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 하드SF 재난극 59화

라그랑주 5의 유언

낯선 곳의 압력

보급정거장은 창밖에서 회색 덩어리로 보였다. 암석 차폐벽이 빛을 가리고 있었고 도킹 표식만 느리게 돌아갔다. 아리는 그 덩어리보다 의료구역의 사람들을 먼저 보았다. 긴 항해 동안 같은 자세로 있던 몸들이 도착이라는 말을 듣고 동시에 움직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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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정거장은 창밖에서 회색 덩어리로 보였다. 암석 차폐벽이 빛을 가리고 있었고 도킹 표식만 느리게 돌아갔다. 아리는 그 덩어리보다 의료구역의 사람들을 먼저 보았다. 긴 항해 동안 같은 자세로 있던 몸들이 도착이라는 말을 듣고 동시에 움직이려 했다.

“아직 고정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내자가 말했다.

아이 한 명이 가방을 끌어안은 채 조용히 손을 들었다. 오랫동안 참았던 화장실을 이제 가도 되는지 물었다. 뒤쪽에서 몇 사람이 같은 질문을 했다. 안내자는 도킹 접촉이 끝날 때까지는 자리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을 모르는 아이에게 그 말은 너무 길었다. 아리는 예상한 접촉 종료시각을 확인해 안내자에게 전했다. 그 뒤에는 그룹별로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는 인원을 다시 맞추기로 했다. 어른들도 그 시간을 들으며 몸에 준 힘을 조금 풀었다. 도착이라는 단어가 들리는 순간부터 그들은 모든 불편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리는 먼저 작동할 문의 순서를 보았다. 외부 통로문이 열리기 전에 배 안의 평범한 문 하나를 열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접촉이 끝나자 안내자가 그 아이를 먼저 데려갔고, 다른 담당자는 자리의 현재 인원을 그대로 확인했다.

할머니는 문을 보고 있었다. 그 문이 열리면 거주지 복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알고 있었다. 딸은 어머니의 담요를 만지다가 자기 무릎 위에서 손을 멈췄다. 짐을 챙기는 순서는 정해져 있었다. 먼저 몸이 움직일 수 있는지 의료팀이 확인했다.

첫 도킹 접촉에서 배가 짧게 떨렸다. 운항기사는 접근값을 낮추고 두 번째 고정턱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아리는 바깥 카메라로 실제 접촉을 봤다. 회색 표식 아래 손상이 있었다. 수용팀은 원래 안내한 통로의 한쪽 안내등이 고장나 예비 표식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신에는 고장난 안내등이 없었다. 운항기사가 이를 악물고 수동 기준으로 자세를 맞췄다. 아리는 현재 문 위치를 읽어 줬다. 빈 배였다면 빨리 넘겼을 수정 한 번에 사람들 어깨가 같이 움직였다. 두 번째 고정턱이 들어갔다.

배가 멈춘 뒤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정거장 쪽과 배 쪽 압력 차이를 맞출 차례였다. 현지 담당자는 바로 연결해도 된다며 손을 흔들었다. 아리는 휴대 계측기를 연결했다. 두 값은 가까웠지만 같지 않았다. 긴 항해를 마친 환자가 갑작스러운 변화로 귀와 호흡에 불편을 겪을 수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겠습니다.”

현지 담당자는 뒤에서 다음 화물선도 기다린다고 했다. 그의 손목에서는 다음 접촉을 알리는 등이 깜박였다.

“우리도 이 통로 하나로 받습니다.”

“환자 이송 시간을 미리 보냈어요.” 아리가 말했다.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늦으면 저쪽 교대까지 기다려야 해요.”

아리는 그가 싫어서 버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래도 손을 연결 버튼에서 빼지 않았다. “이 문이 열리면 우리 사람도 당신 교대의 사람이 됩니다. 압력부터 맞춰요.” 수용팀 담당자가 통신에 들어와 지연을 조정했다. 현지 담당자는 손목 경보를 끄고 계측값 앞에 섰다.

압력 맞춤은 천천히 진행됐다. 할머니가 귀를 만지자 의료팀이 현재 상태를 물었다. 그녀는 그냥 어색해서 만졌다고 답했다. 자기 손의 작은 움직임까지 누군가 다 설명해 버리는 것이 싫었다. 담당자는 알겠다고 하고 기기를 다시 보았다. 필요한 질문만 남았다.

문의 기계식 핀이 물러났다. 배 안으로 다른 냄새가 들어왔다. 암석 먼지와 마른 공기, 새 천의 냄새였다. 리오는 통신으로 문이 열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공용판에 실제 도킹과 연결시각을 썼다. 도착 예정이라고 써 둔 줄이 처음으로 도착 완료가 됐다.

첫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 바닥의 힘이 달랐다. 정거장의 생활 구역은 배와 같은 자세로 몸을 받지 않았다. 마테오는 난간을 잡았다. 뒤의 사람에게 조심하라고 말하려다가 자신이 설명할 수 없는 낯선 바닥임을 깨달았다. 현지 안내자가 한 걸음씩 움직이게 했다.

의료 이송카트가 나오는 동안 두 그룹의 동선이 겹쳤다. 수용팀은 걷는 사람부터 받아 놓으면 빠르다고 했고 배의 계획은 의료 이송을 먼저 진행하는 것이었다. 카트가 문 앞에서 서면 배 안에 앉은 환자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리는 좁은 통로 끝의 옆 대기점을 열어 달라고 했다.

대기점에는 청소 장비가 놓여 있었다. 담당자는 다 쓰고 나면 옮길 거라고 말했다. 마테오가 장비를 옆의 지정 수납함으로 옮기는 것을 도왔다. 멍든 손가락으로 무게를 잡지 않고 손잡이의 위치를 알려 줬다. 통로가 비었고 의료카트가 돌아갈 수 있었다.

할머니의 이송은 두 팀이 함께 했다. 배에서 맞춘 자세를 현지 담당에게 말하고, 현지 침대 높이도 확인했다. 침대가 조금 높아 기존 이송판만으로는 같은 동작이 안 됐다. 딸이 어머니를 들어 올리려 했고 담당자가 멈췄다. 도착했다고 돌봄의 몸이 갑자기 힘이 세지는 것은 아니었다.

침대 높이를 조절하고 팔걸이를 올렸다. 할머니는 자기 손으로 난간을 잡았다. 문이 보이는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고 나서 누웠다. 딸은 어머니가 누운 모습을 보며 갑자기 울었다. 배에 탈 때 참았던 울음과 달랐다. 기다릴 벽이 실제로 나타났다는 사실에 몸이 풀렸다.

“내 손잡이 있어.” 할머니가 말했다.

그녀는 난간을 한 번 흔들었다. 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손잡이는 거주지에서 남겨 둔 것과 모양이 달랐지만 오늘 몸을 받쳤다. 아리는 수용팀에 산소와 의료 장비 연결이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 다음 사람을 받았다.

아이들은 넓은 대기구역을 보고 뛰려 했다. 현지 안내자는 아직 출입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오가 익숙하게 쓰던 손 표식은 그 안내자에게 없었다. 배 안내자가 옆에서 같은 표식을 보여 줬다. 아이들은 멈췄고 부모가 따라왔다. 낯선 바닥에서도 한 동작은 그대로 통했다.

별 펜던트를 가진 아이가 창을 찾았다. 대기구역 안쪽에는 작은 관측창 하나가 있었으나 암석벽 때문에 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안전한 곳은 별이 안 보이는 곳이냐고 물었다. 아리는 오늘 이 암석이 선행 흐름을 줄여 준다고 답했다. 모든 안전한 곳이 똑같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이는 펜던트를 만지며 자기 별은 옷 안에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리는 그 작은 별을 보다가 자기 가방을 확인했다. 수첩은 아직 지정함에 있었다. 주민 자료 보관함부터 내려 보존 공간으로 옮겨야 했다. 그 전에 배에서 나온 인원을 맞췄다.

삼백육십팔 명이 모두 배 밖으로 나온 것을 명단과 대조했다. 그중 정비를 맡은 작업자들은 인원 확인을 마친 뒤 다시 배에 올랐다. 아리는 그들의 재승선을 별도 표시한 뒤 마지막 이송표를 수용팀에 건넸다. 빈 객실 뒤로 장비 소음은 이어졌다.

수용팀의 담당자는 지원 기간을 다시 읽었다. 현재 확보한 임시 숙소와 의료 지원은 제한된 기간이었다. 이후 거처와 비용은 지금부터 각 기관이 협의해야 했다. 어떤 남자는 도착하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리는 항해가 끝난 것과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 같은 순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오늘 밤 잘 공간부터 배정했다. 고모와 아이는 현지 돌봄 담당에게 이름을 말한 뒤 배 안내자의 소매를 놓았다. 아이는 손을 놓고도 몇 번 뒤돌아봤다. 아리는 그 짧은 뒤돌아봄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숙소표를 받아 넘겼다.

마테오는 어머니에게 도착했다고 연락했다. 화면 반대편에서 그녀는 처음에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가 웃자 어머니가 무사한 거냐고 물었다. 마테오는 현재 건강상태와 임시 머물 곳을 말했다. 그는 아직 어머니의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도 가기 위한 첫 길은 실제로 건넜다.

의료구역의 환자는 안전띠에서 풀린 손을 자기 무릎 위에 올렸다. 긴 항해 동안 버클이 자기를 받쳤다고 담당에게 말했다. 그는 내일 또 눕게 되면 여전히 무서울 수 있다고 했다. 담당자는 그것을 오늘의 성공을 깎는 말로 듣지 않았다. 그가 필요할 때 직접 말할 수 있는 연락 버튼을 보여 줬다.

아리는 배로 돌아가 자신의 가방과 공용 자료를 받았다. 보관함 봉인은 유지됐고 사본을 현지 지정 보존실에서 읽을 수 있었다. 리오에게 원자료가 손상 없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 다음에야 자기 수첩을 가방에서 꺼냈다. 책의 모서리는 조금 눌렸으나 잉크는 그대로였다.

리오는 잔류 대기실 영상 앞에서 답했다. 니마는 쉬는 중이고 사나는 현재 의료팀 관찰을 받고 있으며, 안쪽 공기와 물 배치는 정상이라고 했다. 아리는 개인 건강상태를 공개 통신으로 자세히 묻지 않았다. 그는 같은 곳에 있었고 그녀는 새로운 바닥에 있었다.

“도착했어요.”

“응. 보고 있어.”

그는 이미 공용판에서 도착을 발표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따로 듣고 싶었다. 아리는 약속한 한 문장을 실제로 말했다. 그 문장이 두 사람 사이에 오래 남았다. 항해 중의 전압 경고와 닫힌 문과 아무도 먼저 울지 못하던 침묵이 짧은 대답 뒤로 지나갔다.

수용 구역의 저녁은 식판에 나왔다. 재배실에서 자른 어린 잎은 없었고 다른 채소가 올라갔다. 마테오는 처음 맛보는 채소를 씹었다. 니마에게 맛을 설명하려다가 단말이 충전 중이라는 것을 봤다. 그는 먼저 먹었다. 떠나 온 곳을 생각한다고 새 식판까지 식게 둘 필요는 없었다.

아리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반대편에서 할머니의 딸이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잠들었다고 말했다. 아리는 한동안 그 말을 듣고 자기 식판을 보았다. 잠들 수 있는 밤 한 번을 만들려고 오늘까지 얼마나 많은 문과 물과 서명이 움직였는지 알았다. 식당 바닥은 낯설었으나 컵을 놓으면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물을 천천히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