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다섯 센티
두 점을 노리는 첫 돌
소라온은 정산표 맨 아래 숫자를 다시 더했다. 받은 돈과 아직 받을 돈이 섞여 있었고, 배송사의 빈 이틀은 여전히 빈칸이었다. 류승후는 그 빈칸을 지우지 않은 채 사고 당일 인계와 실제 지급 근거가 확인된 줄을 따로 묶었다.
소라온은 정산표 맨 아래 숫자를 다시 더했다. 받은 돈과 아직 받을 돈이 섞여 있었고, 배송사의 빈 이틀은 여전히 빈칸이었다. 류승후는 그 빈칸을 지우지 않은 채 사고 당일 인계와 실제 지급 근거가 확인된 줄을 따로 묶었다.
운전자가 가져온 알림에도 두 날의 경로를 되살릴 자료는 없었다. 그는 기억하는 차량을 말했지만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라온은 그 말로 우회전 앞뒤를 재구성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상가 영상과 차량 기록의 열한 초 차이는 보정 기록에 남았고, 오늘 확인되지 않은 것은 그 옆에 그대로 있었다.
“이걸 끝낼 때 모른다는 것도 같이 가져가야 하네요.”
승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 모르는 것을 남긴다고 이미 확인한 손해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라온은 사고 책임과 현재 수리 수입을 나눈 자료를 다시 읽었다. 접수만 하고 진단비도 받지 않은 날을 수리 매출에 넣지 않았다. 실제 부품비와 작업비는 영수증에 따라 나눴다.
상대편은 운전자의 사과가 합의 문구에 자동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라온은 사과를 받은 자신의 답도 손해액의 조건으로 쓰지 않겠다고 했다. 처벌에 관한 의사를 어떻게 남길지는 별도 설명을 듣고 결정하기로 했다. 지금 돈을 정한다고 모든 사건에 같은 마음을 제출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건물 밖에서 운전자와 마주쳤다. 운전자는 사고길의 표지판에 관한 기억을 다시 이야기하려다 멈췄다. 라온은 오늘 확인할 것은 자료로 남겼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길게 대화하지 않고 각자 방향으로 갔다. 라온은 집에 와서 서류를 가방의 안쪽 칸에 넣었다. 일요일 훈련에 가져갈 종이는 다른 칸에 있었다.
단비가 올린 사진이었다. 지난 수요일 마지막 배치에서 자기 돌이 상대를 밀고도 원하는 곳에 남지 못했다. 라온의 측면 돌이 길을 좁혔으나 두 점을 얻을 위치까지는 없었다. 단비는 오늘 그걸 다시 놓자고 했다. 일요일 모의엔드 여든 분 안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배치였다.
혜주는 기록지 첫 줄에 이전 목표를 적었다. 라온은 사진을 보고 첫 돌을 더 얕게 놓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진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 얕으면 단비가 쓸 측면 길이 막힌다는 것이다. 라온은 반박하려다 돌 두 개 사이의 간격을 다시 봤다.
“깊게 놓으면 상대가 우리 돌을 이용해요.”
“맞아. 그래서 중앙에 붙이지 말고 이 선으로.”
진수가 목표를 확정했다. 라온은 스틱을 쥐고 복창했다. 의자는 멈췄고 바퀴는 출발선에 맞았다. 그는 돌을 밀기 전 몸을 조금 낮췄다. 사고 서류를 읽으며 굳어 있던 어깨가 그 동작에서는 풀렸다.
첫 돌은 길었다.
스톤이 목표 뒤로 흘러 중앙 근처에서 멈췄다. 단비가 숨을 들이켰다. 모의엔드의 상대 역할 돌은 미란이 정해진 배치로 놓았다. 라온의 돌을 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위치였다. 진수는 옆 선을 다시 가리켰다. 두 번째 돌로 전부 고치려 하면 중앙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었다.
라온은 돌을 놓기 전에 자기 첫 밀기를 떠올렸다. 새 캡을 의식해 놓는 순간을 앞당겼는데 몸에서 나가는 힘은 그대로였다. 한 번의 결과로 원인을 모두 확정할 수는 없었지만, 두 번째에는 바꿀 동작을 하나 정했다. 첫 밀기를 줄이고 놓는 지점은 유지했다.
두 번째 돌은 첫 목표 앞쪽에 섰다. 좋았지만 조금 바깥이었다. 라온은 혜주의 기록지에 성공이라고 먼저 쓰지 않았다. 중앙으로 향하는 직선을 좁히고, 단비의 옆길을 남겼다는 실제 결과부터 보았다.
혜주가 자기 차례에 스틱을 들었다. 그녀는 라온의 앞돌을 조금 더 깊게 미는 방법을 제안했다. 진수는 앞돌을 건드리지 않는 드로로 바깥에 한 개를 더 남기자고 했다. 혜주는 목표를 다시 불러 달라고 말했다. 진수는 손끝이 아니라 선 두 개를 기준으로 설명했다.
돌은 라온의 바깥쪽에 멈췄다. 혜주는 손을 털며 웃었다. 자기가 적는 기록만큼 자기 돌도 자리에 남았다. 다음 배치에서 상대 돌이 중앙에 들어오자 단비는 공격을 제안했다. 진수는 성공하면 두 개가 남을 각을 불렀다.
단비의 첫 히트는 상대 돌을 옆으로 밀었지만 자기 돌도 뒤로 나갔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난 수요일과 비슷한 결과였다. 라온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단비가 먼저 손을 들었다.
“내가 먼저 볼게. 똑같이 실패했다고 쓰기 전에.”
그녀는 돌이 부딪힌 면을 보고 이전 사진을 꺼냈다. 지난번에는 정면 가까이 닿았고 이번에는 한쪽 면을 더 썼다. 자기 돌이 남지 않은 결과는 같았지만 방향은 달랐다. 진수는 그 차이를 보고 다음 돌의 확정을 바꿨다.
“쫓아내기보다 붙이자. 뒤에 우리 돌 있으니까.”
단비는 마음에 안 드는 얼굴로 목표를 봤다. 공격하기 위해 모인 줄 알았는데 프리즈를 듣는 것이 답답했다. 그러나 바깥 돌이 살아 있다는 것을 라온이 가리키자 손을 멈췄다. 상대에게 모든 길이 열린 배치도 아니었다. 그녀는 복창하고 스틱을 밀었다.
돌이 중앙의 상대 돌 앞에 부드럽게 닿았다. 강한 충돌 소리는 없었다. 단비는 그 조용함이 싫어 순간 고개를 돌렸지만, 끝 위치를 보자 다시 눈이 커졌다. 상대가 중앙만 치면 혜주의 바깥 돌이 남는 구조였다.
라온은 멀리서 돌 간격을 봤다. 두 점은 첫 돌이 예쁘게 멈췄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 긴 돌, 두 번째 바깥 돌, 혜주의 드로, 단비가 싫어하면서 선택한 프리즈가 함께 있었다. 진수는 마지막 두 투구의 길을 보고 호흡을 골랐다.
모의 배치에서 상대가 한쪽을 지운 뒤에도 혜주의 돌이 남았다. 진수가 마지막 드로를 노렸다. 혜주는 이번에는 기록기를 내려놓고 돌을 봤다. 기록을 맡았다고 결정적인 스톤을 눈으로 못 보게 될 필요는 없었다. 라온은 의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진수가 동작을 시작할 때 조용해졌다.
스톤은 중앙으로 들어왔지만 목표보다 한 뼘 짧았다. 혜주의 돌과 나란히 남기에는 아직 바깥으로 비켜 있었다. 진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란은 오늘 모의엔드에서는 한 점을 남겼다고 했다. 두 점을 땄다는 연습 성공표가 아니었다.
단비가 스틱을 무릎에 놓았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해서 한 점이에요?”
“지난번엔 내가 치고 다 나갔잖아.” 진수가 말했다.
“그때도 네가 던진 건 아니고 내가 던졌지.”
진수가 웃음을 삼켰다. “그러면 오늘은 네가 안 나간 덕분에 한 점.”
단비는 그 말에 잠깐 표정을 풀었다. 그러나 두 점을 원했던 마음은 남았다. 미란은 다음 엔드에서 같은 실패를 그대로 다시 던지지 말자고 했다. 시간표에는 복기 시간이 있었다. 라온은 사진을 한 장 찍고 목표와 실제 위치를 혜주와 함께 표시했다.
두 번째 모의엔드는 처음 배치부터 달랐다. 미란이 상대 역할 돌의 위치를 바꿨다. 라온은 지난 동작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았다. 진수가 새 목표를 확정했고, 그는 중앙 앞의 가드를 노렸다. 이번 돌은 짧았다. 단비가 입을 열려다 닫았다.
혜주가 말했다. “목표는 안 맞았는데 이 옆길이 남았어요.”
라온은 고개를 들었다. 예쁜 실패라는 농담을 오늘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패를 좋은 돌로 바꾸어 적을 필요는 없었다. 짧은 가드 뒤에 어떤 길이 남았는지만 다음 사람이 쓸 수 있었다.
진수는 그 길을 택했다. 혜주의 돌이 가드 옆으로 돌아 중앙 바깥에 멈췄다. 단비는 뒤의 상대 돌을 밀되 자기 돌이 남을 면을 노렸다. 그녀가 투구하기 전 라온은 스틱을 쥔 손을 보았다. 첫 엔드에서 강하게 치려던 긴장보다 손목이 덜 굳어 있었다.
충돌이 났다. 상대 돌은 옆으로 움직였고 단비의 돌은 바깥에서 멎었다. 중앙에서 가장 가까운 돌은 아니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단비가 두 손을 들었다. 진수는 남은 투구를 앞두고 더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가 자기도 웃었다.
마지막 배치에서 그들은 두 점을 노릴 길을 만들었지만 상대 역할 돌 하나가 중앙에 더 가까이 남았다. 훈련 결과는 이길 수 있는 배치와 위험한 배치를 같이 보여 줬다. 미란은 공식 경기 점수처럼 그날 성적을 누적하지 않았다. 오늘 모의엔드 두 개에서 확인한 선택과 끝 위치가 기록에 남았다.
여든 분이 끝나자 혜주는 기록기를 껐다. 추가 돌을 던지면 마지막 성공 감각을 붙잡을 것 같았지만, 약속한 교대와 이동시간이 있었다. 단비도 더 던지자는 말을 하지 않고 자기 스틱을 닦았다. 상태표에는 캡을 처음 썼을 때와 오늘 손 감각의 차이를 적었다. 결합부 고장 장비는 여전히 별도로 사용중지돼 있었다.
라온은 로비에서 서류가 든 가방을 받았다. 승후에게서 다음 단계에서 생활 의자와 작업대 비용을 나눠 확인하자는 연락이 와 있었다. 그는 회의실로 되돌아가는 기분을 예상했는데, 이상하게 먼저 단비의 바깥 돌이 떠올랐다. 오늘은 경기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몸에 남아 있었다.
“다음엔 두 점.” 단비가 말했다.
“첫 돌부터 같이 만들어야지.” 진수가 답했다.
혜주가 로비 탁자에 놓인 종이컵을 건드렸다. 남은 물이 기록지 쪽으로 번지자 네 사람이 동시에 손을 뻗었다. 단비가 먼저 종이를 들고 진수가 휴지를 받았다. 라온은 컵을 세웠다. 혜주는 젖지 않은 기록지를 보고 안도하다가 단비가 든 방향을 바로잡았다.
“거꾸로 들고 있으니까 네 히트가 성공처럼 보이네.”
단비는 종이를 돌려 보더니 웃었다. “이대로 붙여 놓으면 안 돼요?”
라온도 웃었다. 실패 위치를 지울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 위치에서 자기들이 만든 두 번째 길까지 종이에 남아 있어서였다.
라온은 가방을 무릎에 올리고 웃었다. 없는 이틀을 자기 마음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다음 일요일 모의엔드의 첫 돌은 아직 누구도 던지지 않았고, 어떤 목표를 부를지는 네 사람이 함께 정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