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는 요괴택배
문 앞에 남은 반쪽
확인실 문이 닫히자 남해온은 복도에 앉았다. 오늘 그 안에 들어갈 허락을 받지 않았다. 김콩쇠도 옆 의자에 앉았지만 발을 떨지 않으려고 무릎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열한 이름을 찾겠다고 뛰어다닌 사람들이 처음 돌려줄 조각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이상하게 아팠다.
확인실 문이 닫히자 남해온은 복도에 앉았다. 오늘 그 안에 들어갈 허락을 받지 않았다. 김콩쇠도 옆 의자에 앉았지만 발을 떨지 않으려고 무릎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열한 이름을 찾겠다고 뛰어다닌 사람들이 처음 돌려줄 조각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이상하게 아팠다.
“안에서 무슨 표정인지 궁금하다.” 콩쇠가 말했다.
해온도 그랬다. 그러나 자신들이 그 표정을 보려고 찾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유통기한을 적는 편의점 펜을 손안에서 굴렸다. 오늘은 자기 계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잃은 것을 확인하는 날이었다.
복도 끝에는 따뜻한 차가 있었다. 콩쇠가 찻잔을 들려다가 전날 청묵이 가져온 잔을 떠올린 얼굴로 멈췄다. 해온은 먼저 물을 마셨다. 자신에게 필요한 물을 마시는 일까지 누군가의 사과처럼 느껴질 필요는 없었다. 콩쇠도 따라 한 모금 마셨다.
확인실 안의 배송원은 사람들 앞에 얼굴과 이름을 내놓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공동대응에 참석하지 않아도 자신의 조각을 받을 수 있어야 했다. 오늘 두 사람이 기다리는 것은 그가 도움이 필요할 때 복도 밖에서 연락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채원은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 범위를 설명했다.
문 뒤에서 종이 소리가 작게 났다. 해온은 그것을 복원 성공의 소리로 읽지 않았다. 가림막을 움직일 때도 종이는 소리를 냈다. 콩쇠는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앉았다.
한참 뒤 담당자가 나왔다. 원부 조각의 개인표식 일부가 피해자 등록과 맞았다고 했다. 원래 이름 전체를 되살릴 단계는 아니었다. 최신 층에서 떼어 낸 한 부분을 본인의 기록으로 연결해, 현재 다른 물건에 따라붙는 힘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당사자는 지금 멈춰도 되는지 물었고, 담당자는 멈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계속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해온은 손바닥을 폈다. 자신이 원하던 답이라 안도한 게 미안했다. 피해자는 그들의 성과를 위해 계속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 표식에 어떤 부분이 돌아오는지 보려는 선택이었다.
담당자가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에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만 남았다. 조정소 바깥 처마에서 물방울이 길게 떨어졌다. 콩쇠가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내 이름도 남의 종이에 있으면, 네가 안에서 기다려 줘.”
“허락하시면요.”
“그때는 내가 먼저 말할게.”
해온은 대답하고 펜을 주머니에 넣었다.
확인이 끝났을 때 채원은 두 사람에게 밖으로 나와 달라고 했다. 피해자가 자기 집 문 앞에서 확인을 계속할 뜻이 있고, 해온에게 제한된 배송을 맡기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해온은 먼저 무엇을 운반하는지 설명을 들었다. 원부 원본 전체가 아니었다. 돌아온 표식 일부를 보관할 임시 개인표와, 실제 회수 조각의 연결 확인을 담은 봉인함이었다.
배송원은 문을 조금 열고 나왔다. 얼굴을 가리는 천을 썼고, 해온에게 이름을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해온은 자기 이름만 말했다. 그는 집 앞에서 오래 기다렸던 이야기를 했다. 열쇠는 있었는데 문이 자기 표식을 읽지 못해 다른 길로 열리는 날이 생겼다. 지금도 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들어가는 데 몇 번씩 문답을 반복해야 했다.
“돌아가면 바로 열릴까요?”
“오늘 확인한 범위에서 해 볼 겁니다.” 채원이 답했다. “안 되면 현재 쓰는 길은 그대로 유지하고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배송원은 그 설명을 듣고 함을 맡겼다. 해온은 진짜 이름 대신 지정된 확인 말을 적은 접수표를 읽었다. 도윤의 재심처럼 이 사람의 일도 다른 사건의 미끼가 아니었다. 집에 돌아갈 물건을 집에 전하는 배송이었다.
저녁에 길이 열렸을 때 네 사람은 출발했다. 콩쇠는 동행하되 함을 들지 않았다. 채원은 피해자가 허락한 범위에서 문 앞까지 함께 갔다. 배송원은 앞서 뛰지 않고 자기 속도로 걸었다. 해온은 함이 흔들리지 않게 가방을 몸에 붙였다. 어깨끈의 세 땀이 잡아당겨졌다.
집은 지하상가 마지막 점포 위 좁은 다락이었다. 밤등 아래 철문이 보였고, 안쪽에는 얇은 나무문이 하나 더 있었다. 배송원이 철문에 개인표식을 대자 안쪽 문이 멀리 물러섰다. 해온은 처음에 눈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다락 높이는 그대로인데 문까지의 복도만 길어졌다.
“이렇게 돼요.” 배송원이 말했다. “가면 더 멀어져. 그래서 몇 번 돌아서 와야 해.”
그가 오늘도 반복하려 하자 채원이 멈추고 상태를 보자고 했다. 해온은 문턱 밖 바닥에 함을 내려놓았다. 배송원은 지정 문답으로 본인확인을 했고, 안쪽에 물건을 놓는 것을 허락했다. 채원이 봉인을 열고 임시 개인표의 보호덮개만 벗겼다.
문이 가까워졌다.
한 칸이었다. 문까지의 긴 복도가 아주 조금 짧아졌다. 배송원이 숨을 들이켰다. 해온은 그 얼굴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철문 위의 밤등을 봤다. 표식 일부의 연결은 문이 읽는 대답 하나를 돌려놓고 있었다. 그러나 복도 전체가 원래 길이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배송원은 손을 뻗었다가 내렸다.
“그러면 또 걸어야 하네요.”
그 목소리에 실망이 있었다. 누구도 그 실망을 배은망덕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집 문이 한 칸 가까워졌다고 그동안의 밤이 모두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해온은 함 뚜껑을 잡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래도 오늘은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하는지 알아요.”
배송원이 철문 안에 발을 올렸다. 해온은 함을 든 채 지정 위치까지만 들어갔다. 그 이상은 그의 생활공간이었다. 채원은 문답이 반복될 때 바뀌는 선을 기록했다. 콩쇠는 바깥에서 기다렸다. 다른 사람 집에서 손가락으로 이쪽저쪽을 지시하지 않았다.
긴 복도 중간에서 그늘 하나가 뻗었다. 배송원 발목의 천을 잡았다. 해온은 반사적으로 함을 높이 들었다. 그늘이 물건을 따라온 것인지 이 집에 원래 있던 것인지 모른 채 손으로 잡아당길 수는 없었다. 배송원이 자기 문을 향해 말한 확인 말을 다시 했다.
그늘이 천을 놓았다.
해온은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이름 전체를 큰소리로 외친 것이 아니었다. 오늘 돌아온 표식 일부가 문답에 응답한 것이다. 배송원은 그 자리에 멈춰 제 발목을 봤다. 그늘이 놓친 천에는 작은 주름이 남아 있었다.
“나한테 대답했어.”
그가 낮게 말했다. 해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집이 자기 말에 대답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멀어진 복도는 아직 긴 복도여도 완전히 남의 길은 아니었다. 그는 임시표를 지정 받침에 놓고 배송원에게 상태를 읽어 줬다. 인도표에 확인 표식이 찍혔다.
배송원은 해온에게 안으로 더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다. 해온은 문턱 밖으로 돌아왔다. 철문 안쪽에서 잠금쇠가 닫히는 소리가 났다. 채원은 임시 연결의 다음 확인 시간을 기록했고, 원래 조각은 조사와 추가 복원에 필요한 상태로 다시 봉인해 가져왔다. 개인표는 배송원의 집에 남았다.
콩쇠가 해온을 보았다.
“받았어?”
“받으셨어요. 전체 이름은 아직 아니고요.”
“그럼 지금은?”
해온은 철문을 한번 봤다. “자기 말에 대답하는 길 하나요.”
콩쇠는 그 설명을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돌아오는 내내 그 사람의 얼굴을 묻지 않았다. 누가 잘 울었는지 잘 웃었는지 알아야 성과를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조정소에서는 회수 조각 하나가 현재 이름의 연결 일부를 바꾼 사실을 기록했다. 다른 열 이름이 자동으로 돌아왔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 나머지 소포 안감의 위치와 겹친 실 순서를 확인해야 했다. 채원은 대체품과 소유자 손실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해온은 국수집과 빨래방에서 한 일들을 떠올렸다. 간판의 모서리, 대여 담요, 늘어진 수건, 다시 켠 전구가 있었다. 이름 조각만 꺼내면 남의 생활이 원래대로 남는 것은 아니었다. 역순 회수를 맡을 사람들의 업무에도 그 물건들이 들어가야 했다.
담비 할멈 창구를 지날 때 삿갓비가 있었다. 다음 검사에 필요한 최소 비용의 지원이 결정돼 실제로 받은 뒤였다. 그는 손목을 쓰지 않도록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해온이 이름표 일부를 연결한 일을 직접 다른 신청자 이야기로 하지 않자 삿갓비도 묻지 않았다.
“오늘은 내 검사 날짜만 적고 갈게.”
“네.”
“다른 이름 찾았다고 내 손목이 낫지는 않으니까.”
그는 웃으며 먼저 걸었다. 해온은 그 웃음이 체념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자기에게 필요한 날짜가 생겨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오늘 누군가의 문과 누군가의 검사비가 따로 움직였다.
편의점에 돌아오자 유리문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점주가 적은 새벽 청소 순서였다. 해온은 그 안에 자기 이름을 찾았다. 뜻밖에 평범한 이름 한 줄이 낯설게 보였다. 요괴길에서는 남의 이름을 비공개 표식으로만 다뤘고, 사람길에서는 점주가 그 이름 옆에 바닥청소라고 적었다.
“내 이름 옆에도 써 줘.” 콩쇠가 말했다.
“점주님이 당신 일 시킬 권한은 없어요.”
“그럼 네 옆에서 빗자루만 들게.”
해온은 그를 보다가 자기 무릎과 콩쇠 배를 번갈아 봤다. 두 사람 모두 오늘은 몸을 많이 쓰지 않는 게 나았다. 그는 바닥청소 전에 교대에게 현재 상태를 알리고 가능한 일을 바꾸기로 했다. 콩쇠는 빗자루 대신 진열표를 정리했다.
새벽이 오기 전 피해자에게서 짧은 전갈이 왔다. 개인표를 놓은 뒤 한 번 더 문을 열었고, 아직 돌아서야 하는 구간이 남았지만 첫 대답을 반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해온은 그 말을 채원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완전히 돌아왔다’는 문장을 보태지 않았다.
콩쇠가 진열표 모서리를 맞추며 말했다.
“반쪽이라도 자기 거면 잡을 수 있네.”
해온은 대답 대신 우유 상자에 새 날짜를 적었다. 그 사람은 오늘 밤 잠든 곳에서 다시 자기 문을 열어 볼 것이다. 자신들은 다음 안감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일 하나가 끝난 자리에는 사라진 열 이름이 아니라, 이제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다음 물건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