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 5의 유언
먼저 앉은 사람
다음 날 할머니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거주지에는 자기 방으로 들어오는 해가 없었다. 조명이 켜지기 전부터 깨어 있었고, 그 시간을 그렇게 불렀다. 딸은 담요를 접어 휠체어에 올렸다. 문이 보이는 자리로 갈 차례였다.
다음 날 할머니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거주지에는 자기 방으로 들어오는 해가 없었다. 조명이 켜지기 전부터 깨어 있었고, 그 시간을 그렇게 불렀다. 딸은 담요를 접어 휠체어에 올렸다. 문이 보이는 자리로 갈 차례였다.
아리는 외부값을 확인했다. 본체 도달까지 현재 기준 세 날에서 여섯 날. 어제보다 하루가 줄었다. 오늘 출항창은 관측과 항로 확인에서 유지됐다. 운항팀은 조건이 바뀌면 승선 중에도 멈출 수 있게 점검시각을 정했다. 번호가 나온 날부터 모든 일이 되돌릴 수 없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첫 그룹은 의료 이송과 이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삼백육십팔의 최종 등록 안에 운항·의료·장비 담당도 포함돼 있었다. 리오는 그 수를 사람 이름으로 읽지 않고 그룹별 실제 출입을 맞췄다. 한 사람을 두 담당자가 각각 세어 숫자를 더하지 않도록 문 앞에 확인점을 하나로 모았다.
할머니가 통로의 작은 경사 앞에서 멈췄다. 이송요원이 어제 정한 자세로 손잡이를 잡았고 딸이 옆에서 속도를 맞췄다. 할머니는 문턱을 보기보다 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딸이 웃으려 하자 “울어도 괜찮다며”라고 말했다. 여자는 눈을 닦고 휠체어를 밀었다.
문이 보이는 자리는 그대로 있었다. 산소 연결과 고정장치를 확인하고 할머니가 직접 동의한 뒤 옮겼다. 그녀는 앉은 뒤 먼저 문을 보았다. 리오가 그 밖에 서 있었다. 할머니는 손을 들었다. 아직 출항이 아니었으나 떠나는 연습도 아니었다. 오늘 배에서 자기 몸을 세는 수가 실제 승선 인원에 들어갔다.
마테오는 두 번째 그룹의 끝에서 기다렸다. 공구 묶음은 지정함에 넣었고 씨앗도 등록된 함에 있었다. 손에는 물병 하나와 가족사진만 들었다. 사진을 옷 안에 넣으면 구겨질까 봐 얇은 판을 댔다. 그는 그 작은 판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니마가 그에게 왔다. 그가 어깨를 펴며 뭐라고 말하려 하자 그녀는 공구 설명을 또 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자기 사진을 보여 주었다. 열네 명분 흡착통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들고 찍은 사진이었다. 뒤에 마테오의 빈 장갑이 걸려 있었다.
“이거 네가 보면 내 손이 움직였다는 건 알겠지.”
“알아.”
“남았다고 계속 밖에 있는 줄 알지 마.”
니마는 사진을 보내고 자기 컵을 들었다. 마테오가 같이 마시자고 하자 그녀는 그에게 배 안에 등록된 물병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빈손을 내려다보고 웃었다. 마지막까지 거주지 컵을 들고 타려던 것이다. 그는 공용 컵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니마는 자기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입술을 닦았다. 그처럼 평범한 동작을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아직 같은 공기를 쉬고 있었다. 마테오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으나 단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미 사진 하나를 받았다. 그는 그녀가 물을 마시는 시간까지 작별의 물건으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안내자가 그룹을 부르자 그제야 손을 내밀었다.
마테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녀가 안쪽 대기실에서 쉰 시간과 승인돼 입금된 휴업 보전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떠나는 사람의 상상은 남은 사람을 어느 한 자리에서 멈춰 놓을 수 있었다. 그는 사진을 보내 달라고 했다. 니마는 자기 단말에서 전송했다.
그의 차례가 와서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 오래 잡지 않았다. 마테오는 처음으로 닫히지 않은 금융봉인 문을 통과했다. 그 뒤에서 니마는 자기 다음 교대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있음을 봤다. 배를 떠나 보내는 것 때문에 휴식이 자동으로 지워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안쪽 벤치에 앉았다.
아이의 별 펜던트는 옷 안쪽에 붙어 있었다. 그는 통로를 걸으며 금속을 손으로 누르다가 어머니에게 고개를 들었다. 경보 때 울었던 신발 주인도 같은 그룹에 있었다. 두 아이는 서로 신발을 보았다. 한 아이가 자기 확인카드에 그린 신발 그림을 보여 주자 다른 아이가 손가락으로 별을 그렸다.
리오는 그들이 뛰기 시작하기 전에 낮은 손 표식으로 멈추게 했다. 아이들은 이미 연습 때 배운 표식이라 곧바로 멈췄다. 뒤에서 부모들이 따라왔다. 통로는 좁았지만 어른의 급한 목소리 대신 아이들이 알아보는 손이 있었다.
오후가 가까워질 때 승선표 한 건이 멈췄다. 어떤 남자가 자기 좌석에 앉지 않고 다시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남은 가족과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지 못했고, 방금 연락이 닿았다는 이유였다. 안내자는 출항 준비가 시작됐으니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남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리는 의료구역에서 나와 현재 분리 준비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통로를 닫지 않았고, 지정 대기점에서 통화할 여유가 있었다. 남자를 몰래 밖으로 보내지 않고 출입 상태를 다시 표시했다. 그는 그곳에서 가족과 통화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자기 얼굴만 단말에 가까이 붙였다.
그가 다시 들어오겠다고 했을 때 같은 확인점을 통과했다. 기존 기록에 이미 탔다고 적혀 있으니 새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리오는 다시 들어온 시각을 적고 현재 승선 수를 맞췄다. 남자는 자리에서 앉은 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선택은 유지됐지만 울음은 그 뒤에 왔다.
수용 정거장의 마지막 회신이 도착했다. 의료 지원팀의 인원과 진입 안내, 임시 수용 구역의 현재 운영 상태가 확인됐다. 출항이 늦어지면 수용 창도 변동될 수 있었다. 운항팀은 승선 과정의 실제 시간을 반영해 도착 예정창을 다시 전달했다. 이미 연습에서 길어진 의료 이동 때문에 뒤늦게 발견할 문제는 줄었다.
아리는 자기 작은 가방을 만지다가 통로를 봤다. 리오는 아직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원래 잔류 역할이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수십 번 알고 있었는데도 막상 배 바닥에서 보면 문 밖에 남은 그의 몸을 잘못된 물건처럼 느꼈다. 제자리에 있는 몸이 잘못돼 보였다.
리오가 문턱 앞으로 왔다. “네 것 빠진 거 없어?”
“있어요.”
그가 고개를 들었다. 아리는 한동안 그를 보다 웃었다. “당신이 밖에 있네요.”
리오는 웃지 못했다. 둘은 그 말의 사실을 잠깐 견뎠다. 그는 문턱을 넘지 않았다. 아리도 그를 당기지 않았다. 누구를 구할지 결정하는 표에서 자신들이 정한 역할까지 매번 예외로 바꾸면 다른 사람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도착하면.” 그가 말했다.
“연락할게요. 신호가 되는 대로.”
그 말만 남겼다. 리오는 밖에서 문의 현재 상태를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고장 난 고정구는 새 부품으로 시험됐고 통로의 작은 바닥 턱에는 표식이 있었다. 그가 할 일은 배 안의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는 욕망이 아니라, 문이 닫힐 때까지 남은 인원을 세는 것이었다.
최종 승선 수가 삼백육십칠에서 멈췄다. 리오는 표를 읽고 아리에게 연락했다. 장비 담당자 한 명이 작업실에 남아 예비 부품을 가져오고 있었다. 아리는 그가 이미 들어와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 담당자는 마지막으로 자기 이름이 체크된 것을 보고도 몸은 아직 배 밖에 있었다.
리오는 확인점에서 담당자가 실제로 들어올 때까지 빈칸을 남겼다. 그가 부품을 들고 오자 짐 번호를 맞추고 손에 든 불필요한 포장지를 뺐다. 담당자가 문턱을 넘은 뒤에야 삼백육십팔이 됐다. 종이에서 먼저 움직인 사람을 실제 몸으로 다시 맞춘 수였다.
운항기사는 그 수에 의료·운항 담당이 모두 포함됐는지 확인했다. 각 그룹 책임자가 자기 실제 인원을 대조했고, 화장실이나 보관실에 있는 사람도 현재 위치를 알렸다. 누군가 사라지면 좌석 하나를 채워 계산하는 식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배 안에 있었다.
니마와 사나는 안쪽 대기실의 영상으로 마지막 준비를 봤다. 사나는 배가 아직 안 움직이냐고 물었다. 니마는 고정구 분리 절차가 남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직접 밖으로 나가 빨리 움직이게 할 수 없었다. 니마는 컵을 내려놓고 다음 잔류 점검표를 켰다. 오늘 배가 나가는 동안 안쪽 공기는 계속 돌아야 했다.
이반이 현지 재단 권한 인계를 마치고 도한에게 서류를 건넸다. 그는 아리에게 가서 자기가 도왔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도한은 받는 사람이 실제 열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이전 원격잠금 권한의 일부가 남아 있다면 배가 떨어진 뒤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역할별 확인이 끝나자 운항 승인 담당이 결과를 배에 전달했다.
아리는 의료구역의 환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안전띠를 닫고 두 손을 버클 위에 놓고 있었다. 물컵은 비어 있었다. 그는 물을 한 잔 마셨다고 말했다. 아리는 고맙다고 했다. 그가 자신을 위해 시험을 통과해 준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몸으로 선택한 동작을 알려 줬다는 뜻이었다.
“무서우면 부를게요.” 그가 말했다.
“네. 그 자리에서 말해 주세요.”
배 바깥에서 통로 접힘 준비등이 켜졌다. 리오는 안쪽에 손을 들었다. 할머니가 보고 손을 들었고 아리도 그를 봤다. 별은 그의 뒤에 없었다. 아직 거주지 벽과 조명뿐이었다. 사람들에게 문이 보이는 마지막 순간은 영화처럼 넓은 우주가 아니라, 익숙한 좁은 복도에서 손을 드는 한 사람이었다.
문이 닫힌 뒤 리오는 고개를 바로 돌리지 않았다. 금속 핀이 들어오는 소리를 끝까지 들었다. 다른 쪽에서는 아리가 같은 소리를 들었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 다른 압력계와 다른 바닥 위에 있었다. 그 소리가 오늘까지 함께 고친 물건의 결과라는 것을 알아서, 동시에 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