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판타지 직업 코미디 48화

퇴근 후에는 요괴택배

이불 속에 잠든 주소

목욕탕 지붕 위 빨래방은 한밤중에 가장 바빴다. 담요들이 줄에 매달려 꿈틀거렸고, 배달용 수건 더미는 바닥을 작은 파도처럼 지나갔다. 남해온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수건을 피하다 문지방에 걸렸다. 콩쇠가 뒤에서 가방을 잡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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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지붕 위 빨래방은 한밤중에 가장 바빴다. 담요들이 줄에 매달려 꿈틀거렸고, 배달용 수건 더미는 바닥을 작은 파도처럼 지나갔다. 남해온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수건을 피하다 문지방에 걸렸다. 콩쇠가 뒤에서 가방을 잡아 줬다.

“내가 오늘 몸 못 쓰니까 네가 대신 쓰네.”

“넘어지는 것도 몸 쓰는 일인가요?”

“아주 열심히 쓰지.”

빨래방 주인은 긴 귀를 수건으로 묶은 토끼 요괴였다. 채원이 먼저 찾아왔고, 주인은 접힌 중간 소포 하나를 보관하고 있었다. 청묵이 내놓은 전달지의 마지막 반환표식이 이곳으로 이어졌다. 국수집에 팔린 바깥 봉투와 별개로, 남은 안감을 따뜻한 포장재로 사 왔다는 것이다.

주인은 남의 이름이 든 물건인 줄 몰랐다고 했다. 봉투를 내놓는 데 동의했지만, 그 안감은 이미 오래된 이불의 찢어진 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불은 빨래방 것이 아니었다. 손님이 수선을 맡겼고 오늘 밤 찾아가기로 했다.

해온은 이불부터 꺼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주인은 손님에게 연락했다. 손님은 아래층에서 목욕탕 청소를 마치고 올라왔다. 짧은 꼬리에 빗자루 끈을 묶은 늙은 여우였다. 자기 이불 속에 무슨 일이 났다는 말을 듣고 귀를 눕혔다.

“그럼 오늘 밤은 뭘 덮고 자요?”

채원은 바로 보관품을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빨래방 주인이 같은 두께의 대여 담요가 있는지 확인했고 여우가 직접 골랐다. 손님은 그것을 빌릴 수 있다면 안감을 꺼내 보는 데 동의했다. 자신의 이불 나머지 부분은 상하지 않게 돌려 달라는 말도 했다.

콩쇠는 빨래줄을 보았다. 수건들이 자기 눈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하나를 잡아 움직임을 멈추게 하려다가 손을 내렸다. 손님 물건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말은 이제 해온이 하기 전에 떠올랐다. 빨래방 주인은 그 모습을 보고 젖은 수건을 따로 안쪽으로 옮겼다.

여우의 이불은 회색 꽃무늬였다. 한쪽 귀퉁이에 손으로 여러 번 꿰맨 자국이 있었다. 주인은 봉제선을 풀기 전에 새로 꿰맨 부분을 보여 줬다. 이불 자체의 오래된 헝겊과 최근 넣은 종이는 다른 물건이었다. 해온은 안감을 받칠 판을 꺼내려다 모서리의 휨을 다시 봤다.

채원은 조정소에서 가져온 평평한 받침을 내줬다. 해온의 판은 점검이 끝나기 전 물건을 지지하는 일에 쓰지 않기로 했다. 콩쇠는 괜히 미안한 얼굴을 했고 해온은 보관소 벽이 자신들에게 떨어지지 않은 값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휘어진 장비를 계속 쓰면 그 값이 다시 사고로 돌아온다.

빨래방 주인이 첫 실을 풀었다. 이불 속에서 작은 숨소리가 났다. 여우가 깜짝 놀라 손을 내밀었다. 해온은 이불을 받친 판을 몸에서 조금 멀리 뒀다. 소리는 사람의 말이 아니었다. 접힌 종이가 마찰하며 생기는 소리처럼 들렸다.

두 번째 실이 풀리자 이불이 길어졌다.

주인은 즉시 가위를 내려놨다. 이불 귀퉁이가 빨래줄까지 늘어나 수건을 감았다. 해온이 판을 기울이지 않으려고 두 손에 힘을 넣었다. 여우가 자기 이불을 부르며 당기려 하자 채원이 멈춰 달라고 했다. 수건까지 당기면 다른 손님 물건이 찢어질 수 있었다.

“내 이불이 왜 남의 수건을 잡아!”

이불 속의 종이 모서리에서 흐린 글씨가 보였다. 아직 전체 이름을 읽을 수는 없었다. 해온은 누군가 말을 억지로 듣게 하는 것처럼 느껴져 고개를 숙였다. 그는 빨래방 주인에게 실을 푸는 방향을 처음과 반대로 바꿀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오래된 헝겊 쪽으로 접근하면 종이를 당기지 않고 꺼낼 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이 더 들었다. 여우는 오늘도 청소를 오래 해서 졸린데 언제 끝나냐고 했다. 해온은 바로 끝난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여 담요를 먼저 받아 목욕탕 휴게칸에서 쉬고 오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우는 자기 이불이 남의 물건을 잡고 있는 모습 때문에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콩쇠가 작은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여우는 앉았다. 채원은 빨래줄 주인들에게 물건이 잠시 묶여 있는 이유와 필요한 시간을 알렸다. 토끼는 해당 수건들의 위치를 표시한 뒤 새 줄을 낮게 하나 더 걸었다. 가게 나머지 일을 모두 멈출 필요는 없었다.

실이 조금씩 풀렸다. 해온은 이불을 잡는 대신 받침만 받쳤다. 토끼가 헝겊을 벌리고 채원이 얇은 덮개를 종이 위로 넣었다. 종이는 덮개에 닿자 조용해졌다. 빨래줄에 감긴 이불 끝이 스스로 짧아졌다.

주인이 수건 두 장을 풀어 내려 상태를 살폈다. 한 장은 모서리가 늘어났고 다른 한 장은 젖은 자국이 옮았다. 그는 비용이 생기는 수선과 다시 말리기만 하면 되는 일을 나눠 적었다. 여우는 자기 이불이 한 일이라며 전부 내겠다고 했다. 채원은 오늘 동의한 열람으로 생긴 비용까지 손님에게 떠넘기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보전 가능한 항목과 확인할 항목을 별도로 남겼다.

여우가 이불을 보며 눈을 비볐다.

“그러면 나한테 새 이불 사 주겠다는 말인가?”

“그 이불을 계속 쓰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해온이 말했다.

“그렇지. 새 건 무거워. 이건 내 무게야.”

토끼는 종이를 뺀 자리에 가게의 정식 솜을 채우기로 했다. 같은 따뜻함을 약속하려면 양과 두께를 맞춰야 했다. 여우는 손으로 비교하고 오늘 밤은 대여 담요, 내일 원래 이불을 찾겠다고 했다. 자신의 물건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다시 자기 무게로 돌려받는 일정이 생겼다.

안감 종이는 판 위에서 네모로 접혀 있었다. 모서리에는 열한 홈 종이틀에서 확인한 압착선과 맞춰 볼 수 있는 선이 있었다. 채원은 그 선만 보고 원부 조각이라고 하지 않았다. 청묵에게 받은 전달지의 번호, 안감이 빨래방에 들어온 날짜, 이불에 넣은 봉제 기록을 함께 묶었다. 주인은 외피를 산 점포와 달리 안감만 산 이유도 이야기했다.

“종이는 좋은 보온재라고 했어. 이름을 덥혀 준다는 말을 내가 좋은 뜻으로 들었지.”

해온은 국수집 주인이 손님 길을 지키려고 봉투를 산 말을 떠올렸다. 물건마다 누군가의 급한 필요가 붙어 있었다. 백결이라는 이름만 손가락으로 가리켜서는 그 필요를 지우거나 대신 채울 수 없었다.

원본은 채원과 해온이 맡은 문서함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빨래방 주인과 여우에게 인계표를 각각 줬다. 원래 이불은 솜을 넣을 부분만 표시한 채 가게 안에 남았다. 여우는 대여 담요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계단을 내려갔다. 콩쇠는 그가 한쪽 난간만 잡는 걸 보고 내려가는 길에 앞서 서 있었다. 묻지 않고 몸을 밀거나 짐을 뺏지 않았다.

해온은 비어 있는 빨래줄을 한번 더 봤다. 바람이 수건 끝을 흔들었다. 어떤 글씨도 나타나지 않았다. 빛은 줄 위에 달린 작은 밤등에서 왔다. 그 불빛 아래서 다른 손님 물건들은 다시 자기 차례대로 말랐다.

조정소에는 종이를 비교할 준비가 돼 있었다. 종이틀의 해당 홈, 창립원규칙 견본, 청묵에게 받은 전달지와 국수집 바깥 봉투가 각각 다른 받침에 놓였다. 담당자는 처음부터 한 장에 포개지 않았다. 국수집 봉투와 안감의 번호가 같더라도 같은 종이일 수는 없었다.

그는 종이틀 마지막 홈에 남은 눌림 방향과 새 안감의 선을 대조했다. 안감의 앞쪽엔 세 점 가운데 둘이 있었고, 뒤에는 찢어진 획 하나가 남아 있었다. 종이 한 장을 흉내 낸 인쇄표와 달리 가장자리 섬유는 다른 접힘 아래에서 끊어진 상태였다.

“원부에 있던 종이가 잘려 나온 형태와 맞습니다.” 담당자가 말했다.

해온은 그 뒤에 따라오는 말을 기다렸다. 담당자는 열한 조각이 모두 모였다는 뜻은 아니고, 오늘 찾은 이 조각이 마지막에 덮인 층과 연결될 근거가 생겼다고 했다. 원부가 열한 중간 소포의 안감으로 나뉘었다는 전달 내용은 실제 첫 조각과도 맞아 가고 있었다.

콩쇠가 반납표를 보았던 때처럼 손을 움켜쥐었다. 이제 아무 종이 한 장을 들고 이름을 복원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어디에 원부가 있는지 묻기만 하던 날에서 실제 한 조각을 가진 날로 움직였다.

담당자는 덮인 순서를 보존하며 바깥 실을 분리할 수 있는지 시험했다. 판 위로 얇은 빛이 올라왔다. 해온은 처음 이름을 대신 쓰던 펜의 감촉을 떠올렸다. 오늘 자신은 펜을 들지 않았다. 물건이 가진 접힘을 다른 사람이 읽고 있었다.

실을 조금 옮기자 안감 안쪽의 글씨 한 부분이 선명해졌다. 해온은 알아보려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해당 피해자에게만 보여 줘야 할 확인 표식이었다. 채원은 피해자 등록과 대조할 담당자를 불렀다. 비공개 신청을 택한 배송원의 표식과 맞았다.

그 배송원은 지난번 보호대 비용을 신청하던 사람과 다른 사람이었다. 공동대응 자리에는 나오지 않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연락만 받기를 원했다. 채원은 오늘 조각을 찾았다는 사실과 다음 확인을 본인이 받을지 물었다. 해온은 연락할 때 ‘이름을 찾았다’고 먼저 말하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조각을 찾은 것과 권리를 돌려주는 일 사이에는 아직 실제 당사자가 있었다.

답은 밤이 깊어서 왔다. 배송원은 내일 안쪽 등록표식으로 확인을 받겠다고 했다. 콩쇠는 내일 자신도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채원은 피해자가 동의한 사람만 확인실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콩쇠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반납표를 보던 자기에게 모든 시장 사람이 둘러서 있었으면 어떤 기분이었을지 떠올린 얼굴이었다.

해온은 편의점으로 돌아가기 전에 빨래방에 연락했다. 여우의 이불 솜이 잘 맞는지 내일 손님이 직접 보고 선택하게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토끼는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원래 이불을 고치는 비용과 종이 열람 비용을 섞지 않겠다고 먼저 덧붙였다.

전화를 끊자 콩쇠가 입을 열었다.

“이름 찾는 것보다 이불 찾는 게 쉬운 줄 알았는데.”

“오늘은 둘 다 어려웠죠.”

“그래도 내일 그 여우는 덮을 게 있네.”

해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서함은 채원에게 인도했고 자기 가방은 가벼웠다. 빈 가방에서 콩쇠가 꿰맨 세 땀이 보였다. 내일 돌려줄 이름의 일부가 그 가방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여러 손이 버텨서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옮겨 놓은 물건이 있었다.

편의점 셋째 냉장고 문을 닫자 안쪽에서 짧은 소리가 났다. 발급방울을 발견한 소리가 아니었다. 해온은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출발표를 펼쳤다. 회수 첫 조각, 이불 임시대여, 손님 수건 수선, 다음 피해자 확인. 네 줄을 적고서야 눈을 감았다. 그 네 가지는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하지 않는 오늘의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