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지난 복숭아밭
큰 국자와 작은 표
장씨는 국자를 두 개 가져왔다. 하나는 평소 콩포트 시식에 쓰던 작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서 가져온 큰 국자였다. 그는 큰 것으로 뜨면 병 채우는 횟수가 줄어든다고 했다. 미정은 물부터 같은 표시선까지 떠 보자고 했다. 장씨가 국자를 기울이자 가장자리 밖으로 물이 흘렀다.
장씨는 국자를 두 개 가져왔다. 하나는 평소 콩포트 시식에 쓰던 작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서 가져온 큰 국자였다. 그는 큰 것으로 뜨면 병 채우는 횟수가 줄어든다고 했다. 미정은 물부터 같은 표시선까지 떠 보자고 했다. 장씨가 국자를 기울이자 가장자리 밖으로 물이 흘렀다.
박 여사가 웃었다. “돈도 그렇게 많이 넣을 건가?”
장씨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그가 오늘 추가로 출자하겠다고 말한 뒤라 농담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보험금이 들어온 다음 그는 자기 밭에 필요한 돈을 남기고 조합에 더 넣을 수 있는 몫을 보았다. 대신 큰돈을 넣는 사람의 표도 조금 더 커야 한다고 말했다.
보리는 바닥의 물을 먼저 닦았다. 이야기를 미루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발이 젖을 만큼 번져 있었다. 미정이 국자 두 개를 조리대에 놓고 물기를 닦았다. 아직 본생산 시작 전이었다. 판매 원물을 이 시험에 넣지는 않았다. 장씨는 자기 큰 국자가 탁자에 놓인 것을 보고 의자를 당겼다.
옥순은 추가 돈이 있으면 다음 포장재 주문과 원물 확보가 편해진다고 말했다. 장씨는 그래서 두 표가 아니라도 자기 의견을 더 먼저 듣게 해달라고 했다. 이씨는 그럼 병을 많이 판 박 여사의 입도 두 번 열리느냐고 물었다. 박 여사는 이미 두 번 이상 열린다며 웃었지만, 장씨는 웃지 않았다.
보리는 지난 첫 이익 분배 시산표를 꺼냈다. 출자 몫이 반영되는 곳은 있었지만 의결은 한 사람 한 표였다. 장씨는 그 종이를 기억했다. 처음에는 돈이 별로 없어서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더 넣을 수 있는데 보상도 똑같으면 왜 넣겠느냐는 물음이었다.
옥순은 표와 출자 보상을 나눠 보자고 했다. 보리도 그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출자를 더 하는 부담에 정한 범위의 보상을 붙이는 안은 계산해 볼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모든 가격과 교대를 장씨가 두 번 결정하게 만드는 표는 달랐다. 장씨는 자기 돈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려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했다.
보리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장씨가 현금통을 지키고 잔돈을 세던 밤도 보았다. 돈만 들고 나타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장씨가 맡아 온 일과 오늘 제안한 돈을 함께 지우는 뜻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장씨가 두 표를 가지면 다른 사람이 싫은 교대도 먼저 정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해진은 한참 듣고 있었다. 그는 관측소 근무 때문에 늘 같은 시간에 주방에 올 수 없었다. 돈이 많은 날과 시간이 있는 날이 농가마다 다르다는 말을 했다. 자기 역시 어느 달에는 출자를 못 늘려도 밭의 원물과 공동업무에서 자기 몫을 말하고 싶었다. 장씨가 그를 봤다.
미정은 오늘 교대표의 빈칸을 가리켰다. 누가 돈을 넣든 생산하는 사람은 실제 시간에 들어와야 했다. 그녀는 돈을 받는다고 안전 포장 시간을 줄이는 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주방 책임자로서 하는 말이었고, 조합원 표를 대신 행사하지는 않았다. 장씨는 큰 국자를 한 번 만졌다.
그는 잠깐 밖에 나갔다. 박 여사가 따라가려다가 멈췄다. 보리는 물컵을 문 옆에 두었다. 장씨는 문 밖에서 자기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더 넣으면 더 결정할 수 있다고 가족에게 말했을지도 몰랐다. 옥순은 오늘 결정이 안 나면 다음 주문부터 줄여야 한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정이 본생산 준비를 시작했다. 냉장 해동한 지난해 과육을 확인하고 주방 안에서 손질했다. 보리는 배합 기록을 받았다. 박 여사가 큰 조각을 살펴보고, 이씨는 냄비에서 향을 맡았다. 장씨가 돌아왔을 때 아무도 그 없이 표결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냄비 앞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장씨는 의자에 앉기 전에 미정에게 작은 국자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표시선까지 물을 떠 보았다. 두 번 떠야 같은 양이 되었다. 큰 국자는 한 번에 많이 담았지만 따를 때 손목의 각도가 달라졌다. 미정은 큰 것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담기는 양과 손잡이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웃었다. “국자가 내가 된 것 같네.”
미정도 웃었다. “국자한테는 표가 없어요.”
보리는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렸다. 장씨는 한 사람 한 표를 유지하는 대신 추가 출자에 적용할 제한된 보상 범위를 다시 계산해 보자고 했다. 무조건 큰 수익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접었다. 다른 조합원들이 조건을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정하자는 것이었다.
장씨 자신의 보상 조건을 결정하는 동안은 본인이 표를 내지 않기로 했다. 남은 조합원들이 계산표와 다음 생산 규모를 함께 봤다. 옥순은 가족 작업장 빚을 그 계산에 넣지 않았다. 다섯 사람의 조합 돈은 이 주방과 원물 거래에서 쓰여야 했다. 장씨는 밖에서 읽던 가족 메시지를 닫고 계산표를 봤다.
합의한 범위 안에서 추가 출자가 실제로 들어왔다. 옥순은 입금 내역을 보여 줬다. 준비한 첫 지출은 다음 생산의 기본 포장재 일부였다. 공동계좌의 지급을 옥순 혼자 결정하지 않고 다른 확인자와 함께 금액과 거래처를 확인했다. 새로 만든 이중 확인 순서를 오늘 처음 써 본 것이었다. 지출 확인서는 완료된 뒤 장씨도 읽었다.
장씨는 잔액이 생각보다 빨리 줄었다고 말했다. 미정은 그 돈이 상자와 완충재로 온 뒤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아직 들어오지 않은 포장을 이미 가진 것으로 셀 수는 없었다. 보리는 다음 원물대와 노동비를 남겨 둔 줄을 같이 보여 줬다. 장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냄비에서 가공한 과육은 병에 들어갔다. 큰 국자는 판매 공정에 바로 쓰지 않고 별도 시험도구로 남았다. 장씨는 작은 도구로 정한 양을 반복했다. 첫 두 병의 높이가 달랐다. 미정이 보여 준 표시를 다시 보고 다음 병을 맞췄다. 박 여사는 돈 넣은 사람도 병은 한 개씩 한다고 놀렸다.
장씨가 바로 받았다. “내가 두 표 달랬지 손 두 쌍 달랬나.”
이씨가 웃었다. “손 두 쌍이면 설거지부터 두 번 해.”
미정은 실제로 장씨에게 빈 도구를 씻는 순서를 맡겼다. 장씨는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며 웃었지만 움직였다. 첫 도구를 뒤집으면서 물이 앞치마 쪽으로 튀었다. 그는 마른 걸레를 찾다가 판매 라벨 묶음을 들 뻔했다. 보리가 다른 쪽 받침을 가리키자 장씨는 손을 거둬 물부터 닦았다.
그는 예전에는 병값이 들어오는 순간만 보았다고 말했다. 병을 채우고 남은 도구를 씻는 시간에도 돈이 든다는 것이 오늘은 더 잘 보였다. 박 여사는 그럼 다음부터 설거지가 좀 비싸 보이겠다고 했다. 장씨는 자신도 정한 교대만큼 일하고 제대로 받을 것이라며 웃었다.
보리는 장씨가 씻은 도구를 미정이 확인한 뒤 건조 자리에 놓는 것을 봤다. 제일 큰돈을 넣은 손이 제일 큰 국자만 잡지 않았다. 미정이 다음 도구를 건네자 장씨는 물이 튀지 않게 각도를 바꿨다. 이번에는 앞치마가 젖지 않았다. 보리가 잘됐다고 말하자 그는 두 번째가 늘 더 좋으면 첫 번째는 언제 잘하느냐고 물었다. 이씨가 내일 첫 도구부터 하면 된다고 했다.
원물과 판매, 지출과 표결로 얼굴이 굳었던 탁자 옆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다시 났다. 보리는 오늘 새로 넣은 돈의 숫자보다 장씨가 돌아와 작은 국자를 잡은 모습이 오래 남을 것 같았다.
해진은 보리에게 조용히 다음 일요일 근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관측 업무의 교대를 확인한 뒤였다. 보리는 주방을 닫은 시간에 만나자고 했고, 해진은 이번에는 주방이 쉬는 날이니 아예 다른 장소로 가도 된다고 했다. 보리는 잠깐 생각하다 읍내 작은 제과점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정이 그 말을 듣고 자기 빵보다 맛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다. 보리는 쉬는 날에도 비교하라는 것이냐고 웃었다. 미정은 비교가 아니라 자기도 가보려고 묻는 것이라고 했다. 해진은 둘의 말을 듣다 자기 예약금 같은 것을 걸어야 하느냐고 농담했다. 보리는 약속에 필요한 것은 시간을 지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도경에게서는 수정안이 왔다. 전량 독점 문구는 빠졌지만 지정한 규격과 최소 물량이 남아 있었다. 보리는 탁자에서 표를 읽다가 다음 상품 사진에 빈 상자가 있는 것을 봤다. 도경은 올해 신선과가 나올 때 쓸 상자도 따로 보내겠다고 했다. 아직 작게 남은 열매들이 그 상자에 들어갈 날은 멀었다.
옥순은 오늘 남은 사람들을 부르고 수정안을 다음 회의에 보자고 했다. 새로 들어온 돈이 있다고 그 제안까지 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씨는 이번에는 조건을 읽고 의견을 말하겠다고 했다. 두 표를 달라는 말 대신 자신의 한 표를 언제 쓸지 기다릴 수 있었다.
저녁이 되자 장씨는 큰 국자를 가져갈까 물었다. 미정은 다음 시험에 쓸 수 있다며 이름을 붙여 보관하자고 했다. 장씨가 자기 이름을 붙인 국자를 보고 박 여사는 기여가 벽에 붙었다고 웃었다. 보리는 실제로 그 국자가 어느 공정에서 쓰일지 더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장씨의 얼굴이 조금 밝아진 것을 봤다.
해진이 문 밖에서 보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보리는 아직 교대표를 정리해야 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그가 먼저 돌아가는 동안 보리는 일요일 만날 제과점 이름을 검색하는 대신 미정에게 주소를 물었다. 미정은 오래전 가 본 곳이라 메뉴는 바뀌었을 수 있다고 했다. 보리는 직접 가서 고르면 된다고 웃었다. 오늘 누군가의 한 표가 컸듯, 쉬는 날 자신이 고를 한 조각도 제 몫으로 남겨 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