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상업 미스터리 55화

의주대로의 붉은 매듭

이름이 먼저 오는 수레

전갈이 몸보다 먼저 한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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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이 몸보다 먼저 한양에 도착했다.

북쪽으로 현장 확인명과 약수레를 보낸 지 엿새째 아침이었다. 전갈꾼은 객주 문앞에서 물을 다 마시고 나서야 종이를 내놓았다. 뛰어온 사람의 입에서 먼저 살아 있다는 말을 빼앗으려던 매화는 그가 헐떡이는 모습을 보고 물통을 더 채웠다. 그 물이 손에서 떨렸다.

범수가 보낸 글은 짧았다. 빚문서와 배급 도구를 관아가 확보했고 울타리 안의 사람을 작업막별로 나누어 만났다고 했다. 한덕수와 길만수는 직접 만나 말을 들었다. 오늘의 생존을 확인한 날짜가 붙어 있었다. 막동이 보름 전 센 열일곱과 다른, 새로운 날의 직접 확인이었다.

매화는 글을 읽고 바로 울지 않았다. 오라비 이름 아래 날짜를 세 번 읽었다. 길을 걸어오는 데 걸릴 날과 편지가 먼저 달려온 날을 따로 손으로 셌다. 연화는 그녀가 시간을 세도록 두었다. 이름을 보자마자 문을 열어 기다려도 오라비의 몸이 오늘 안으로 도착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갈에는 우석과 선돌, 노삼이 먼저 돌아온다는 말도 있었다. 두 환자는 오래 흔들리는 수레를 피하려 느리게 나섰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 뒤에 출발할 준비를 했다. 총인원은 함부로 서른 살아 있다거나 둘 죽었다고 쓰지 않았다. 작업막에 나온 사람의 이름과 부재한 사람의 이름을 각각 붙였다.

박만수와 칠복은 부재한 장에 있었다. 범수는 현장 증언과 매장자 진술을 확인 중이라 했다. 박만수의 아내는 그 종이를 들고 방문에 앉았다. 옆에서 매화가 자기 기쁨을 숨겼다. 여자가 먼저 말했다.

“숨기지 말아요. 덕수가 살았다는데.”

매화는 입술을 깨물었다. 여자는 매화의 손을 풀어 주었다. 기쁜 사람을 옆에 앉힐 자격이 없어진 것이 아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그 기쁨을 훔칠 마음도 없었다.

만복은 두 방에 놓인 짚자리를 세었다. 전갈의 이름은 먼저 왔는데 어느 날 몇 사람이 동시에 들어올지는 몰랐다. 그는 손님들에게 하루 방을 옮겨 달라고 청했다. 외상값을 깎는 약속까지 붙이려 했으나 매화가 그를 말렸다. 부조계 비용과 객주 장사의 손해를 뒤섞지 말라고 했다.

“내 방은 내가 내는 것이오.”

만복이 말했다. 오늘은 그 말을 장부 아래에 쓰게 했다. 귀환자가 자기 방값 빚으로 읽지 않도록. 두칠이 작은 창고의 바닥을 쓸고 복단에게 줄 새 베를 말렸다. 아이는 북쪽 전갈의 이름을 베에 적지 않았다. 깨끗한 천으로 있어야 할 물건이었다.

조생원은 전갈의 사본을 관아에 냈다. 현감이 확인하라고 보낸 명에 따라 들어가니 농장이 아닌 작업막과 갱구가 있었다. 그것은 도장대장 빈 장과 아홉 섬 원장의 의심을 더 강하게 했다. 하지만 아직 현감이 갱의 모든 일을 알고 지시했다는 증명은 아니었다. 조생원은 현감에게 그 작업막을 관아 물품의 목적지로 누가 신고했는지 직접 물어야 했다.

현감은 자기가 광산에 가 본 적 없다고 했다. 연화는 그 말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 본 적 없다고 다른 책임이 전부 없어지지는 않았다. 세곡을 아홉 섬 전부 지급한 것으로 적으라고 명했는지, 남은 곡식의 매각대금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질문이 이어졌다.

현감은 돈은 관아의 다른 수리에 쓰였다고 답했다. 조생원은 그 수리의 지급표를 내놓으라고 했다. 관아 마당 담이 새로 고친 흔적은 있었지만 얼마를 썼는지는 표가 필요했다. 현감은 그 일이 왜 식솔들 앞에서 다뤄져야 하느냐고 물었다.

“식솔들의 곡식도 같은 번호에 붙었습니다.”

연화가 답했다. 그녀는 공적 곡식과 부조계 돈을 같게 세지 않았다. 같은 서류와 거짓 유족의 지급 요구가 서로를 숨기는 데 쓰였다는 문제였다. 현감은 잠시 말을 멈췄다. 조생원은 감영에 올라갈 기록을 현감에게 읽어 주었다. 현감의 답도 빠지지 않을 것이었다.

오후에 서필주는 은을 받은 심부름꾼이 자기 집으로 가져온 일은 인정했다. 그중 일부를 현감에게 보냈다는 주장은 별도였다. 받는 손과 원장의 기호를 대조할 사람이 더 필요했다. 연화는 한쪽의 죄를 밝히려고 다른 쪽의 죄를 먼저 확정하지 않았다. 오늘 가장 먼저 붙잡을 것은 북쪽에서 돌아오는 사람의 몸이었다.

이튿날 늦은 오후 첫 수레가 왔다. 길은 서두르지 않아 더 오래 걸렸다. 범수는 뒤에서 수레를 밀고 우석은 옆에 걸었다. 발이 다 나은 것이 아니어서 한 걸음씩 절었다. 선돌은 비스듬한 받침에 앉아 있었다. 복단이 그 곁에 앉았고 노삼은 짐자루를 안았다.

객주 앞에 사람들끼리 길을 좁혔다. 누구를 먼저 찾고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마당이 어지러워졌다. 매화가 큰소리로 모두 비키라고 했다. 환자의 수레가 문턱을 넘기 전에 얼굴을 보겠다고 들여다보면 몸이 흔들렸다.

“이름은 나중에 물어요. 지금은 길을 주세요.”

범수는 그 말에 웃을 힘도 없었다. 그가 수레를 세우자 두칠이 바퀴 앞에 돌을 넣었다. 그 돌은 은고변에 쓰인 돌과 다른 평범한 마당돌이었다. 오늘은 넘어뜨리지 않으려고 놓였다.

선돌이 첫 방으로 들어갔다. 박만수의 아내가 불을 지키고 있었다. 선돌은 무릎을 접고 그녀를 보았다. 남편 이름을 들었을 때 그가 말을 꺼내려 하자 여자가 손을 저었다.

“오늘은 몸부터 누워요. 그 얘기는 다른 사람도 같이 있어야 하지.”

선돌은 눈을 감았다. 누군가의 남편을 못 데려왔다는 죄책감이 밥그릇을 못 들게 했는데, 지금은 누울 자리가 먼저 왔다. 여자는 약탕기를 불 가까이 옮겼다. 자기 저고리를 찢지 않고 준비한 베가 선돌의 등 아래 놓였다.

우석은 마당을 한 바퀴 보았다. 출발했던 객주였지만 돌아와서는 냄새가 달랐다. 갱목의 젖은 냄새 대신 국수와 약탕기 냄새가 있었다. 그는 만복에게 자기가 그때 어디 문으로 나갔는지 말했다. 장부에서 뒤의 짐과 사람을 섞어 세던 자리를 직접 짚을 수 있었다. 자기 이름은 남의 숫자를 기다리지 않았다.

물통 앞에서 우석이 소매를 걷었다. 손을 씻는데도 아무것도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았다. 팔에 밴 먼지 냄새는 한 번의 물로 사라지지 않았다. 두칠이 비누 대신 잿물을 가져오려 하자 복단이 막았다. 갈라진 피부에 너무 따가웠다. 우석은 맑은 물로만 씻고 새 베에 손을 닦았다. 다시 냄새가 나도 밖에 있다는 사실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이는 더러운 물을 꽃밭으로 버리지 않고 마당 배수골에 부었다. 매화는 그 작은 움직임을 보고 오늘 사람을 들이는 일이 물통 하나의 자리까지 바꾸는 것임을 느꼈다.

노삼은 문밖에 남았다. 자기 이름을 아는 식솔도 없고 한양에 집도 없었다. 객주에서 누울 자리를 내주면 또 부조계에 빚지는 것 같았다. 만복이 그를 작은 창고로 데려갔다. 비우고 청소한 자리에 새 짚자리가 있었다.

“이건 계궤에서 낸 방이 아니오. 내 손님 방이오.”

노삼은 짐자루를 놓았다. 그 속에서 자기 나무그릇을 꺼냈다. 길상이 돌려줬다는 말이 있었다. 노삼은 그릇을 마당 물통에서 씻었다. 그릇 밑의 세 줄을 두칠이 만져 보려다 손을 거뒀다.

“만져도 돼. 내 이름표니까.”

노삼이 말했다. 아이는 세 줄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숫자로 세어도 사람의 수가 아닌 자기 물건의 표였다. 둘은 그날 서로의 별명을 묻지 않았다. 실제 이름을 알고 나니 다른 이름이 급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우석은 자기를 기다릴 누이에게 전갈을 쓰겠다고 했다. 한양에서 좀 떨어진 마을이었으므로 사람이 가야 했다. 그는 이제 누이에게 쌀값을 갚으라고 명하는 종이를 보낼 일이 없었다. 돌아왔으며 발이 낫는 대로 집에 간다는 말을 썼다. 쓰지 못하는 글은 연화가 받아 적었다. 우석이 마지막에 자기 수결을 넣었다. 손도장판이 아니라, 직접 만든 작은 꺾임이었다.

그날 저녁 범수는 늦게야 밥을 먹었다. 길상은 다음 행렬과 함께 북쪽에 남았다는 말이었다. 길만수를 곁에서 기다리고, 그가 누구를 줄 세웠는지 관아에 직접 말할 일을 돕겠다고 했다. 범수는 형제 둘을 같은 책임으로 묶지 말아 달라고 했다. 연화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남은 사람은 몇입니까?”

만복이 물었다. 범수는 직접 만난 명단을 펼쳤다. 전체 서른의 구성에서 오늘 돌아온 우석과 선돌을 제외하고, 다음 행렬에 이름을 확인한 사람들과 부재한 사람들을 따로 셌다. 칠복의 이름은 상인 장으로 옮기지 않았다. 정리할수록 숫자는 더 천천히 나왔지만 사람들은 자기 이름을 더 빨리 찾았다.

매화는 오라비 이름을 손으로 짚었다. 다음 행렬의 장에 있었다. 그가 살아 있다는 오늘의 증거와 실제 얼굴을 내일 볼 수 있다는 기대는 다른 것이었다. 매화는 약탕기 불을 낮추고 자기 밥도 먹었다. 오라비를 만나기 전에 자신이 쓰러지면 기다리는 방 하나가 더 필요해질 터였다.

객주가 잠든 뒤 범수가 연화를 불렀다. 북쪽에서 박만수의 몸을 옮겼던 경비가 진술을 시작했다. 칠복의 마지막 물을 갖다 준 사람도 찾았다. 사망을 감추기 위해 이름표를 떼었는지, 누구의 지시인지 확인해야 했다. 돌아온 사람들의 발을 붙잡지 않고도 그 자리를 따라갈 사람이 남았다.

연화는 빈 약상자에 새 베를 넣었다. 그 상자는 처음 나설 때 약을 실었고 선돌을 받칠 옷을 실었으며 이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의 물건을 담을지도 몰랐다. 같은 상자라도 그 안에 넣을 수 있는 이름을 멋대로 늘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뚜껑을 닫기 전에 손을 잠깐 올렸다. 기다림이 끝나는 방식은 모든 집에서 같지 않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