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 5의 유언
아홉 날의 가장자리
세 번째 관측소의 요약 통계는 새벽 배식 때 도착했다. 원시 패킷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아리는 빵을 집은 손으로 화면을 넘기다 멈췄다. 숫자는 앞의 두 곳과 같은 방향을 가리켰지만, 요약 간격이 길어 급격히 오른 순간이 접혀 있었다.
세 번째 관측소의 요약 통계는 새벽 배식 때 도착했다. 원시 패킷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아리는 빵을 집은 손으로 화면을 넘기다 멈췄다. 숫자는 앞의 두 곳과 같은 방향을 가리켰지만, 요약 간격이 길어 급격히 오른 순간이 접혀 있었다.
“이걸로 언제 오는지 말할 수 있습니까?” 도한이 물었다.
“한 시각은 못 말해요. 범위는 조금 좁힐 수 있어요.”
세 관측 위치의 방향값을 함께 놓으면 증가한 입자가 거주지 쪽 궤도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 구간이 보였다. 아리는 첫째 관측소의 누락 구간과 셋째의 요약 오차를 따로 표시했다. 계산판에 나온 것은 아홉 날에서 열두 날 사이였다. 리오는 ‘아홉 날’만 크게 보이는 화면을 가렸다.
“열두 날이면 준비가 쉬워지나요?”
“아닙니다. 아홉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해요. 하지만 열두 날이 될 수도 있고,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도 같이 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던 운항책임자가 대피선 점검표를 폈다. 현재 장착된 흡착통으로는 삼백오십육 명분, 도킹창과 예비전력은 삼백육십팔까지 검증됐다. 확보 목표 후보표는 삼백칠십, 절차 가능한 좌석은 이백삼십이, 금융봉인 백팔십팔은 그대로였다. 어제의 관측이 그 숫자를 갑자기 늘려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험을 할 수 있는 날이 좁아졌다.
“새 통 열네 명분 지속시험은?” 도한이 물었다.
“열두 시간째입니다. 검증 전에는 더하지 않습니다.” 아리가 말했다.
그 시험실에는 장착된 열네 명분의 흡착통이 실제 호흡 유량을 흉내 내는 부하장치와 연결돼 있었다. 정비기사는 두 시간마다 압력과 온도를 적었다. 마지막 값 하나가 허용 범위를 겨우 넘어가자 모두의 눈이 아리에게 모였다. 기사는 센서가 흔들렸을 뿐이라고 했다. 아리는 그 말이 맞기를 바랐다. 그러나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통과 도장을 찍으면 배 안에서야 흔들림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녀는 시험 시간을 늘리고 보조 센서를 붙였다. 운항책임자는 새 통을 오늘 목록에 넣지 못하면 봉인 협상에서 힘이 떨어진다고 했다. 아리는 되물었다. “목록에 먼저 넣었다가 빼야 하면 힘이 생깁니까?” 두 사람은 말없이 시험실 벽의 오래된 환기구를 보았다. 실제 호흡을 그곳으로 내보내는 사람들의 얼굴은 이 방에 없었다. 그래서 더 함부로 도장을 찍을 수 없었다.
리오는 시험대 옆에 서서 이전 숫자표를 다시 읽었다. 지금 장착된 용량 삼백오십육. 새 통이 통과해도 흡착통만의 숫자가 올라갈 뿐, 이미 검증된 도킹창과 예비전력 삼백육십팔을 넘는 출항 가능 인원으로 발표할 수는 없었다. 후보목표 삼백칠십은 여전히 그 뒤의 문제였다. 그는 어느 두 사람을 맨 끝에서 지울지 떠올리다가, 아직 누구도 실제 탑승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다시 말했다.
“담보권자에게 일정부터 알리겠습니다.”
“일정을 알리되, 통과한 숫자처럼 쓰지는 마세요.”
도한은 문장 옆에 직접 서명했다. 후보표를 실제 좌석표로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틀릴 수 없는 일이었다.
아홉 날에서 열두 날이라는 발표 뒤 거주지는 고요해지지 않았다. 배식대에서 누군가 자기 배급을 하루씩 아끼자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아이에게 오늘 먹을 것을 줄이라고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고 했다. 리오는 두 사람의 논쟁을 중재하려다 멈췄다. 보급 담당이 재고와 배송위험을 설명하게 하고, 오늘 분량은 줄이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한 사람의 불안으로 전체 식판을 얇게 만들지 않았다.
마테오는 식사를 거의 못 했다. 검진 결과를 받았지만 남을지 떠날지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외벽팀의 숙소에 걸린 가족사진을 떼어 주머니에 넣었다. 리오는 그걸 보고 “준비하네”라고 했다. 마테오의 얼굴이 굳었다.
“사진이 먼지 먹어서 치우는 거야. 네가 내 선택을 먼저 읽지 마.”
리오는 사과했다. 마테오는 사진을 다시 펴서 보여 주었다. 거기에는 어린 시절의 여동생과 거주지를 떠나기 전의 어머니가 있었다. 마테오는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고친 외벽이 다른 사람의 집이라는 생각 때문에 떠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떠나지 않는 결정이 반드시 용감한 것도 아니고 떠나는 결정이 배신도 아니라는 말은 리오가 쉽게 꺼낼 수 있었다. 마테오에게는 둘 다 실제로 잃을 것이 있었다.
오전 작업은 외벽 두 구간의 차폐 확인이었다. 니마는 단축 교대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노출값을 측정받았다. 교대 마지막에 값이 올라가자 아리는 곧바로 작업 중지를 권했다. 니마는 “아직 한 구간 남았다”고 했다. 사나가 통신으로 말했다. “한 구간은 남을 수 있어. 네 몸은 다른 데서 구할 수 없잖아.” 니마는 공구를 내려놓았다. 대체 인력이 작업을 이어 받았지만 완전히 끝내지는 못했다. 일정판에는 미완료 구간이 붉게 남았다.
니마는 숙소에 돌아와 자기 이름 옆의 붉은 표시를 보고 한동안 서 있었다. 검진을 받으면 작업이 늦어지고, 작업을 하면 검진 결과가 나빠질 수 있었다. 도한은 그녀 앞에서 휴업 손실 보전 심사가 아직 승인 전이라고 말했다. 니마는 “내가 남긴 구간과 내 월급을 한 항목으로 적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는 두 항목으로 나눴다. 비용표가 늘어나는 것을 보는 일은 즐겁지 않았지만, 두려움이 어디서 생겼는지 보였다.
오후 교대가 시작될 무렵 니마는 대체 인력과 함께 그 구간의 수리 순서를 음성기록으로 남겼다. 직접 나가지 않아도 작업의 첫 절반은 전할 수 있었다. 상대는 공구 이름을 두 번 잘못 불렀고 니마는 웃다가 다시 불러 줬다. 끝내지 못한 작업이 자기 능력의 결함처럼 남지 않기를 바랐다. 대체 인력도 남의 붉은 줄을 대신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 교대의 책임자로 기록됐다. 둘은 서로의 이름 옆에 인계시각을 적었다.
니마는 밖으로 나가기 전 보호복을 만지작거렸다. 몸이 쉬는 동안 누군가 다치면 자기 탓이 될까 봐 겁났다. 사나는 “그래서 인계표가 있지”라고 했다. “네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려 주려고. 네가 없는 모든 시간을 네 책임으로 만들려고 쓰는 게 아냐.” 니마는 보호복을 걸고 검진실로 갔다. 복도에서 마테오를 만났지만 서로의 결과를 묻지 않았다.
그보다 조금 뒤 가온이 자료 대조 결과를 읽었다. 재단이 보낸 전망의 상한은 세 관측소 중 어느 곳의 원시 관측 추세와도 바로 이어지지 않았다. 중간의 보정 규칙을 확인해야 했고, 현재 읽을 수 있는 문서에는 그 규칙의 입력 목록이 없었다. 가온은 빠진 입력을 임의로 채울 수 없다고 했다. 리오는 그 정직한 무능력이 답답했다.
“당신이라면 가능성이 큰 쪽을 고를 수 있잖아.”
“가능성 높은 계산을 새로 만들 수는 있습니다. 재단이 실제로 어떤 입력으로 이 값을 만들었는지는 그 계산으로 알 수 없습니다.”
아리는 가온이 만든 참고 계산을 화면 아래 별도 창에 두었다. 그것은 전망의 오류를 조사하는 도구였지 원본이 아니었다. 이반의 승인기록도 옆에 두되 색을 달리했다. 그가 과거에 사고지수를 바꾼 책임이 이 문서의 빈칸을 자동으로 채우지는 않았다.
그날 늦은 오후 담보권자의 회신이 왔다. 대피 필요성이 독립 관측으로 확인되면 백팔십팔 석의 봉인 해제 조건을 협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조건, 협의, 확인. 세 단어 사이에 사람들이 앉을 수 없는 좌석이 남아 있었다. 도한은 즉시 좌석을 열 수 있는 것처럼 발표하지 않았다. 리오는 분노했다.
“아홉 날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기한을 적어 보냅니다.” 도한이 말했다. “풀었다고 거짓말하면 우리가 시험해야 할 잠금까지 놓칩니다.”
둘은 밤까지 답변 초안을 썼다. 도한은 손해방지비로 지급한 안전지출 내역과 세 관측 자료의 현재 상태를 붙였다. 리오는 출항 승인을 묶어 두면 위험이 금융 계약의 숫자를 넘어 실제 사람에게 돌아온다는 문장을 넣었다. 담보권자를 악당으로 부르는 문장보다 약했지만, 지금 그들이 반박해야 하는 물음이었다.
보내기 직전 아리가 통신실로 뛰어왔다. 셋째 관측소의 원시 패킷이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독립 자료 제공에 동의한 연구원이 직접 공개 열람 경로를 알려 준 것이었다. 아직 접근 허가를 확인해야 했다. 도한은 편지를 잠시 보류하자고 했다. 리오는 반대했다. 기다리는 사이 기한이 더 줄어든다. 두 사람은 현재 근거로 편지를 보내고, 새 자료를 확인하면 추가한다고 적었다.
편지가 나간 시각이 공용판에 남았다. 니마는 그 앞에서 자기 붉은 미완료 구간을 내려다봤다. 아리는 외벽 작업을 당장 완수한 것처럼 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니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을 세는 시계와 일을 끝내는 시계가 다를 수 있었다.
밤 교대에서 아리는 첫째 관측소의 누락 구간을 다시 받았다. 그 값은 아홉 날 경계에 가까운 쪽을 지지했다. 하지만 셋째의 원시값을 보기 전에는 도달 범위를 더 좁히지 않았다. 리오는 공용판에 ‘아홉에서 열두 날’이라는 말과 함께 다음 갱신시각을 붙였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데도 끝은 있어야 했다.
마테오는 가족사진을 숙소 벽에 다시 걸었다. 리오가 왜냐고 묻지 않자 그가 먼저 말했다. “내일 아침까지 여기 있기로 했어. 그 뒤는 다시 정할 거야.” 리오는 ‘좋은 결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만나”라고 했다. 말할 수 있는 약속 중 가장 정확한 것이었다.
공용판의 다음 갱신시각도 내일 아침이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거짓 확답 대신 시간을 건네는 일이 오늘 그들이 얻은 작고 분명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