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범죄 케이퍼 37화

활주로 아래 19번 벨트

두 분 늦게 저장된 밤

그날 오후 조세영이 가져온 교대표에는 로사가 북측 구역을 맡은 시각이 두 가지로 적혀 있었다. 인사팀에 제출된 인쇄본은 한 시 오 분. 교대 단말의 자동저장본은 한 시 칠 분. 숫자 두 개가 나란히 있으니 오전에 확인한 여덟 문의 걸음이 갑자기 종이 위에서 흔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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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조세영이 가져온 교대표에는 로사가 북측 구역을 맡은 시각이 두 가지로 적혀 있었다. 인사팀에 제출된 인쇄본은 한 시 오 분. 교대 단말의 자동저장본은 한 시 칠 분. 숫자 두 개가 나란히 있으니 오전에 확인한 여덟 문의 걸음이 갑자기 종이 위에서 흔들리는 것 같았다.

“나중에 고쳤다고 하겠죠.” 로사가 말했다.

“실제로 고쳤습니다.” 세영이 답했다. “무엇을, 언제, 왜 고쳤는지 보여 주면 됩니다.”

두 사람은 미화반 준비실로 갔다. 문제의 야간 교대가 시작되기 전, 파리다가 왼손목 보호대를 바꿔 찼던 자리를 로사는 떠올렸다. 로사는 그날 파리다가 맡은 먼 구역의 물통을 대신 들기로 했었다. 종이 교대표에서 두 사람 이름을 바꾸고, 단말에도 반영했다. 그러나 전자본은 연결이 느린 준비실에서 두 분 늦게 저장됐다.

“누가 봤습니까?” 세영이 물었다.

“그때 사람들이 다 바빴어요.” 로사가 말했다. “내가 바꿨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두 분 동안 옆에서 누가 보고 있었다고 꾸미진 않을래요.”

준비실 문틈으로 파리다가 들어왔다. 조사협조 시간이 끝난 뒤 그녀는 원래 야간조로 돌아갈 준비 중이었다. 두 사람이 자신이 왜 구역을 바꿨는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손목을 내밀었다.

“보호대 사진까지 필요해요?”

“아니.” 세영이 말했다. “직원 몸 상태를 모두 보여 줄 필요 없습니다. 요청이 먼저 있었고 수정이 나중에 저장된 시각만 있으면 돼요.”

파리다는 손을 내렸다. 일터에서 아픈 곳은 유능하지 않다는 표시처럼 취급될 때가 많았다. 로사는 그 때문에 구역을 바꾸면서도 이유를 교대표에 ‘현장 사정’이라고만 적었다. 이제 그 빈말이 불리한 증거가 됐다. 사람을 보호하려고 남긴 짧은 표현이, 사람을 의심할 틈도 준 것이다.

“내가 바꾸자고 한 건 말하겠습니다.” 파리다가 말했다. “내 진술을 회사 전체에 돌리지만 않으면.”

“재심에는 필요한 부분만 냅니다. 수사팀에는 원본 진술을 따로 보전하죠.” 지후가 말했다.

구민재는 화면에서 자동저장 시각을 봤다. “수정 가능한 표라면 위조 출입기록 뒤에도 바꿀 수 있지 않습니까?”

태식이 바로 대답하려다 멈췄다. 교대표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저장되는지 그는 몰랐다. 벨트 소리를 아는 사람이라고 근태 서버까지 아는 것은 아니다. 준비실 담당자가 저장이력을 띄웠다. 로사의 구역 변경 요청은 가짜 카드가 적재대에 나타나기 열여덟 분 전에 단말에 입력됐고, 두 분 뒤 서버에 반영됐다. 이후 수정은 없었다.

“출력본과 서버본의 차이는 두 분이지만, 두 시각 다 적재대 기록보다 앞입니다.” 담당자가 말했다.

민재는 반박하지 않았다. 나경이 인사팀에 이미 제출된 종이와 단말 원본을 번갈아 봤다. 각 시스템 시계의 보정기록도 붙었다. 초반 수사에서 보안시계가 이 분 십팔 초 빨랐던 사실을 모두 기억했다. 이 사건에서 두 분은 잘못 다루면 사람을 문 하나 너머로 보낼 수 있었다.

“그때 보고를 먼저 했으면 편했겠네요.” 민재가 말했다.

로사는 그를 똑바로 봤다. “편하려고 보호대를 사진 찍어 두는 반장은 아닙니다. 일이 돌아가게 한 겁니다.”

“그걸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지금 문제 삼고 있어요.”

세영이 둘 사이로 새 교대표를 밀었다. 말싸움 대신 자료를 놓자는 뜻이었다. 파리다가 요청한 시각, 로사가 현장에서 바꾼 시각, 단말의 저장시각은 각각 다른 행동이었다. 가짜 카드의 문 기록은 그 뒤에 있었다. 그 구분이 오늘 로사에게 필요했다.

그때 준비실 밖에서 플라스틱 깨지는 소리가 났다.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신규 미화원 한 명이 물통을 실은 다른 카트의 옆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손잡이 아래의 작은 연결부가 빠지면서 통이 기울었다. 물이 문 앞에 번졌다. 이 카트는 바퀴를 고쳤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손잡이였다. 로사가 쓰던 덜컥거리는 카트는 벽 옆에 그대로 있었다.

로사의 몸이 먼저 움직였다. 젖은 바닥을 향해 달려가던 그녀는 출입선 앞에서 멈췄다. 임시 주간 배치로 제한된 구역이었다. 오늘 그 선을 넘어 가르치듯 수습하면 인사팀은 내일 또 자기 판단을 문제 삼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바닥을 그대로 두면 작업자가 미끄러진다.

“그 자리에서 손 놓지 마요. 뒤에서 오는 사람부터 멈춰요.” 로사가 말했다.

파리다가 안쪽에서 통을 받쳤다. 세영은 복도 쪽 사람들에게 돌아가라고 알렸다. 보안담당이 접근권한을 확인한 뒤 로사가 작업선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지만, 이미 파리다와 신규 직원이 물을 닦기 시작했다. 로사는 문턱에 서서 필요한 자재를 건네고, 두 사람이 통을 다시 싣는 동안 옆의 쓰레기차가 들어오지 않게 교통 담당에게 연락했다.

작업은 십 분 만에 끝났다. 신규 직원은 자기 때문에 조사 중인 반장이 다시 구역에 들어온 줄 알고 얼굴이 하얘졌다.

“제가 잘못 잡았어요.”

“부러진 손잡이는 네 손에만 있던 게 아니야.” 로사가 말했다. “오늘은 손잡이 수리 신청부터 올려. 다친 데 없는지 보고.”

“내일 재심에 이 일도 나오나요?”

“나오면 내가 말할게. 네가 부러뜨린 증거라고는 안 하겠어.”

지후는 복도 끝에서 그 말을 들었다. 그는 오늘 사고를 로사의 알리바이 자료에 섞지 않았다. 동시에 로사가 제한 구역에 마음대로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고 현장기록에 남겼다. 관할 담당자의 확인 뒤 들어갔고, 대부분의 수습은 권한 있는 직원들이 했다. 로사는 그 차이를 보며 안도와 답답함을 함께 느꼈다. 자기 반 일을 자기 손으로 할 수 없는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규 직원은 깨진 연결부를 손바닥에 올렸다. 그가 처음에는 제 주머니에 넣으려 하자 로사가 작은 봉투를 건넸다. “당신 물건처럼 가져가지 마요. 수리할 사람이 봐야 해요.” 직원이 손을 털고 봉투에 넣었다. 어젯밤에도 손잡이를 쓰다가 흔들렸다는 말을 끝내 꺼냈다. 로사는 그제야 왜 한 사람의 실수로 끝내려 했는지 알았다. 첫 주 근무에서 불량을 보고하면 일을 못한다고 찍힐까 두려웠던 것이다. 세영은 같은 기종을 쓰는 반원들에게 우선 손잡이 상태만 보게 했다. 사고의 원인을 그 자리에서 확정하자는 게 아니라, 다음 통이 넘어지기 전에 멈추기 위해서였다.

파리다는 젖은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반장님이 없었으면 멈출 사람도 없었어요.”

“너희가 멈췄어. 나는 말만 했어.”

“말이 필요한 때도 있잖아요.”

로사는 그 말을 오래 붙잡지 않았다. 새 직원의 근무시간에서 이 십 분을 ‘사고 처리’로 적었다. 내일 심의에서 자신이 돌아오더라도, 오늘의 물통은 다른 사람의 몫으로 남아야 했다.

오후 교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준비실은 좁아졌다. 세영이 자리를 비켜 주는 동안 로사는 자기 카트의 오른쪽 바퀴를 봤다. 조사 협조를 마치고 교육실로 돌아간 태식이 수리 신청은 올렸지만 아직 다른 기사가 배정되지 않았다. 같은 하루 안에 기록을 여러 장 만들었는데, 카트 하나 고치는 일은 계속 뒤로 밀렸다. 태식은 교육실에서 전화로 작업 우선순위를 확인했다.

“감식 끝났으니까 오늘 고쳐도 됩니까?”

“권한 있는 담당이 배정됐어요.” 로사가 말했다. “고 기사님은 지금 교육 중이죠.”

“제 손이 더 빠를 텐데.”

“나도 야간조가 더 빠릅니다. 그래서 재심 기다리는 거예요.”

태식은 웃지 못했다. 로사가 사라진 야간조의 일을 낮에도 머릿속에서 계속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지금 자기 카드로 들어가 바퀴를 고치는 일은 그녀가 인사팀에 요구한 권한 경계를 흐릴 수 있다.

지후는 카트의 원본 동선, 세제병의 여덟 문, 교대표 변경을 세 묶음으로 재심 담당에게 보냈다. 어느 하나가 로사 이름을 써 주는 만능 증거는 아니었다. 함께 놓으면 적재대 기록이 찍힌 바로 그 시각, 로사는 파리다와 다른 구역에 있었다는 설명이 가장 적은 가정을 필요로 했다. 가짜 카드가 로사 번호를 썼다는 사실과 로사가 그 카드를 썼다는 주장은 더 멀어졌다.

“이걸로 재심이 끝날까요?” 파리다가 물었다.

“인사팀의 판단은 인사팀이 합니다.” 지후가 답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오늘 확인한 범위를 누락 없이 보내는 것까지예요.”

“또 판단하는 사람은 현장 밖에 있네요.”

“그래서 제가 그 말을 기록에 넣습니다.”

파리다는 지후를 봤다. 짜증이 조금 풀렸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지후는 그녀가 조사 때문에 멈춘 시간을 유급으로 확인받을 수 있도록 세영에게 인계했다. 경찰이 임금을 정할 수는 없었지만 어떤 시간 동안 그녀가 조사에 협조했는지는 말할 수 있었다.

늦은 오후에 세영이 재심위 사무국에서 전화를 받았다. 예정대로 다음 날 오전 아홉 시에 로사의 직무제한 해제를 먼저 심의하겠다고 했다. 태식의 야간 정비 배치는 별도 안건이었다. 두 사람에게 닥친 문서가 같이 왔다고 판단까지 한 묶음으로 갈 수는 없었다.

로사는 전화를 끊은 세영에게 물었다. “그럼 제 야간수당도 같이 결정합니까?”

“복귀 결정과 지난 교대의 정산은 별도 항목으로 적혔어요. 둘 다 요구할 겁니다.”

로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출입증만 돌려받고 잃은 시간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일 전부 끝나지 않으면 오늘 증명한 경로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밖으로 나와 그녀는 파리다가 교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봤다. 로사는 잠시 따라갈 뻔했다. 그 구역의 청소순서와 고장난 물통받침이 머릿속에서 먼저 움직였다. 대신 파리다에게 문 앞에서 손을 들었다. 파리다는 왼손목을 조금 높여 답했다. 내일 재심실에 그 손목 사진은 놓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손목 때문에 바뀐 두 분의 교대표는 로사를 다시 자기 일터로 데려갈 수 있었다.