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양로보험, 부실운용으로 곳곳서 보험금 누수
중국의 양로보험(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이 부실 운용으로 대규모 보험금 누수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 감사 결과로 확인된 사실로, 지난 6월 24일 중화인민공화국 심계서(우리나라의 감사원에 해당)가 발표한 '2024년도 중앙 예산 집행 및 기타 재정지출에 관한 감사업무보고서'와 베이징시·산둥성 등 최소 21개 지방정부의 감사보고서에도 공통적으로 적시돼 있다.
심계서에 따르면, 25개 성급 행정구역의 기업 근로자·기관 종사자·도시농촌 주민 등이 납부한 기본양로보험기금 4조1400억 위안 가운데 602억 위안 규모에서 문제가 적발됐다. 구체적으로 ▲23개 성에서 저소득층·임시취업자 등 47만9000명이 가입 대상임에도 미가입 상태였고 ▲21개 성에서는 농지를 상실한 250만명의 농민에게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또 20개 성은 일회성 보험료 납부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가입자 26만여 명에게 규정을 위반해 59억 위안을 지급했다.
남용·편취·절취에 따른 기금 유출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심계서는 이로 인해 414억 위안이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13개 성에서는 도시농촌양로보험기금 406억 위안을 본래 용도가 아닌 '3대(민생·임금·운영경비) 보장' 및 지방정부 부채 상환에 사용했고, 16개 성·90개 중개기구에서는 계약서 위조 등으로 2만여명의 부적격자를 가입시켜 기금을 빼돌렸다.
이와 관련해 심계서는 지난해 5월 이후 법률·기율 위반 사례 430건, 관련자 1400여명을 사법기관에 이첩했다. 의료·교육·양로 분야의 내부 부정부패가 다수 포함됐으며, 일부 불법단체가 개인·단체의 이익을 위해 민생을 어지럽힌 사례도 드러났다.
지방정부 차원의 부실 운영 사례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산둥성 심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내 13개 시(市)와 현(縣)을 점검한 결과 ▲기업·단체의 보험료 정책 부실 집행 ▲폐쇄돼야 할 개인양로보험 계좌 미정리 ▲무자격 수급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이 적발됐다.
먼저 보험료 납부 정책의 부실 집행이 드러났다. 산둥성 내 1개 시와 12개 현에 소재한 159개 기업·단체에서는 807명의 직원에게 규정에 맞지 않게 기본양로보험금이 지급됐다. 또 44개 현에서는 기업과 단체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납부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저소득자·중증장애인 등 2798명이 가입 기회를 잃었다.
개인양로보험 계좌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시에서는 사망 후 1년 이상 경과한 1987명의 계좌에 1977만 위안이 남아 있었고, 이미 퇴직해 도시주민기본양로보험에 가입한 근로자의 개인계좌에도 2169만 위안이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무자격 수급자에 대한 지급 사례도 적발됐다. 2022~2024년 사이 2개 시와 48개 현의 양로보험 대행기관이 데이터 관리 부실로 사망자 505명에게 총 241만 위안의 보험금을 부당 지급한 것이 포함됐다.
베이징시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구(區)정부 산하 사회보험 대행기관의 심사 부실로 284명의 수감자·사망자에게 기본양로보험금 1954만 위안이 지급됐다. 또 사망자 생활비 17만2400위안과 부적격자 친족에 대한 위로금 200만 위안도 잘못 집행된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