 사람이 드나든다고 아무나 물건을 놓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세손은 돌 바깥에서 수취 표식을 불렀다. 두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같은 별칭을 쓰고 있었다.

세손의 가운데 손이 나왔다. 하나에게 물건을 주고 다른 손으로 기록하면 빨리 끝낼 수 있었다. 콩쇠는 그 손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세손도 알았다. 그는 다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당사자만 아는 확인 말을 했다.

한 사람이 대답했다. 다른 사람은 웃으며 다시 누웠다. 수취인은 자기 물건을 받으러 경계 바깥으로 나왔다. 천막 안까지 들어갈 필요가 없어졌다. 세손은 그가 손으로 문종을 만지고 받은 표식을 남긴 뒤에야 완료를 적었다.

그때 공터 바깥에서 종이주머니 하나가 굴러왔다. 세손이 발로 눌러 막았다. 주머니에는 배송완료 표시가 이미 찍혀 있었다. 콩쇠는 눈을 좁혔다. 안쪽에서는 벌레처럼 얇은 말들이 움직였다. 주문한 문종과 전혀 다른 물건이었다.

“완료됐는데 물건이 여깄어.” 세손이 말했다.

콩쇠는 그 말에 자기 하루 늦은 신고를 떠올렸다. 알았을 때도 실제로 문제가 생겼는지 더 보고 싶었다. 신고하면 자기가 손해 볼까 봐, 그냥 사라졌다고 적는 게 편할까 봐 기다렸다. 오늘 같은 주머니 앞에서 그 하루가 다시 생길 수 있었다.

그는 즉시 담당자에게 위치와 겉표식을 알렸다. 세손에게 주머니를 열지 말게 했다. 아직 누구에게 가는 물건인지 몰랐고, 미배송 불운이 억지로 다른 사람에게 붙을 수 있었다. 담당자가 중립보관함을 가져왔다. 콩쇠는 기다리는 동안 주변 사람을 안전한 바깥쪽으로 안내했다.

“이거 네가 잘 찾은 거야.” 콩쇠가 세손에게 말했다.

세손이 놀라 그를 봤다. “저는 발로 밟았는데요.”

“밟은 다음 말했잖아.”

해온은 그 대화를 들었다. 콩쇠는 자신이 신고한 일을 자랑으로 먼저 적지 않았다. 새 배송원이 이상한 물건을 보고 입을 연 일을 인정했다. 오늘 재교육의 결과는 둘째 소포와 떨어진 주머니가 서로 다른 칸에 들어간 것으로 남았다.

공터를 떠나기 전에 문종 수취인이 종을 한번 울렸다. 맑은 소리가 천막 위로 올라갔다. 콩쇠는 고개를 돌렸다. 발급방울과 전혀 다른 소리였다. 하지만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없는 방울을 찾는 버릇은 바로 없어지지 않았다. 해온은 옆에서 기다렸다.

“이건 잘 울리네.” 콩쇠가 말했다.

“주문한 사람이 받았으니까요.”

콩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어깨에 걸친 조끼를 정리했다. 정식 복귀 확인은 아직 남았다. 재교육 한 번 잘했다고 그걸 먼저 완료표에 넣을 수는 없었다. 세손과는 다음 동행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해온은 약속한 시간에 자기 배송을 위해 돌아섰다. 제본가게 주문은 실제로 선반을 비울 때 필요한 받침과 덮개를 보내 달라는 요청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안감은 채원이 따로 확인할 예정이었다. 해온이 가게 일을 돕는다고 조사 물건을 마음대로 옮겨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운반한 소포 안에는 가게가 주문한 새 받침 두 개가 있었다. 제본 가게 주인은 밤을 재단하는 두꺼운 안경의 까마귀 요괴였다. 그는 물건을 받으면서 조사 이야기부터 하려 했다. 해온은 먼저 출고표와 실제 물건을 확인하고 수취 표식을 받았다. 그 뒤 안감 보관 상태는 채원과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까마귀가 웃었다.

“청년이 종이보다 구획이 많네.”

해온은 어깨를 으쓱했다. 가게 안에서는 책등들이 줄지어 떨고 있었다. 큰 선반이 기울어 새 받침을 필요로 했다. 그 선반의 한 칸에 다음 안감이 있었다. 해온은 자기 판단으로 책들을 밖에 꺼내지 않았다. 가게 주인이 비울 칸과 건드리지 않을 칸을 정했다.

새 받침을 인도하고 나가려는 순간, 비우지 않은 안쪽 칸에서 작은 책이 떨어졌다. 까마귀가 손을 뻗었지만 책은 바닥에서 날개를 폈다. 표지에 낡은 수취주소가 있었다. 해온은 문을 막지 않고 바깥 통로의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소리쳤다.

책은 골목으로 날아갔다. 주인은 그 책이 제본 시험품이고 오늘까지는 날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해온은 날아간 방향을 기록했다. 다음 안감이 든 칸에서 떨어진 물건이었다. 그것이 무슨 이름을 따라갔는지는 아직 몰랐다.

채원이 도착했을 때 해온은 오늘 인도한 물건과 떨어진 책의 기록을 따로 건넸다. 주인은 안쪽 칸 열람에 동의하면서 먼저 날아간 시험품을 찾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온은 빈손으로 골목을 한번 보았다. 콩쇠가 함께 있었다면 바로 뛰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자신도 숨을 고르고 다음 업무를 받았다.

편의점으로 돌아오자 콩쇠는 재교육 표를 접고 있었다. 빨간 조끼가 의자 등에 걸려 있었다. 그는 오늘 자기 잘못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해온은 안다고 답했다. 콩쇠가 다시 조끼를 입는 동안 새 주문표가 떨렸다. 날아간 책의 마지막 주소를 확인해 달라는 가게 주인의 요청이었다.

“내일은 내가 길을 볼게.” 콩쇠가 말했다.

“몸 확인하고요.”

“그 말까지 내가 먼저 했어야 되는데.”

그는 조끼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 해온은 주문표를 펼쳤다. 빨간 조끼가 벗겨졌다 돌아온 하루 뒤에도 도시의 소포들은 아직 자기 목적지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