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 5의 유언
서명할 손을 기다리다
다음 날 새벽 마테오의 단말에 최종 등록 면담시각이 왔다. 그는 메시지를 보고도 한동안 신발을 신지 않았다. 발목이 아파서가 아니었다. 허락이 나면 더는 못 가는 사람이라는 핑계를 쓸 수 없었다. 자기 선택으로 떠나는 사람이 될 차례였다.
다음 날 새벽 마테오의 단말에 최종 등록 면담시각이 왔다. 그는 메시지를 보고도 한동안 신발을 신지 않았다. 발목이 아파서가 아니었다. 허락이 나면 더는 못 가는 사람이라는 핑계를 쓸 수 없었다. 자기 선택으로 떠나는 사람이 될 차례였다.
외부 관측의 도달 창은 네 날에서 일곱 날이었다. 아리는 그 숫자를 보고 출항 준비를 하루 앞당길 수 있는지 운항팀과 맞췄다. 등록을 서두르면 아이와 보호자가 떨어질 수 있고, 시간을 오래 쓰면 같은 사람의 안전한 항해창이 줄었다. 그녀는 결론 대신 오늘 실제로 마칠 항목을 가져갔다.
이미 절차가 가능한 이백삼십이 건은 당사자의 현재 의사와 변동 여부를 다시 확인했다. 새로 풀린 금융봉인 백팔십팔 석에서는 위험·돌봄 기준으로 첫 운항에 추가할 후보를 검토했다. 배의 실제 상한 삼백육십팔까지 필요한 추가 완료는 백삼십육 건이었다. 남은 쉰둘 후보는 첫 운항권을 받는 명단과 분리돼 있었다.
숫자는 맞았지만 손은 숫자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상담실의 한 여자는 등록문서를 읽다가 자기 이름 앞에서 멈췄다. 신원표에는 오래전 혼인 때 쓰던 이름이 남았고 현재 서명은 다른 이름이었다. 담당자가 같은 사람인지만 확인하면 된다며 펜을 내밀자 그녀는 펜을 받지 않았다.
“그 이름으로 떠나고 싶지 않아요.”
리오는 그녀를 다른 줄로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담당자의 권한으로 신원 연결은 보존하면서 현재 사용할 이름을 표시할 수 있었다. 이름을 바꾸려고 서류를 다시 만드는 경우와 과거 신원을 없애는 경우가 같지는 않았다. 여자는 자기 손으로 현재 이름을 적었다.
그녀에게 필요한 확인이 끝나는 동안 옆자리에서는 고모와 아이가 이동 지원자의 연락처를 읽었다. 아이는 지원자 이름을 틀리게 불렀다. 어른들은 웃었으나 고모는 그 이름을 바로잡았다. 배에서 무서울 때 실제 부를 사람의 이름이었다. 지원자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다시 말했다. 아이는 두 번째에는 맞게 불렀다.
아리는 의료구역의 환자가 안전띠를 닫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전날 말한 대로 물컵을 들었다. 컵은 반밖에 차지 않았으나 손이 조금 떨려 물이 옷에 흘렀다. 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스스로 멈췄다. 물이 흘러서 나가는 것과 띠가 무서워 나가는 것을 자신도 구분하고 싶었다.
의료팀은 젖은 옷을 갈아입을 시간을 주었다. 다시 앉은 그는 버클을 닫고 자기 손으로 컵을 들었다. 옆 담당자가 이름을 말하고 손을 내밀자 그는 그 손을 잡았다. 오늘은 십 분 동안 앉아 있었다. 그 십 분을 견뎠다고 모든 항해 불안이 사라졌다고 쓰지 않았다. 현재 탑승이 가능하고 지원 계획이 확보됐다는 확인이 올라왔다.
마테오는 면담에 늦지 않았다. 담당자는 남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 의사를 다시 확인한다고 했다. 그는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작았으나 두 번째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했다. 거주지 공구를 개인 짐으로 가져오지 않는지 확인했으며 얇은 공구 묶음의 목록을 제출했다. 씨앗은 지정함에 밀봉 등록됐다.
서명을 마친 뒤 그는 리오를 찾았다. 리오는 통로 표식과 등록된 그룹을 맞추느라 종이 뭉치를 들고 있었다. 마테오는 자기 서명한 종이를 내밀었다. 리오는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라고 하지 않자 마테오가 조금 웃었다.
“너는 붙잡지 않는 말을 배웠네.”
마테오는 서명할 때 쓴 펜을 아직 쥐고 있었다. 공용펜이었다. 리오가 가리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돌려주러 갔다. 담당자가 펜보다 그의 확인카드를 먼저 건네며 실제 전달받았는지 읽어 달라고 했다. 마테오는 자기 번호와 그룹을 읽고 다음날 준비시각을 확인했다. 문밖에서는 한 노인이 같은 카드를 뒤집어 보고 있었다. 화면 글씨가 너무 작아 읽을 수 없었다. 마테오는 대신 읽어 주려다가 안내자가 큰 글씨 사본을 가져오는 것을 봤다. 노인은 자기 손으로 읽은 뒤 같은 확인을 말했다. 마테오는 그가 카드의 빈칸에 옛 주소를 쓰는 것을 지켜봤다. 자기처럼 지금 머무는 곳과 기억하는 집이 다른 사람이었다. 노인이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자 마테오는 이번 항해의 도착지만 말했다. 어머니가 있는 곳까지는 또 길을 찾아야 했다.
“내가 손잡이까지 대신 놓을 수는 없잖아.”
두 사람은 상담실 밖의 벤치에 잠깐 앉았다. 마테오는 어머니가 오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리오는 그 답장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들었다. 같은 말이 서명 전과 뒤에 다르게 들렸다. 이제 도착 뒤 기다릴 사람이 계획의 한 줄이 됐다.
추가 후보의 최종 확인은 오전에 끝나지 않았다. 한 사람은 복용 약 목록에서 빠진 약이 있었고, 다른 사람은 연결된 가족의 현재 동의가 아직 오지 않았다. 담당자는 그 두 건을 완료 집계에서 뺐다. 나머지 백삼십사 건이 완료됐다고 발표하는 것이 심사 압박처럼 보일 수 있어 개별 연락을 먼저 했다.
빠진 약은 거주지 의무실 조제기록에 있었다. 환자가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새로 처방된 약봉투를 이전 가방에 넣어 두었다. 의료팀은 실제 항해기간의 필요량을 확보했다. 가족 동의는 단말 장애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은 경우였다. 상담 담당자가 현재 당사자와 연결해 설명하고 의사를 확인했다.
리오는 두 사람이 늦게 끝났다는 이유로 뒤에 타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종 등록이 완료된 이후의 그룹 순서는 이동과 돌봄 필요로 정했다. 펜을 먼저 움직인 손이 먼저 갈 사람을 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출입 표를 보여 주고 두 사람의 실제 동선을 확인했다.
아이는 신발을 좌우 맞춰 신고 최종 등록 담당에게 갔다. 어머니는 아이가 경보 뒤 계속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담당자는 그 말을 새 심사 가산점으로 쓰지 않았고 의료팀의 지원 계획에 넣었다. 아이는 탑승표에 자기 신발 그림을 그려도 되느냐고 물었다. 확인을 가리지 않는 빈칸에 작은 그림을 그렸다.
오후가 끝날 때 추가 백삼십육 건의 신원 연결, 당사자 의사, 의료·돌봄 계획, 이동과 짐 확인이 모두 완료됐다. 담당자들은 원자료와 등록 번호를 대조했다. 기존 이백삼십이와 새 백삼십육을 합친 삼백육십팔이 이번 운항의 절차 완료 인원이었다. 운항·의료·장비 담당도 그 수 안에 포함됐고, 아리의 등록은 추가 백삼십육 가운데 한 건이었다. 승객 수 뒤에 일하는 사람을 더 붙이지 않았다. 계약 봉인 해제일부터 그 사이를 자동으로 메운 숫자는 없었다.
도한은 그 목록을 공용판에 사람 이름으로 붙이지 않았다. 각자에게 자기 번호와 그룹을 전달하고 공용판에는 완료 수와 기준만 표시했다. 이의를 낸 여자는 자기 재검토 결과를 받고 처음보다 낮은 목소리로 질문했다. 첫 운항에 들어가지 않았고 다음 후보 검토가 남았다. 담당자는 보호자 동반 때문에 자동으로 밀린 것이 아니라 적용된 위험 기준과 순서를 설명했다.
그녀는 결과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의 면담이 이미 끝난 것처럼 취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음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도한은 이번 운항 쉰둘 후보의 이의와 잔류 보호를 같이 준비했다. 이의가 있다는 이유로 당장의 대기구역과 물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니마는 이번 운항에 신청 의사를 유지하면서도 현재 잔류 작업을 선택했다. 그녀의 신청번호는 다음 심사에 남아 있었다. 외벽 고위험 작업을 못 하는 몸으로 계속 남는 것이 꼭 유리하지 않았다. 그녀는 안쪽 장비와 대체 인력의 실제 교대가 확보된 것을 보고 오늘의 선택을 말했다.
“그렇다고 내가 계속 밤마다 여기 있을 거라고 쓰지 마요.”
도한은 그녀에게 허용된 업무와 쉬는 시간을 읽어 주었다. 임금 보전 승인도 같은 자리에서 확인했다. 이전에 안건만 올렸던 휴업 손실은 승인됐고 해당 기간의 일부 지급이 집행됐다. 니마는 자기 계좌의 새 입금을 확인한 뒤 단말을 내려놓았다. 의료 제한 때문에 비운 시간이 오늘 처음 돈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곧바로 말하지 않았다. 침대 아래 아버지에게 보낼 선물 상자가 있었지만 아직 보내지 못했다. 마테오는 니마가 기뻐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옆에서 자기 짐끈을 묶었다. 니마가 먼저 말했다. “검사 받으러 갔다고 월급을 잃지는 않았네요.”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배 안에서는 좌석마다 최종 번호가 들어갔다.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이 도착해도 준비할 수 있도록 의료 이송은 먼저 시작할 수 있게 했다. 아리는 모든 등록자가 실제로 탈 의사를 마지막 순간까지 바꿀 수 있음을 운항팀과 확인했다. 번호가 확정됐다고 몸을 강제로 밀어 넣는 배는 아니었다.
리오는 자기 현재 역할을 적었다. 첫 탑승군에는 들어가지 않고 거주지 잔류 통신과 안내를 맡았다. 아리는 그 선택을 듣고 눈을 피했다. 자신은 장비와 계측 책임으로 배에 올라야 했다. 위험한 곳에 친구를 남겨 놓고 떠나는 사람의 기분은 탑승 심사표에 없었다.
“네가 나를 구하러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지 마.” 리오가 말했다.
“돌아오는 운항은 따로 검증해야죠.”
“그래. 그러니까 지금은 도착하면 연락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사이에 가능한 약속이 남았다. 안전한 경로와 통신이 허용할 때 도착을 알리는 것. 그보다 큰 말은 오늘 등록을 마친 삼백육십팔 사람을 따라가야 할 힘을 빼앗았다.
밤이 되자 마테오는 공구함을 받았던 기사에게 마지막으로 열쇠를 줬다. 기사는 이미 공구함을 열 수 있었다. 열쇠는 오래 쓰지 않는 작은 개인 서랍의 것이었다. 마테오는 사진을 꺼냈으니 서랍을 비워도 된다고 했다. 기사는 떠난 뒤에도 연락하라고 했다. 마테오는 씨앗이 자라면 사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등록문서의 서명보다 더 먼 곳을 향한 작은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