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 하드SF 재난극 58화

라그랑주 5의 유언

두 번째 바닥

연결통로가 접히자 배 안의 바닥이 낮게 울었다. 아리는 난간을 잡고 신발 밑창에 힘을 주었다. 거주지에서 익숙했던 기울기가 사라지는 동안 몸은 어느 쪽이 아래인지 다시 배웠다. 할머니는 문을 보다가 천장을 보았다. 딸은 옆에서 자신의 안전띠를 먼저 확인하고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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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통로가 접히자 배 안의 바닥이 낮게 울었다. 아리는 난간을 잡고 신발 밑창에 힘을 주었다. 거주지에서 익숙했던 기울기가 사라지는 동안 몸은 어느 쪽이 아래인지 다시 배웠다. 할머니는 문을 보다가 천장을 보았다. 딸은 옆에서 자신의 안전띠를 먼저 확인하고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운항기사는 고정구 해제를 시작했다. 첫째가 풀리고 둘째가 물러났다. 세 번째는 교체 후 시험한 부품이었다. 아리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푸른 불꽃을 떠올렸다. 현재 전위는 정상이고 실제 잠금턱은 예정한 순서대로 움직였다. 임시 고정틀이 마지막 힘을 받았다.

작은 떨림이 커지다가 끊겼다. 거주지에서 배가 떨어졌다. 리오는 바깥 카메라로 그 순간을 보았다. 창 안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빈 배가 움직이던 시험과 화면은 비슷했으나, 이번에는 삼백육십팔 사람의 물과 호흡과 씨앗이 같이 떨어졌다.

“분리 확인.” 아리가 말했다.

그녀 앞의 작은 금속추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시험 때 같은 위치에 걸어 둔 물건이었다. 아리는 추보다 사람들의 머리를 먼저 봤다. 좌석에 기대 있던 얼굴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의무실 환자의 턱이 조금 내려갔고 담당자가 그의 머리받침을 조정했다. 할머니는 딸에게 자기 목이 꺾이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고, 딸은 의료 담당을 불렀다. 혼자 힘으로 손을 넣어 머리를 받치지 않았다. 담당자가 고정된 받침을 한 단계 옮겨 몸이 힘을 덜 받게 했다. 아리는 그 조정이 끝난 것을 확인한 뒤 전원창으로 돌아갔다. 금속추의 작은 기울기는 같은 값이었다. 그 값 안에서도 사람마다 필요한 받침은 달랐다.

뒤쪽 좌석의 한 남자는 자기 신발을 끈으로 묶다가 매듭이 풀리는 것을 봤다. 그는 몸을 앞으로 구부릴 수 없어 그대로 기다렸다. 안내자는 급하게 자세를 바꾸면 안전띠가 허리를 누른다고 설명하고 안정구간에서 돕겠다고 했다. 남자는 자기 부주의 때문에 누군가를 더 일하게 만든다고 미안해했다. 안내자는 신발을 고정할 작은 주머니를 가져오며 이런 일을 위해 자신이 같이 탔다고 답했다. 아리는 그 목소리를 들었다. 삼백육십팔 안에 포함한 일하는 몸들이 지금 숫자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같은 배 안에서 각자의 손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그 말을 하는데 목이 메었다. 분리란 공기와 전기와 몸이 다른 장치로 넘어갔다는 뜻이었다. 외부 통신에 리오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그는 배 바깥 고정틀과 거주지 쪽 통로가 안정됐다고 했다. 아리는 그의 대답을 듣고 배 안의 압력 두 줄을 다시 읽었다.

거주지 전원에서 주전원으로 넘어가는 순간 조명이 낮아졌다. 부하시험 때와 같은 전환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시험장치 대신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아이가 어머니의 옷을 붙잡았고 의료구역 환자는 버클 위 손을 떼지 않았다. 담당자는 전환이 진행 중임을 짧게 설명했다.

주전원의 값이 안정됐다. 새 흡착통의 열 연결부도 시험 범위 안에 있었다. 삼백칠십의 장착 용량을 삼백육십팔 사람이 쓰고 있었다. 여유 두 명분이 있다고 사람 둘을 더 실은 것이 아니었다. 전력과 도킹 검증이 같은 수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첫 추진이 걸리자 아리는 몸이 좌석 뒤쪽으로 눌리는 것을 느꼈다. 종이로 설명한 힘이 실제 갈비뼈에 왔다. 그녀는 자기 가방을 쥔 손을 놓고 안전띠 위치를 봤다. 수첩은 지정함 안에 있었고 주민 자료 보관함도 고정돼 있었다. 손으로 두 상자를 지키는 대신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었다.

마테오는 창 없는 자리에서 가족사진을 바라봤다. 사진은 얼굴 바로 앞에 들면 숨에 흔들렸다. 그는 사진을 다시 옷 안에 넣었다. 거주지의 마지막 모습을 못 보는 것이 서운했으나, 사진 속 사람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시작됐다는 사실도 있었다. 니마의 새 사진은 단말에 남았다.

추진 구간이 끝나자 운항기사는 자세 변경을 예고했다. 의료팀은 장비의 고정 상태를 봤고 각 그룹은 아직 이동하지 않았다. 바닥이 다시 의미를 잃는 짧은 동안 물병 하나가 지정함에서 빠졌다. 물병은 통로를 가로질러 떠오르다가 어린아이의 무릎에 부딪쳤다.

아이는 비명을 질렀다. 부모가 일어나려 하자 안내자가 몸을 붙잡고 현재 자세를 유지하게 했다. 물병은 큰 충격을 주지 않았지만 아이는 계속 울었다. 담당자가 아이 옆에서 몸을 고정하고 상태를 봤다. 아리는 물병을 잡아 빈 수납함에 넣고 해당 고정띠가 왜 빠졌는지 확인했다.

물병 지름이 연습 때 사용한 병보다 작았다. 같은 띠라도 끝까지 조여야 했는데 손잡이 부분에 걸어 두었다. 아리는 그 병만 고치고 끝내지 않았다. 다른 작은 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 올 때 그룹별로 확인했다.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에는 원래 자리의 담당자가 손을 뻗었다.

아이에게 얼음찜질이 필요할 정도의 손상은 없었다. 그러나 무서운 몸은 검사 결과만 보고 바로 가라앉지 않았다. 어머니가 아이가 좋아하는 짧은 노래를 불렀다. 뒤쪽에서 다른 아이가 따라 불렀다. 그 작은 소리는 전원 장치의 낮은 울림 위에 올라왔다.

항로 첫 관측점에서 외부 통신이 끊겼다. 운항기사는 예상한 잡음 구간이라고 말했다. 아리는 현재 위치와 관측값을 보았다. 미리 정한 경로 안에 있었고, 수신이 잠시 끊겨도 자세를 바꾸지 않는 조건이었다. 리오에게 다시 연결하려고 전송을 계속 반복하면 전력과 통신 대기열을 낭비할 수 있었다.

그녀는 짧은 현재 상태만 대기열에 넣고 장비를 봤다. 배 안은 정상인데 거주지 목소리만 없었다. 분리 전에는 늘 들리던 사람이 안 들리는 것. 아리는 그 침묵이 자기 몸을 더 세게 눌렀다고 느꼈다. 의료구역의 환자가 그녀에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저도 기다리는 중이에요.”

그는 자기 버클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닫힌 게 무서웠는데, 지금은 이게 잡아 줘서 좋아요.”

아리는 그 말을 듣고 안전띠의 압박을 다시 느꼈다. 같은 물건이 어떤 순간에는 가두는 것이 되고 어떤 순간에는 받쳐 주는 것이 된다. 그 사람의 기억이 틀린 것도 아니고 오늘의 도움만이 진짜인 것도 아니었다. 아리는 그가 물을 더 원하는지 물었다. 그는 아직은 괜찮다고 했다.

두 번째 자세 전환 전에 주전원 보조선의 전압이 낮아졌다. 시험 때 분리한 조명선이 아니었다. 배의 자세 제어와 냉각이 동시에 높은 부하를 받는 구간이었다. 운항기사는 추진을 짧게 늦추면 됐지만 현재 항로의 통과 시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리는 실제 장비의 최대값을 보았다. 의료장비를 꺼서 숫자를 맞추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운항팀은 추진을 낮은 값으로 분산하고 자세 전환을 더 천천히 진행할 수 있는지 계산했다. 도착 예정창에 여유가 있었다. 아리는 예비전원으로 넘길 때 온도 여유도 함께 읽었다.

첫 변경에서 소음이 높아졌다. 냉각팬이 강하게 돌았고 사람들 귀에 그 소리가 들어왔다. 안내자는 고장이 아니라 부하 조정이라고 설명하다가 아리의 신호를 받고 문장을 고쳤다. 부하 경고가 나왔고, 현재 조정 중이다. 사람들에게 덜 무섭게 들리려고 경고가 없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리오는 거주지에서 대기열의 첫 메시지를 받았다. 분리 후 정상. 그 뒤 전송시각은 오래전이었다. 그는 아리가 늦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신호가 늦게 오는 것을 알았다. 공용판에는 최신 수신시각을 같이 표시했다. 주민들은 현재 배가 어디 있는지 물었고 그는 마지막 확인 위치만 말했다.

니마가 통신실에 와서 사나 상태를 전했다. 사나는 휴식 뒤 좀 나아졌고 추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리오는 배에게 보낼 내용에서 개인 상태를 빼고 잔류 대기구역과 공기 계통 정상만 남겼다. 마테오가 사나를 걱정할 수 있지만 공개 운항통신에 사나 의료정보를 실을 권리는 없었다.

배에서는 전압이 안정됐다. 낮춘 추진을 분산해 보조선을 지켰고 항로 창 안에 머물렀다. 아리는 실제값을 외부 대기열에 넣었다. 그녀가 통신에 기대어 기다리는 동안 의료팀은 사람들의 멀미와 수분 섭취를 확인했다. 한 아이가 토했고 어머니는 자기 담요로 바닥을 닦으려 했다.

담당자가 준비한 봉투와 닦을 천을 가져왔다. 아이를 숨기듯 담요로 덮지 않고 편한 자세를 유지했다. 다른 승객은 고개를 돌렸으나 비난하지 않았다. 배는 사람의 열만 실은 시험이 아니었다. 몸이 잘 버티는 사람도 있고, 오늘 처음 두 번째 바닥을 만난 사람도 있었다.

마테오는 좁은 통로의 고정 손잡이를 찾아 새 천을 전달했다. 그의 손가락 멍은 아직 아팠다. 힘으로 잡는 일 대신 다른 손으로 천을 내밀었다. 자신이 일하지 못하는 승객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도움은 고장난 관을 조이는 모양만 있지는 않았다.

리오의 음성이 돌아온 것은 항로 세 번째 점을 지날 때였다. 거주지 쪽 공기 정상, 대기실 운용 정상, 다음 수신 대기. 아리는 그 세 줄을 듣고서야 호흡을 길게 했다. 그는 무사히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는 현재 배를 지키고 있었다. 아리는 도착 예정창이 조금 늦어졌으나 안전 범위 안이라고 전했다.

할머니는 문을 보고 있었다. 닫힌 문은 이제 거주지 복도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딸에게 물었다. “저기서 내리면 또 어디야?” 딸은 수용팀이 기다리는 보급정거장이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집이냐고 물었고 딸은 아직은 임시로 지낼 곳이라고 말했다.

거짓 집을 먼저 만들어 주지 않는 대답이었다. 할머니는 담요를 만지다가 “내 손잡이는 있겠지”라고 했다. 아리는 수용팀에 도착 의료 이송의 현재 요구를 다시 보냈다. 다음 바닥에도 그녀가 스스로 몸을 기대고, 문을 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 배는 가고 있었고, 그 자리를 준비할 사람들의 수신등이 멀리서 하나씩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